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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 산길에서

드넓은 철쭉평원에 세 황비가 춤을추는 일림산

드넓은 철쭉평원에 세 황비가 춤을추는 보성 일림산.
2006. 5. 11.현재 일림산 철쭉은 절정

 

 

호남정맥상의 일림산은 장흥과 보성의 경계에 뭍으로 용트림하며 솟은산이다.

667.5m의 낮은산이지만 일림사 옆 미 개척의 산길을 가면 웬만한 산꾼도 코에 단내가 날 정도로 옹골찬 산세를 가지고도 있다. 산중의 고원처럼 드넓고 부드러운 정상부 능선은 온통 철쭉밭으로 사람들이 그 속에 서면 이내 분홍빛으로 물이든다.  

매년 5월초(2001년 부터)에 열리는 일림산 철쭉제는 보성 다향제와 더불어 전국의 산객과 차 메니아

들을 불러 모운다. 일림산의 이름은 다양하다. 천상 상제의 황비 셋이 모여 놀았다 하여 三妃山.

황비가 내려 왔다하여 天妃山. 일년내내 마르지 않는 샘물에서 놀았다 하여 샘비산 혹은 泉妃山.

늘 안개가 자욱하다 하여 현무산(玄霧山)등으로 불리어 지다가 2001년 5월 보성군이 일림산 해발

664.5m라 적은 빗돌과 철쭉제단을 설치하자 장흥군의 사람들은 <장흥군지>나 <안양면지>에 삼비산

으로 표기되어 있다며 심한 논쟁이 일었다.  현재는 양쪽 합의하에 일림산으로 통일되어 부른다. 

 

 

일림산은 제왕의 왕관인 제암산과 장흥의 스핑크스라 불리는 사자산을 연계한 산행이 압권이다.

이곳도 사시사철 아름다운 산행이지만 그중에서 철쭉이 고원과 능선에 분홍바다로 넘쳐나면 사람들

가슴엔 진한 추억이 분홍빛으로 물들어 오랜 세월이 흘러도 그 빛은 변하지 않는다.

생각하는 혼.

그 혼을 가진 동물 중 유일하게 추억속에 추억을 기억해내며 사는것은 우리 인간밖에 없다.

색깔있는 추억을 만들어 가는 남도의 분홍산. 일림산은 지금 온 능선이 천상화원 처럼 불타듯이

분홍바다가 되고 있었다.(2006. 5. 7. 다녀온 70차 정기산행)

이번주가 최고의 절정.절정.

 

 

 

계절마다 제 각각 화려하게 혹은 우아하게 그리고 고즈녁하게 변하는게 산이라지만 이곳 남도의 일림

산은 갈퀴 바람에 흩날리며 달리는 준마처럼 기(氣)있게 솟아 잘 생긴 능선도 만들고 마르지 않는

샘을 솟게해 보성강의 발원지도 된다.

안개속에 희미한 삼나무 숲길은 그리움을 시나브로 피워 산객들을 몽롱하게 만들고 승천하듯

기운솟는 용추폭포는 금방이라도 날 덮쳐올 기세로 포말을 일으키며 찌든 속세를 정화하려 간다.  

 

 

일림산 엔 철쭉만 아름다운것이 아니다.

산사면의 늘 푸른 녹차밭의 이랑 사이로 현무가 밀려오면 마치 녹색 파도가 일렁이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보성녹차는 차 재배에 가장 좋다는 맥반석 지질에 해양성 기후와 내륙성 기후가 만나면서 습기가 많아 부드러운 맛을 낼수있어 그 인기가 높다.

우리나라 차 생산량의 약 40%가 이곳 보성이다.

 

 

 

 

 

무이산 아홉 물굽이 그리고 계림산수가 푸른잎에 분홍꽃 피운 일림산의 철쭉바다와 견줄까?

지리산의 바래봉.팔랑치.정령치가 이곳 일림산의 철쭉평원과 어깨를 맞댈수 있을까?

황매산의 철쭉평원이 동양 최대의 군락지로 등극한 이곳과 샅바잡기를 할까?

광활한 평원에 안개와 철쭉 그리고 푸른잎과 분홍이 만들어 내는 자연의 화무(花舞)는 아련한

아지랭이로 피어올라 산객을 종일 흥분되게 하고 있었다.

이번주까지 전남 보성의 일림산.사자산.제암산을 가면 하루종일 분홍바다에 빠질수 있다. 

그리고 분홍빛으로 물든 가슴이 까마득하게 잊혀진 다듬이질 소리로 다가올 것 이다.

시간 나시면 이번주 일림산 분홍바다에 하루종일 풍덩 빠져 헤엄쳐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