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사골.
피아골과 더불어 지리산 단풍계곡 산행의 상징이 된지 이미 오래다.
토끼봉과 삼도봉 사이 화개재에서 남원시 산내면 반선까지 장장 12여km 40여리의 맑고 고운 물줄기는 도처에 소 와 담 폭포를 만들어
아래로 줄기차게 흘러 때론 청류로 때론 옥류가 되어 속세와 인연을 맺는다.
산새소리보다 더 맑고 고운 물소리는 불타듯 붉게 물든 단풍을 아우리며 가을 끝자락을 힘차게 잡고 늘어져 뱀사골은 깊어가는 가을 추억
의 장(場)이 되므로 누구나 이 산길에 들어서면 황홀경에 허우적거린다. 2007. 10. 28. 가을 단풍의 절정인 뱀사골을 다녀왔다.
뱀사골의 단풍은 청류의 계곡과 너무나 잘 어울려 아름답다.
뱀사골 대피소 까지 완만하고 넉넉한 산길은 발품 부지런히 팔면 간장소.저승대. 병풍소. 뱀소. 오룡대의 명소를 만나고 이어 지리의 능선
에 살며시 올려져 어머니 품속에 지내다 가게 한다.
뱀사골 단풍은 계곡 하류쪽 보다는 병풍소 이후 계곡이 깊어져 갈수록 그 농도가 짙다.
따라서 게으름을 피우면 그만큼 만산 골마다 핀 홍엽의 아름다움을 덜 보게 되므로 부지런히 걸어 명품 단풍을 만나야 한다.
바람결에 후두둑 떨어지는 잎새는 눈이 큰 아이의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닮았다.
깊어간 가을.
귀뚜라미 소리보다 더 서러운 소리 낙엽지는소린가?
시퍼런 물 따라 흘러가는 숨다한 잎새가 참 서럽다.
단풍도 가을 햇살과 달빛 그리고 소슬바람에 익는다고 했다.
된서리 오기전 마지막 혼신의 기를모아 붉은 기운이 꽃이되는 지리 뱀사골의 단풍은 11월 3일 - 6일 사이가 절정이 될것으로 예상된다.
토벌군과 빨치산의 서럽디 서러운 한이 자리한 지리.
그래서 그런지 해마다 지리의 단풍은 선지피보다 더 붉게 핀다.
병풍소에 사람들이 모여 중식을 든다.
사람이 곧 고운 단풍이고 낙엽인데 반석에 둘러앉아 속세의 티는 왜 내는걸까?
먹지 않아도 하나 배고프지 않는 오늘이 있어 나는 행복하다.
경이로운 반석위로 한 여름 더위를 식혀주던 한국의 명수 뱀사골.
유토피아는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는곳이지만 뱀사골은 사계절 산객들은 물론 행락객들에게 부담없이 만날수 있는 이상향이 아닐까?
얼마전 부터 계곡의 명수를 지키자며 뱀사골 대피소를 없애야 한다는 뱀사골 주변의 사람들과 국립공원과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있더니
오늘은 지리산 순환도로를 폐쇄하여 자동차의 배기가스로 부터 국립공원1호인 지리산을 지키자는 국립공원과 생존권 위협이므로 이는
백지화 시켜야 한다며 산객들과 행락객들에게 서명운동을 받는 살벌한 구호를 내건 이 고을 주민들과의 기 싸움이 한창 진행중이다.
가을속으로 가고 오는 사람들
산길도 물이들여 가을색이다. 긴 산길 가는듯 젊은 연인들의 베낭에도 풍성한 가을이 닮게져 뒷 모습도 아름답다.
물든 숲길 가면서 나눌 저들의 밀어에도 잘 익은 가을색이 성스럽게 따라 갈 것이다.
지금 지리산 뱀사골에 가면 금방이라도 온몸에 붉게 물이들 홍엽의 장관을 만날수 있다.
다음 "블러그" 산길 묻거들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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