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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現場 속으로

길 위에서 만난 가을


길 위에서 만난 가을

 

아직은 끝낼수 없는 내 산길을 아는 고향벗은 보름전 내게 이런 제의를 한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산을 갈때는 자동차로 갈게 아니라 자전거를 타고 가자고...

그래 천정부지로 치솟는 오일의 위력을 약화 시키는 방법도 될것같고 산오름의 기초적인 준비운동도

될것 같아 이를 승락하고 말1필(자전거)를 구입했다.

아 !몇년만에 자전거를 타는거야.

설레는 마음이 꼭 동심이다.

기분 같아서는 단숨에 삼천포항 까지 달려가 참깨 세말하고도 안 바꾼다는 전어회에 소주 한잔을

먹고 돌아오고 싶어 베낭을 메고 길위를 달려간다.

 

 

길 위에서 가을을 맞는다.

산길 위에서 느낀 가을과는 사뭇 다르다.

갸녀린 허리 수없이 흔들어대며 아직도 다 만나지 못한 그리움을 부르는 몸짓이 애잔해 가슴 밑에서

부터 울컥 피덩어리 같은게 올라와 길 떠나온 나그네의 목이 메인다.

 

 

구계서원 주차장을 지날 무렵 엉덩이가 아파 삼천포항을 갈려던 마음은 일시에 무너지고 벗이 다니는

사천-배춘-두량-봉전고개를 돌아오는 2시간3-40여분의 길을 택했다.

파란 하늘과 황금벌 그리고 코스모스가 잘 어울리는 가을이 길 위에 누워 있다.

 

 

 

가파른길을 오를때는 산길 오름과 같이 숨이 턱에 차오고 땀이 전신을 적셔 기분이 좋다.

낮선길 작은 암자에서 물(水)을 얻어 라면을 끊여 요기를 하고 하늘을 본다.

뭉개구름 피듯 아련한 추억들이 기억되고 언젠가는 가야할 길도 끝날 길 위의 나그네는 오늘 이  삶이

귀할게다. 길가 무화과를 따주던 벗은 네가 나이가 한살 더 먹었으니 큰것을 먹어라는 소리가 불현듯

외로움이 되는것은 왜 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