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정맥 종주 11번째 길
안적고개-정족산-삼덕공원묘지-지경고개-지내고개
2005. 11. 20. 날씨 맑음
어느새 겨울이다.
산야를 붉게 물들었던 단풍을 찾아 산길 재촉하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노을지는 서쪽 하늘가로
기러기떼 날아 스산하다.
동절기엔 해가 매우 짧아 야간에 장거리 이동은 상당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내년 봄까지는
다시 남녘에서 위로 올라 가기로 협의하여 안적고개를 향해 출발했다.
지난 4월 진달래 핀 이곳엔 느닷없이 함박눈이 쏟아지고 진눈개비와 안개로 더 이상 전진할수
없어 영산대학으로 하산을 했던 구간이다. 아름다운 천성산도 10미터 전방도 조망이 되지않아
안타까움이 더 했지만 오늘은 쾌청한 날씨로 기분이 매우좋다.
영산대학에 도착하니 천성산을 오를려는 부지런한 산객들이 대열을 지어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산속으로 빨려 들어 간다. 09시 43분 안적고개에 도착해 수육 한점씩을 들고 대성암으로 가는
임도를 따라 가다가 능선에 오르니 정말 장쾌하고 빼어나게 아름다운 자태로 천성산이 산객
등을 밀고있다. 예전 일일산행을 위해 혼자 답사와서 공룡능선을 오를때 위험하던 순간도 이젠
아득한 옛 추억이 되었다.
천성산은 불심 가득한 산이다.
그래서 그런지 원효암을 비롯해 내원사 대성암등 크고 작은 사찰들이 곳곳에 운집해 중생들을
인도하고 골마다 설법이 가득해 천성산에 오르면 모두가 불자가 되는듯하다.
약간 오름의 능선길을 올라가 다시 임도를 끼고 걷는데 추럭 한대가 올라오면서
대성암을 묻는다. 이 길을 따라 가라하고 연이어 이정표가 있는 사거리 안부에
도착해 갈길을 점검해본다.(10시11분)이상 기온 현상인지 아니면 환경탓인지
때이른 진달래가 제법 함초로히 피어있는 오름길을 오르고 다시 키작은 철쭉군락인
비탈길을 가지에 발목 부대끼며 내려서니 억새들 햇빛받아 보기좋은 정족산 밑에 도착해
정족산을 올려다보니 다정하게 두팔벌려 오라고 손짓한다.(10시29분) 억새밭에서 잠시
휴식한후 정족산 정상을 향해 비탈길을 오르니 이번엔 개나리가 실없이 노오란 꽃을피워
이상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싶더니 능선 중반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목련이 눈송이 처럼
초 겨울속에 만개해 있다.
정족산 밑 멍석같은 바위와 물개를 닮은 바위에서 쳐다보는 천성산은 맞은편 영남 알프스의
산군들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뤄내며 건강하게 살아간다.
정족산. 인근 부산과 울산 그리고 양산의 산꾼들이 즐겨찾는 산으로 필자도 3년전인가 다녀갔다.
빼어난 암릉을 가진 정족산 정상에 올랐다.(10시50분)바위엔 쇠로 음각한 태극기가
부착되어 있어 분위기가 사뭇 경건해지지만 주변 조망 특히 천성산과 원효산 그리고
서북쪽 영남알프스의 산군은 과히 압권이다. 힘있게 뻗어내린 산줄기는 건장한
남정네의 불끈 솟아오른 팔뚝의 핏줄처럼 살짝 건드리면 금방이라도 터질듯이
사방에 흩어져 있어 불현듯 신혼 첫밤의 설레임과 흥분처럼 산객의 심장을 강하게
요동치게 하니 어찌 산길을 나서지 않겠는가? 멀리 동해바다 위로 너무도 하얀 구름이
운무처럼 피어올라 그 또한 장관이며 양산 도심을 병풍처럼 두른 영축 신불 간월산으로
이어지는 정맥의 줄기는 장엄하다 못해 신비스럽게 펼쳐져 있으니 또 다시 자연의
경이로움에 사람들은 저절로 반하는 것이다.
천성산의 힘있는 자태
정상아래 산불 감시요원들의 격려를 받으며 정상 밑 임도에 내려서서 목을 축이며 휴식하고
오른쪽으로 임도를 배웅하고 좌측 싸리나무와 잡나무 거추장스럽게 채이는 비탈길을
곧장 내려가다가 정족산을 향해 오르는 한무리 산꾼들을 만나 이 길이 정맥길이
맞느냐고 물었더니 정맥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후미 산행대장들이 길을 잘못 들었다고해
다시 올라가자 "정맥길 따라"라는 리본이 진행한 방향으로 걸려있어 다시 내려가다가
또 아니라는 고함소리가 들려 다시 오르다 다시 맞는것 같다고해 내려가니 공원묘지가 보이고
"정맥길 따라"리본도 있어 맞는것 같아 다들 내려오라고 소리 지르자 밑에서 올라오던 등산객
한분이 정맥길은 저 위 산불감시 카메라가 있는 탑에서 우측 내리막길을 가야 한단다.
(이 부분을 지나치기 쉬워 각별히 주의가 요망됨)3번째 올라가니 막발로 단내가 난다.
감시 카메라 탑에서 내려다 본 삼덕 공원묘원과 통도 cc는 무지막지하게 낙동의 맥을 끊어놓아
어디로 진행을 해야할지를 정말 망설이게 한다. 비탈길을 내려서니 제법 넓은 공터가 나오고
부산의 운봉산악회 추모비가 진입하는 능선 맞은편 입구에 서서 정맥길 가는 사람들의
옷깃을 여미게 한다. 산이좋아 산길 가다가 산에서 산화한 고인은 혼이되어 세계의 명산을
두루 섭렵하고 있을까?
천성산과 원효산
필자 ▲ △이일용 산행대장
취서 신불 간월산 정맥길이 하늘금을 긋고...
추모비를 뒤로하고 낙엽이 발목까지 채이는 잡목 숲길의 비탈길을 내려서다가 길이없어 되돌아오니
"한국독도학교"리본이 정맥길을 안내해 미끄러운 낙엽길을 위태위태 하여 조심하며 내려서니 시멘트
임도가 나오고 국립묘지 같은 거대한 삼덕공원묘지가 나온다.(12시22분)
시멘트 길을따라 공원묘지 입구 현판이 있는 아스팔트 도로를 건너 여대장 보고 점심식사를 하자고
했더니 210.6봉에 있는 송전탑에서 먹자고해 평탄하고 호젓한 길을 따라가 우측 송전탑에 도착하여
칼국수도 끊이고 배추쌈과 수육에 한가로운 점심 시간을 가졌다.
점심식사후 솔숲길을 가다가 좌측으로 내려서니 성묘후 가족들 둘러앉아 음식차려 먹기좋게 커다란
바위가 놓여있는 묘지를 만났으나 정맥길이 아니라 다시 되올라가 직진하니 아스팔트 도로가 나오는
통도cc다. (14시18분)
라운딩하는 사람들과 캐디의 안내를 받고 클럽하우스를 지나 골프장 밖으로 나와 경부고속도로를
만나 고속도로를 따라 25여분 전진하니 현대자동차 양산 하치장이 오른쪽에 있다.
토점육교에 먼저 간 박영태 산행대장과 총무가 막걸리를 차려놓고 일행을 기다리고 있다.
뒤를 돌아보니 2명의 다른 정맥꾼들도 골프장과 공원묘지로 파헤쳐져 정맥길 분간할수 없는 이 구간이
매우 짜증이 나는지 무표정으로 지내고개를 향해간다.
10여분간 휴식한후 육교를 통해 경부고속도를 건너고 다시 35번 국도를 만나 건널목을 건너
노부부가 김장 무우를 뽑는 밭을 지나고 이어 오른쪽 커다란 무덤2기가 보이더니 어미소와
어린 송아지가 한가롭게 해바라기를 하는 솔숲에 도착해보니 여기가 취서산 등산 안내판이 있는 지내고개다.
(16시13분)등산 안내판이 먼지로 식별이 어려워 여대장이 먹다 남은 물로 안내판을 씻어내니
금새 하산한 사람들이 다녀온 지점을 확인하며 흐뭇해 한다.
다음주 2005. 11. 27. 12번째 길 영축산 신불산 간월 능동산을 지나 배내고개를 거쳐 석남터널까지
가기로 의논하고 차에 올랐으나 조상님들 시사(侍祀)로 주차장이 된 하향선 남해고속도는 주차장이 되어있어
운송 담당인 김해아우가 일행들 진주에 내려주고 김해로 귀가 하기가 상당히 어려울것 같아 아우를 김해에
내려준후 정원이 초과된 버스에 탑승하여 내내 서서 진주로 돌아왔다.
삼덕공원묘지와 통도 골프장 그리고 경부고속도 지내고개 구간은 정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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