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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 산길에서

도봉산 이대로 두어서는 안된다.

도봉산 이대로 두어서는 안된다.
2007. 6. 3.

 

서울.

이 나라 중심이다.

모든게 이곳에 다 모여 있어 사실 지방에 사는 우리는 늘 서울에 떠밀려 소외감

을 느끼며 산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서울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하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서울은 산들 마져도 모두가 아름답다. 

허지만 필자가 사는 진주보다 서울이 못한게 있었다.

숨이 막힐듯한 개스 자동차의 굉음등이 그것이다.

허지만 도봉산 아래는 산이주는 혜택으로 의외로 놀랄만큼 공기가 맑았다.

 

한북정맥의 지맥이 북한산으로 내달리다 웅장한 산세를 성난 호랑이로 비유

하는 산 하나를 들어 올려 봉우리마다 장관미 넘치는 암봉을 빚어 놓으니 바로

도봉산이다. 새벽6시 시청앞을 출발하여 함양 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도봉산

입구인 유원지에 도착하니 10시40여분 예전  "자갈치 시장"을 연상시킬만한

북적거림이 필자는 물론 일행들을 당혹케한다.

뭔 서울사람들이 오늘 여기에 다 모인거야 ? 북새통이 따로 없다.  

 

 

원도봉유원지 즉 의정부시 망월매표소가 오늘 산행지 초입 그러나 기사의 착오

인지 아니면 답사를 하지않은 산행대장들의 주먹구구식 GPS인지 하산지점

으로 정해놓은 도봉유원지에 버스가 도착해 위 와 같은 진풍경을 보면서 거꾸

로 산길을 오르기 위해 사람들에게 떠밀려 간다.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후 도봉산엔 등산객(계곡 놀이객 포함)이 예전에 비해 배

(倍)나 늘어 났단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늘어나는것은 산을 항상

그리는 필자로서는 진정으로 환영할 일이고 박수를 보낸다.

다만 문제는 이들이 과연 산을 가슴에 담고 산을 사랑하면 아무 탈이 없겠지만

가지고 간 음식 쓰레기 투기는 물론 자연을 훼손하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로 사실 걱정이 된다.  답답한 산행길이 계속된다. 떠밀려 가다가 때론 정체로 서기

를 반복 하면서 이내 몸은 소나기를 맞은듯 흠뻑 젖었다.

  

 

 

▲ 거북바위 & 거북샘

 

거북형상을 한 거북바위 아래 거북샘에 도착해 휴식을 취했다.

러시아워를 방불케하던 초입에 비해 높이 오를수록 사람들의 숫자가 줄어든다.

바위틈새로 떨어지는 은빛 석간수는 목탄 산객들에겐 더 없는 생명수요 보약

불심 가득찬 산 답게 도봉산엔 크고 작은 사찰들이 있다.

망월사.천축사.쌍룡사.관음암.석굴암.우이암.만월암.구봉사등과 선조6년에

건립한 도봉서원의 명소가 그것들이다.

 

 

서울과 의정부.양주군에 속한 명산 도봉산의 산행길은 녹녹하지가 않다.

1시간여를 줄기차게 된오름길을 올라 칼바위 아래에 도착해서야 숨을 고를수

가 있다. 그때까진 비오듯 쏟아지는 땀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올라야한다.

물론 여름에 한해서... 오랫만에 지인과 동행해 수통에 물 나눠마시고 그동안

의 근황을 물었다. 여기까지 오르는 동안 조망은 아예 없고 진초록의 숲길과

가뭄으로 수량이 적은 계곡의 물줄기를 간간히 보는것 외는 볼것이 없다.

   

 

▲ 칼바위

 

 

▲ 북한산 인수봉

 

 

높이나는 새가  되어야만 발 아래 펼쳐진 세상을 볼수있다.

세상에 태어나 한번도 단 한번도 높은 벼슬도 얻지 못했고 재물 또한 취하지

못한 평범 중 에서도 아주 평범한 산객이기에 정상에서 내려다 볼수 있는 세상

은 오직 산정(山頂)뿐이라 나는 오늘도 높이 날아야 한다.

아 !드디어 세상이 열린다.

개벽하듯 하늘이 열리고 그속으로 그리운 얼굴도 보인다.

중첩하고 중후한 북한산 인수봉이 손에 잡힐듯 가까이 있고 어느해 4월 철쭉

길섶에 하나씩 피어 멀리서 온 산객 그리도 반기던 수락산도 아득하다.

이 길 따라가면 도봉산 정상인 자운봉을 가고 그 너머 포대능선을 지나면 회룡

골 사패산을 가슴에 안을수 있다.

 

 

 

 

 

오봉 주변의 기괴한  암장과 깎아지른 예봉의 수려한 장관에 저절로 탄성이 

나오고 멀리 자운봉의 정수리엔 사람들이 점(點)으로 모여있다.

부처의 심지(心地)가 솟았을까? 

이렇게 마음이 편한것을...  

여기도 불상이 된 바위에 한 차례씩 빛이 살아서 움직일게다.

도봉산도 거만함과 조급증이 용납되지 않는 칼날같은 봉우리를 가져 번쩍 정신

을 차리게 한다.

 

 

 

 

 

빠르게 찾아온 여름.

어쩌면 이 땅에 봄은 점차 그 기일이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이 엄청 길어졌다.

물론 6월은 성하가 시작되는 길목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 땅도 이상징후다.

오늘 도봉산도 무척덥다.

여기까지 오는동안 흘린 땀의 량은 두어서너되는 되지 않았을까?

도봉산은 암봉마다 사람들로 만원이다.

이러다간 도봉산은 중병으로 젊음의 상징인 푸르름을 잃어갈지도 모른다.

수천명이 지나가는 산길은 자칫하면 초토화 되어 우기땐 산사태는 물론 야생

화와 나무들이 고사될 우려가 있어 등산객의 정원제도 필요할것 같다.

아직도 목놓아 야호를 외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골을 돌아 간다.

며칠전 라디오를 켜고 산을 오르는것도 타인에겐 소음 스트레스라고 질타를

하신분의 글귀가 생각나 "야호"소리는 더욱 귀에 거슬리지만 수번을 벼르고

벼른 도봉산길 즐겁게 가야한다. 

정상 자운봉엔 구름처럼 사람들이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고 진초록 바다에

두둥실 떠 느리게 자멱질하는 봉우리는 떠 도는 섬이다.

 

 

 

 

 

 

 

▲도봉산 정상 자운봉

 

도봉산은 부른다.

메아리도 들린다.

흰구름도 두둥실 떠 있다.

산새들도 노래부른다.

휘파람 불며가자 ...................

 

필자가 어린시절 들었던 형들이 불렀던 도봉산에 관한 노래 구절이다.

그 노래를 들은지 수십년이 지난 오늘 드디어 도봉산을 안았다.

장고에 들어가는 위정자들이 잘도 오르는 그 산.

나는 오늘 그 산에 올라 지극히 일상적인 삶을 아름답게 살아가는 사람을

산 그리듯 그려본다. 

  

 

 

 

 

 

서울산은

서울의 명산계곡은 다를줄 알았다.

맑은물에

물고기가 유영하는 그 곳에 휴지와 육고기의 뼈는 없을줄 알았다.

멍멍이의 뼈인지 무엇인지 필자는 잘 모르겠지만 계곡의 맑은 물속에 버젓히

버려놓고 떠났다. 물이 너무 맑아 물고기가 먹을게 없을거라 생각한 인심좋은

아저씨들의 가상한 생각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이제서야 나도 알았다.

국립공원내 계곡에 밧줄을 메어 사람들을 통제하는이유를...

놀이객들의 계곡 소풍은 분명코 사단이 일어난다.

바리바리 싸들고온 닭이며 삼겹살.그리고 멍멍이등 부어라 마셔라는 결국

계곡에 음식 찌꺼기만 남기고 떠나게 된다는것을...

아름다운 명산 도봉산은 "서울"사람들만의 산은 아니다.

허지만 서울 사람들에게 도봉산은 또 하나의 산소통인 생명의 산 이다.

따라서 이를 지키고 보존에 제일 앞장서야 할 사람들은 역시 서울 사람들이

아닐까? 초입부터 수백명의 사람들에게 떠밀려 오를때 부터 이대로 도봉산을

두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것이 결국 마지막 하산시 본 계곡의 황당함에

산을 만나려 무시로 길 떠나는 산객의 마음이 무겁다.

제발 자기 쓰레기는 꼭 챙겨가자 쓰레기 봉투 값 아껴 빌딩 살 일은 없다. 

 

 

도봉산의 맑은 물속에서  평화롭게 유영하는 물고기의 모습을

           영원히 볼수있게 할 책임 우리 모두 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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