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저편은 속세의 시작이고 내가 선 이곳은 무엇인가?
일탈은 쉬 몸뚱아리에서 떠나지 않으니 낭랑한 산사의 예불소리가 이걸 씻어줄까?
참 오랫만에 계곡에 들어선다.
산청 삼장가는길.
시천에서 시작되는 59번 도로는 중앙선이 없지만 건강한 신록과 유평계곡에서 줄기차게 내려온 맑은 개울물이 상큼해 서둘지 않고 길을 가게한다.
시퍼런 물줄기는 시천에서 잠시 쉬다가 내대와 중산리에서 내려온 물줄기와 만나 덕천강을 만들고 그리고 남강에 합류하여 큰 강 낙동강에 섞인다.
원래 이름이 대원사 계곡이었을까?
송홧가루 날린다.
암반을 타고 흘러내리는 옥류 그리고 포말로 떨어지는 폭포와 소.
지난 여름 그리도 많은 사람들이 속세의 때를 이 골짜기에 무심히 내려놓아 계곡은 몸살로 천둥소리를 내며 붉은 황톳물을 내려 보내 경고를 하더니
엄동설한 인적 끊어지고 골짜기마다 눈이녹자 이리도 시퍼런 물줄기를 풀어놓아 아름답기 한량이 없다.
30여리의 긴 계곡엔 적색빛을 가진 천하 제일의 탁족처가 늘려 있다.
큰 산 방장산 동쪽 기슭에 자리한 대원사.
신라 진흥왕 9년 연기조사가 창건해 평원사로 불리다가 임진란에 소실되어 그 후 숙종 11년(1685년)에 새로 지어 대원암으로 개칭된다.
고종 27년에 중창을 거쳐 비로소 대원사로 이름을 얻고 대원(유평)계곡과 함께 뼈아픈 역사의 현장이 되기도 한다.
울창한 송림과 활렵수 그리고 암반과 계곡을 시퍼렇게 적시는 옥류를 가슴에 안은 유평계곡은 새재와 치밭목을 거쳐 지리의 상봉 천왕봉을 오르는
길목이자 지리산 종주길의 하산지점의 하나가 되기도 한다. <산청군 삼장면 유평리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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