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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잘 어울리는곳.
우리 그곳으로 길 떠나 그림같은 풍광을 가슴에 담고오자.
갈대와 바다.그리고 갯벌이 모두 회색빛 겨울과 잘 어울리는 순천만은 고흥반도와 여수반도 사이에
있는 만(灣)이다. 전남 보성군.고흥.여수.순천과 접한 물굽이로 갯벌과 갈대 그리고 저녁 노을이 그림
보다 더 아름다운곳이다. 고흥반도와 여수반도로 뻗어내린 소백 산줄기의 지맥이 침강하면서 주머니
형태의 만을 이뤄 길이 58.7km며 지름이 남북 약 30km에 이른다.
수십만평의 갈대밭은 겨울 진객 철새들의 낙원지로 천년기념물인 흑두루미를 선두로 검은머리 갈매기.
노랑부리백로. 흑부리오리등 수십종 수만마리가 이곳에서 겨울을 살다가 간다.
이 땅에서 가장 큰 갈대밭.
이 땅 겨울철 가장 품격있는 노을.
이 땅 최고의 명품 갯벌.
그리고 이 땅 가장 아름다운 S라인의 물줄기가 들어 오는곳.
철새보다 사람이 더 많이 찾아오는 순천만을 가보자.
작년 이맘때 가을이 숨을 다한 금전산을 거쳐 낙안읍성과 조계산자락에 자리한 선암사를 돌아 순천만에
도착하니 바람결에 쏴아 소리를 내며 일렁이는 갈대바다에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겨울바람에 흐느끼는 강가 갈대 소리에도 애잔함을 느껴온 산객은 바다처럼 일렁이는 회색빛 물결의
감동은 아름다운 영상미 그 자체다.
노을이 붉은 물감을 풀어 놓은듯 갯벌사이의 물줄기를 채색하면 갈대밭 가장자리에 시시각각 일곱가지
색(色)으로 채색되는 장관을 어디에서 조망해야 하는지를 몰라 갯벌 탐사선이 출발하는 중간지점에서
해 떨어질때 까지 물빛이 변하기를 기다린 우둔함에 오래오래 가슴을 치던일이 생각난다.
어디에서 왔을까?
허한 시베리아 벌판을 헤며다가 이곳으로 오고싶은 욕망에 목숨을 건 긴 여정뒤의 연착륙.
고단한 날개짓 잠시 접고 안도의 숨 고르며 평화롭게 쉬고있다.
따라서 철새들의 순천만 상륙은 새봄날까지 쭈-욱 이어질것이다.
회색빛 갈대.
회색빛 바다.
회색빛 하늘.
오늘도 사방 회색빛으로 갯벌과 정원같은 갈대밭.갯벌과 갯벌사이의 S라인의 쭉뻗은 물줄기에 내려앉는
꿈길보다 더 황홀한 주홍빛 세상은 볼수가 없다.
물론 아름다운 노을은 더 더욱 볼수가 없다.
해지기전 하늘이 맑아지기를 염원해보지만 끝내 회색빛만 짙게 드리운체 하루를 마감할 태세다.
미련속에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서쪽하늘과 갯벌 그리고 물줄기와 갈대밭을 주시하던 그들의 표정에서 못내 서운함이 묻어나고 길손도
아쉬움속에 카메라를 거두어 일어서며 자신에게 말한다."제기랄 시간내어 다시 한번 더 오지뭐"
허지만 용산을 내려서는 계단길에 발걸음도 둔해지고 마음 또한 오늘을 닮은 회색빛 이다.
주홍빛 노을이 없어 섭섭함을 보상해 줄려는듯 3척의 갯벌 탐사선이 S라인 물줄기에서 곡예를 한다.
노을이 없다는걸 알면서도 미련이 남아서인지 아마츄어 사진동우회 회원들이 숨을 헐떡이며 계속해서
동산 전망대를 향해 올라온다.
해거름 갈대밭 사이 나무길에 점차 어둠이 깔려도 무슨 사람들의 행렬이 계속 이어지는지 철새는 무리
지어 집으로 가건만 왜 사람들은 자꾸 갈대밭으로 갈까?
다시 맑은날 주홍빛 융단이 일곱색으로 내리는 순천만에 보고픔 안고 다시 와야겠다.
▣ 가는길
남해고속도 순천나들목-2번국도(벌교방향)청암대학 사거리에서 좌회전-대대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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