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남해와의 인연이 어머니로 부터 시작 되어 내 아이들에게로 전해진다.
어머니의 고향 즉 필자의 외가 는 삼천포항이 선창에서 빤히 바라보이는 남해 창선하고도 장곶이.
작은 어촌마을이지만 뭍이 가까워 문명이 일찍 점유하여 아마 교육열도 타 지역에 비해 상당히 높은 곳으로 기억이 된다.
꼬마 해수욕장 모상개, 마을앞 푸른 바다에 날마다 둥둥 떠 있는 모섬(외가 소유)은 유년의 필자에겐 동화속의 세상이였다.
하루에 딱 한번만 왕복으로 운항하던 창성호 이후 "단항"에 자동차와 사람을 실어나르던 도선도 5개의 다리에 밀려 어디론가
낮선곳으로 가 또 다른 사람들과 자동차를 실어 나를거다.
남해로의 길은 노량의 드센 물목을 가로지른 남해대교를 통해 가는 길 과 삼천포항에서 시작되는 뱃길뿐이였지만 이제 뱃길
은 까마득한 추억이 되었다.
보물섬 남해.
필자가 남해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을까마는 절해고도인 탓에 당쟁에 희생양이 된 곧은 선비들의 유배지가 이곳 이였고
개국을 준비하던 이성계가 금산에 올라 옥빛 남해바다와 올망졸망한 다도해를 바라보며 건국의 청사진을 그리던 곳이다.
불심 가득해 금산의 보리암을 비롯 고찰 용문사와 화방사가 넉넉한 남해 인심을 일구고 빼어난 갯가의 절경이 사람들 모습마져
선하게 만들지 않았을까? 오늘은 삼천포 의 해안길을 따라 한반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5개의 다리를 건너고 이어 드센 물살이
죽방렴에 멸치떼를 몰아넣는 창선바다를 건너 해풍 어부림으로 막아내는 독일마을이 있는 삼동면 물건을 들린후 지족과 상주
를 거쳐 남해 금산을 가기위해 길을 떠나본다.
보물섬 남해의 여행은 사시사철 나름의 멋이 깊은곳이다.
300km가 넘는 해안길을 따라 가면 그림처럼 펼쳐지는 풍광은 여러 장르의 그림과 음악으로 변해 과분한 여행의 가치가 된다.
흔히들 여행은 날씨가 쾌청해야 제 맛이 난다고 하지만 남해는 회색빛 구름과 안개 그리고 운무가 가려 바다와 포구 그리고
산이 회색의 비단천에 가려져 있을때 더 아름답고 여행의 참 맛을 느낄수가 있다.
희뿌옇게 시야를 가리던 안개비는 남한 최대의 방풍림이 있는 물건어부림에 길손이 도착하자 약간 개인다.
폭풍우 몰아치던 날 벼락에 맞은건지 고목은 살점이 떨어져 나가 몰골이 괴이하지만 뱃길 나선 남정네들의 무탈을 비는 아낙네
들의 신성한 정성이 새끼줄에 달려 있어 발걸음마져 정숙하게 한다.
물건 바다는 고전의 바다다.
임자없는 목선이 언제나 길손을 추억속으로 데려다 준다.
남해 여정의 아름다움이 시작되는곳 물건 방조림(어부림.방풍림)에 도착하니 몽돌 해변에 가족들이 나들이를 와 고동을 잡으며
왁자지껄 웃음 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딸 아이들은 자신을 디카에 담으며 추억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모습이 바다를 닮았다.
나이든 아낙의 옆엔 억겹의 세월을 바다와 산 목선이 오늘도 여여롭게 떠 있는 모습을 한참 바라보니 푸른 내 젊음이 파도따라
먼곳으로 떠나 가 둥둥 흘러가고 있을거라 생각하니 왠지 공허해 진다.
인생사 다 그런거라고 막 소주집에서 흘러나오는 유행가 가사처럼 주어진 삶 열심히 살다 가지 뭐.
방조림에서 올려다 본 독일마을의 풍경이 이국적이다.
지인도 지나간 세월을 기억해 내며 연신 디카의 셔트를 눌러댄다.
60년대 어려운 시기에 조국 근대화와 경제발전의 초석이 되었던 독일 거주 교포 (광부.간호사등)들의 국내 정착을 위해 조성된
독일마을은 3만여평의 부지에 남해군이 30여억원을 들여 기반을 조성 70여동의 주택을 지을수 있는 택지를 개발하여 분양했다.
독일의 문화와 우리의 전통 문화가 공존하는 특색있는 관광지로 사람들의 발길이 분주한 이곳은 천연기념물 제150호로 지정된
물건 방조어부림과 함께 새로운 볼거리로 터 를 잡았다. 독일마을의 집들은 독일의 재료를 수입해 전통 독일식 으로 건축했다.
▲ 물건 마을 위로 15여채의 독일 마을이 이국적이다.
다시 수채화 같은 작은 포구가 길손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실루엣.
포구와 바다는 수줍은 얼굴마냥 검은천을 드리우며 낭만을 이야기 하듯 사람을 불러 세운다.
이곳엔 파도마져 쉬었다.
바다로 줄달음쳐 가던 작은 봉우리도 분위기에 취해 멈춰섰다.
지인은 눈물이 날 만큼 아름다운 포구라 부른다.
길손도 그 말에 이견이 없다.
미조항.
겨울엔 물메기, 봄.여름엔 멸치회가 일품이다.
독특한 감칠맛에 사람들은 그냥 지나칠수가 없다.
오랫만에 선착장 옆 포구가 내려다 보이는 2층에 지인과 앉아 멸치 회무침에 술잔을 들며 회포를 풀었다.
이승을 하직한 종형과 동서간이지만 우린 오랜 세월을 친구처럼 지내온 막역한 사이다.
타고난 성품이 온순해 아직 단 한번도 화를 낸적이 없는 사람. 그래서 사람이 좋다.
황혼에 물든 늦가을 바다의 풍광도 그리움이 솟지만 회색빛 여름 바다도 낭만이 된다는걸 남해에선 단번에 느낄수가 있다.
잠시후 길손들만 있던 룸으로 우르르 몰려드는 미식가들의 떠드는 소리에 우린 일어서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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