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먼 산길에서

눈덮힌 운장산에 올라보니...

 
운장산엔 밧줄이 너무 위험하다.
2007. 2. 4. 

 

 

운장산(1,125.9m)은 호남 노령산맥의 주봉으로 전북 진안군의 주천.정천.부귀면과 완주군 동상면에

소재한 산이다. 내륙의 산답게 아직도 원시림이 울창하고 주변의 거친 산릉은 산객들 가슴을 뛰게한다.

서봉.중봉.동봉의 산마루는 모두 조망처다.길게 늘어져 용트림하는 덕유산줄기. 호남의 금강 대둔산이

운해에 섬이된다. 운장산의 산행들머리는 피암목재다.

구비구비 돌아 힘겹게 오르는 재엔 겨울철 대부분 눈이있어 산중 고갯마루임을 입증한다. 넓은 주차장

이 운장산의 인기를 대변하듯 사람들을 반긴다. 

 

 

운장산은 산세또한 아름답기 그지없다.

1000미터가 넘는 산이니 골 또한 깊어 입구 반일암 운일암이 있는 주자천계곡은 장장 12km나 되니 여름

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불러 가슴에 품고 살겠는가?

 

물론 병풍같은 800미터 이상의 명동.명덕봉이 주자천계곡을 둘러쳐 풍광 또한 천하 일품이며 명경수

맑은물이 사시사철 흘러 풍류를 즐기던 선비들이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붓과 화선지 그리고 미색 여인

의 치마폭에 싸여 한 세월을 풍미하며 바람꽃처럼 흔적없이 하루하루를 살아 갔으리라.

 

 

산명은 선조 19년 이곳에서 불우하게 죽은 송익필의 자(字)운장(雲長)을 따 온거라 전한다.

능선엔 고산에서 볼수있는 산죽도 무성하고 정상에 서면 구봉산.부귀산.왕사봉.위봉산이 눈앞에 있다. 

그리고

흥분으로 다가오는 사방 산릉 산릉들 산객들의 가슴이 이때부터 요동을 치는것이다.

 

  

 

 

서봉아래 상여바위를 돌아 눈길 비탈길로 내려선다.

멀리 덕유산릉이 왜 그리도 가슴을 뛰게하는지... 가을엔 이 산릉에도 새품 삭지않을 그리움으로 능선

마다 서서 서산 지는해와 이별을 나눌것이다.

 

 

 

 

 

우측 쇠막골이 하얀눈을 덮고 입춘을 맞는다.

따스한 햇볕이 산을 적시니 머잖아 이곳엔 또 새 봄꽃이 화사한 누이의 얼굴처럼 피어날 것이다.

뒤돌아보니 서봉(오성대)엔 막 올라온 산객들이 바위 위에서 산을 만나고 있다.

 

  

쇠막골

 

 

 

아스라히 덕유산줄기는 산객들 가슴을 요동치게 한다.

 

 

피암목재서 서봉을 오르는 동안 된오름길이 두어곳 있었지만 서봉에서 동봉으로 하산하는 길은 무척

된 비탈길이다. 아이젠을 착용 했는데도 길이 미끄러워 긴장을 해야하며 특히 밧줄을 잡고 내려서는

구간이 여러곳이 있었다. 아뿔싸 !비탈길 마다 설치한 로프(밧줄)가 낚아 위험하다.

진작 이럴줄 알았다면 새 로프 몇개를 구입해 올걸...

언젠가 동악산에 답사를 간후 위험구간이 많아 로프를 구입해 설치한 기억이 생각났다.

각우목재 이후 두어곳은 정말 밧줄 수명이 다 되어간다.

혹 이 글을 보시고 난후 "운장산"을 가시는분이 계시면 두꺼운 밧줄이 아닌 손가락 두어개 정도의 굵기

의 밧줄을 구입 하셔서 설치해 주시면 수많은 사람들이 안전하게 산행을 할것같다.

그리고 지자체서도 지역 명산의 안전도 검사를 1년에 2번 정도는 하셔서 여러분들의 고장을 찾는 산객

들이 안심하고 산을 가슴에 담고 갈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시길 소원해 본다.

 

 

동봉너머 복두봉이 구봉산줄기로 향해가고...

 

 

여기서 부터 밧줄 위험. 엉금엉금 기어갔다. 

 

 

 

운장산은 고스락도 아름답다.

침등과 병풍바위 복두봉아래 차바위 산죽이 울타리로 감싼 동봉.

동봉아래로 내달리는 날배기등. 그리고 우리가 하산하는 학선동으로 생명수를 흘러보내는 늘막골

운장산은 그렇게 능선과 골을 수없이 만들어 이 고장의 성스러운 명산의 대열에 서 있다.   

 

 

 

다시 일상과 결투를 벌여야하는 속세로 가는길

백설은 산객의 무거운 발걸음과 마음을 아는지 뽀드득 소리를 내며 진정시키고 하산지점인 학선동에

내려서니 더덕파는 아낙의 얼굴에도 하루가 저물어 간다.

함께 운장산 산길 열어주신 46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산행길

피암목재-활목재-서봉(오성대)-상여봉-운장산-동봉-각우목재-1087봉-안부-학선동

  

 

 

 

 

 

 


'☞ 먼 산길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봉산 이대로 두어서는 안된다.  (0) 2007.06.04
여름의 길목 대둔산  (0) 2007.05.28
雪山 방장산에 오르다.  (0) 2007.01.08
땅 끄트머리 바다와 사는 두륜산  (0) 2006.12.04
며늘바위와 억불산  (0) 2006.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