고헌산 초입 솔향이 가득차 온다. "할아버지께서 물려주신 아빠의 산!이제부터 우리가 아끼고 가꾸겠습니다."라는 산골 초등학교 5학년 정윤지양의 글을 상북면 청년회에서 입간판을 만들어 세워놓았다. 예사로운 산은 아니었구나 지역민들의 사랑과 인근 울산 부산지역에서 즐겨찾는 고봉이고 아름다운 산이다.
산속 고요를 일행들의 가파른길 오르는 숨소리가 깬다. 산불차단용 방화선길이 시작 되었다. 돌맹이와 토사가 나뒹굴어 진행하기가 매우 사납다. 사실 방화선이라고는 하지만 무용지물이다. 폭 20미터도 안되는 방화선이 강풍에 무슨 불을 차단한단 말인가?
오히려 이로인해 폭우때 산사태의 위험만 불러일으킬 확율이 매우높아 보인다. 숨고르기를 한후 다시 일어섰다. 어느 누가 처음 쌓기 시작한건지 모르지만 돌탑2개가 산객들을 반겨 첫 돌탑에 돌맹이 2개를 살짝 얹어놓고 일행뒤를 따라간다.
1022봉에서 바라보는 고헌산 정상과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주릉은 과히 일품이다. 억새는 황금빛이 되었지만 지난 가을 이곳을 찾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분명 잊을수 없는 가을동화를 들려 주었을터 며칠전 산길에서 세월이 가며를 흥얼거렸다는 그분의 이야기에 필자도 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회상에 잠겨간다.
"가을잎 찬바람에 흩어져 날리면 켐퍼스 잔디위에 또 다시 황금물결 잊을수 없는 시절 시절 시절들 루루루루 꽃이지네 루루루루 가을이 가네 중략 세월이 가네 젊음도 가네 그때다 "회장님 점심식사 자리 쥑이네예 빨리 오이소"소리에 후다닥 놀랐다. 우측 황금빛 능선을 따라 하산하는 연인들의 모습은 식상하지 않는 활동사진 그 자체요 겨울연가 보다 더 아름다운 추억의 한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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