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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

삼신봉.그리고 외삼신봉

 

마음속으로 가만히 흐르는 물줄기가 있는곳.

무언의 긴 대화가 청아하고 낭랑한 새소리가 되는곳.

해마다 가을이면 어김없이 청학동 심심유곡을 찾아오는 이유를 여실히 입증하는 자리가 있다.

바로 청학동을 두팔을 벌려 포근히 안은 삼신봉이다. 

삼신봉은 세상천지 누가 뭐래도 천혜의 지리산 조망처다.

또한 삼신봉은 김해 동신어산에서 출발한 낙남정맥의 산줄기가 고운동치 아래서 가쁜 숨을 잠시 고르고

이어 묵계치서 도움닫기를 한후 산죽 터널을 지나 외삼신봉 넉넉한 암반에 서면 가슴 뛰게하는 장쾌한

지리의 넉넉한 산줄기를 보게해 일시에 마음에 안정을 찾아 주는곳이다.

아직도 지리의 주릉 전체를 두눈으로 다 넣을수 있는곳을 찾지 못하였다면 지금 즉시 아니 이번주 도인

들의 영원한 고장 청학동 위 삼신봉을 가라. 그곳엔 지금 만산 홍엽으로 물들고 있다.

 

 

 

청학동을 가는길엔 가을의 초병 코스모스의 만발로 기분을 좋게한다.

가느다란 대궁에서 뿜어내는 화려한 정열의 빛깔이 삶의 마지막 색깔을 어떻게 피워야 하는지를 암시해

코스모스는 필자에게 더 이상 외로운 꽃이 아니다.   

조금은 가식있는 생활로 돌변한 청학촌락.

이것 역시 세인들인 우리가 저렇게 변화 시킨 장본인이 아닐까 가만히 생각해 본다.

예전 인적없던 이 곳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후 사람들은 자신들의 출생은 망각하고 신기하고 이상한 나라

를 탐험하듯 이곳을 찾아갔고 종국엔 영구적인 토담집 건축과 영리집단촌으로 변모되어 사실 고즈녁한

산골동리의 모습을 산객 의 눈으로는 볼수가 없어 조금은 답답하다.

지금은 오카리나 소년의 이야기도 들리지 않는다. 

 

 

매표소를 지나 스스히 진행되는 오름길을 1,7km쯤 올라가면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 물맛 상큼한 삼신천

을 만나 목축이며 잠시 휴식하고 이어 안부에 오르면 영신봉으로 가고 오는 낙남정맥길 과 만난다.

눈앞엔 지리의 제왕 천왕봉이 겹겹 포개진 산줄기를 거느리며 산객을 바라본다.

이정표를 따라 삼신봉에 오르면 파노라마 처럼 펼쳐지는 지리의 주릉이 정말 장관이다.

모두가 흥분되어 저절로 비명이 터진다.

 

 

 

불일폭포로 가는 능선길에도 가을은 어김없이 물감을 풀어 산 전체를 홍엽으로 물들여 산객들의 발걸음

을 가볍게 만들어 주니 가을 만큼 산이 사람을 간절히 부르는 소리도 드물것이다.

삼신봉에서 쉽게 다른곳으로 이동을 못하는것은 지리산의 넌출거리는 산줄기와 장쾌한 능선의 모습에

저절로 반해 돌부처가 되는지 모른다.  사실 여기에 서 보지 않은 사람은 과히 이 말이 실감이 나지

않을것이다. 삼신봉은 인간 생명 탄생의 근원인 삼신할매와도 무관하지는 않을것이다.

 

 

삼신봉 발아래 영신봉과 세석으로 가는 길목 수천년 풍상을 겪은 고사목 사이에도 가을 엽서는 핀다.

가을날 이곳에 서면 멀리 떨어져 그리운이 에게  연서를 쓰고픈 심정이 뭉개구름 피듯 솟을 것이다.

지리의 주릉을 만끽 한후는 외삼신봉으로 눈울 돌려보자.

묵계치 고운동치를 따라 용트림이 시작되면서 산줄기는 힘차게 달리고 달려 멀리 김해 동신어산에 닿아

낙동강변에 살포시 발을 담그는 낙동정맥의 산줄기에도 가을은 긴 그리움으로 피어 아름답다.

 

 

▲ 외심신봉 산릉

 

 

△ 삼신봉 정상에 선 산객의 지인 김 아무개

 

 

▲ 쌍계사 위 불일폭포로 가는 산릉에도 가을꽃은 핀다 열심히...

 

 

아쉽지만 삼신봉을 뒤로 하고 외삼신봉을 가기위해 봉우리를 내려 서면서 희뿌연 지리 산줄기를 한번

더 본다. 산꾼들의 영원한 산이요 종주의 묘미를 한껏 느낄수 있는 지리산. 그래서 지리산은 일년내내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다.

  

 

여기 이 산길에서도 사람들을 만났다.

산객이 속한 산악회 사람들.

그들도 가을이 오는 삼신봉이 눈에밟혀 방에서 뒹굴다가 늦게 출발하여 왔단다.

삼신봉은 그렇게 가을이 되면 사람들을 마냥 부르는 것이다.

 

 

 

식사후 망중한에 젖어 있을때 홀연히 새 한마리가 산객을 찾아왔다.

이 가을에 이별을 한건지 홀로다.

산객의 가슴이 아파온다.

가을엔 슬픈 이별은 말아야 한다고 수차 이야기 하였건만 ...

 

 

외삼신봉에 선 지인에게 2004. 8. 29. 묵계치에서 최고 미운놈 데리고 가고싶은 산죽 터널을 뚫고 이곳에

서 숨을 고른 낙남정맥길을 들려주자 대신 기념 사진을 박아 달란다.

지겹도록 무서운 산죽터널. 조수 보호구역으로 등산객들의 출입을 금하지만 맥을 밟는 사람들이 어찌

이곳을 빼고 종주를 하였다고 감히 말을 하겠는가?

백두대간을 탄 사람들 모두가 범법자라던 탄식이 이곳 낙남정맥길에도어김없이  터져 나온다.  

외심신봉의 암반에서 내려다보는 산릉들은 꼭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듯 감동적이다.

 

 

가는길은 도인촌 청학동을 가는길이다.

35번 고속국도 단성 IC를 나와 중산리 방향으로 가다가 양수 발전소 위 좌회전 하여 청학동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