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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

5월 비바람이 할퀴고 간 자리


5월 비바람이 할퀴고 간 자리

 

 

▲ 2006년 5월20일 팔랑치

 

 

▲ 2007년 5월13일 팔랑치

 

 

▲그리고 강풍이 지나간 2007년 5월19일 팔랑치

 

 

예년에 없던 5월 강풍과 장대비.

근래에 와 지구는 도처에서 이상 징후를 보이며 가슴을 쓸어 내리게 한다.

우리가 사는 한반도 역시 예외일수가 없어 2-3일 계속되는 폭우와 강풍이

생태계는 물론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게 하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무감각이다.

과학자들이 온난화로 빙하가 녹아 매년 해수면이 상승하고 극점에 섬들이

자꾸 생겨나 지도 제작자들이 애를 먹는다는 소리를 한낱 이야기로 만 흘리고

만다. 팔랑치만 해도 그렇다. 해마다 5월초에 개화를 시작한 철쭉은 5월중순

능선과 봉우리에 천상화원을 만들어 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 2006년 5월20일 정령치로 가는 능선

 

 

▲ 2007년 5월13일 정령치로 가는 능선

 

그러나

천상화원을 시샘이라도 하듯 느닷없이 5월 팔랑치 능선엔 때이른 강풍과 장대

비가 쏟아져 곱디 고운 분홍 융단을 거침없이 걷어가고 말았다.

팔랑치를 최고의 상품으로 팔던 운봉읍 사람들도 이상 기온에 망연자실이다.

야생화 팔던 아줌마도 종일 육자배기와 타령 그리고 가위질 소리가 발걸음을

멈추게 하던 울릉도 호박 각설이 엿장수의 춤사위도 끝내 멈추고 말았다. 

 

 

▲ 그리고 2007년 5월19일 정령치로 가는 능선

 

 

하늘 아랫동리 팔랑마을도 다시 고요해 졌다.

돈이 무엇인지...

언덕배기에 돋아난 취나물 한잎도 뜯을수 없는 인심이 되었다.

세상 사람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노인의 눈은 인자함과는 동떨어진지

이미 오래다. 배나무밭을 지날때 갓끈을 고쳐메지 말라 했던가?

고사리 밭둑만 올라서도 된고함 소리가 골을 쩡쩡 울리며 야박한 인심을 광고

하니 넉넉한 주름은 고단한 주름으로 변하고 말았다.

물론 속인들이 욕심으로 원주민이 파종하여 키운 고사리밭을 초토화 시킨

결과 뒤의 일을 어찌 이들의 탓으로만 돌릴수 있을까?

 

오늘 나는 걱정이 하나 더 늘었다.

고사리밭이 금밭이니 무분별하게 개간한 붉은 황토밭이 여기저기 생겨났다.

수백미리의 폭우에 산사태가 발생할 확률이 정말 높을텐데...

그날밤

붉은 황톳물에 떠내려가는 나를 발견하고 얼마나 가슴을 조렸는지...

지리산 계곡물이 얼마나 무서운지 정작 가까이 있는 이들이 모를수도 있다.

 

올해 팔랑치 절쭉은 강한 비바람에 모두가 날아 가 버렸다.

아쉽지만 내년 5월을 기다려야 한다.

더 건강한 철쭉을 그리며 팔랑치를 쉬게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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