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날 개꽃이라고 불렀습니다.
천덕꾸러기 였고 아무 쓸모도 없는 산(山)만 황폐화 시키는 주범으로 치부해 누구하나 거들떠 보지도 않았습니다.
정작 산을 황폐화 시키고 토양을 척박하게 만드는 주범은 진달래임에도 진달래는 참꽃이라 부르고 나는 개꽃이라 불렀습니다.
진달래는 어떤이의 詩가 되어 노래로 불러졌지만 나는 찬밥 신세 "개꽃"으로 서럽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언제 부턴가 나 를 개꽃 대신 "철쭉" 으로 개명하여 부르는 사람들이 늘어나더니 요샌 "축제"까지 벌여 나 "개꽃"으로
한달간 벌어 1년을 묵고 산다고 날 향해 지체 높은 양반들도 엎드려 절도하고 때(축제)보다 일찍 피거나 늦게 피면 "난리 난리
생난리 생쇼"가 벌여집니다. 그리고 글깨나 쓴다는 사람들이 개꽃인 나를 이렇게 적더군요 4. 5월의 전설이라나... ㅎㅎㅎ
하여간 오래 살고 볼일 입니다.
개꽃이 철쭉이 되고 각지에서 나 같은 개꽃 축제를 벌여 개꽃 위상을 높여주니 살맛이 낫습니다.
그런후 나 개꽃은 의기양양 전국 으뜸 꽃 선발대회의 후보가 되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세상 천지에 밥 먹여주는 꽃 있으면 나와 보라고 전국을 돌며 유세를 떨었습니다.
그게 딱 먹혀 들어 갔습니다.
참꽃도 밥 먹여 주는곳이 몇곳 있긴 있어도 나 개꽃처럼 청정 강원도 까지 퍼져 있지를 못해 나 "개꽃"이 수월하게 압승을
하고 말았습니다. 몇년간 참꽃들의 횡포와 무대포 행동에 피 멍든 잡꽃들이 고운 진달래를 외면하고 무조건 개꽃을 밀어준
덕에 으뜸 꽃에 당첨되고 말았습니다.
잡꽃들이 말합니다.
잘 대해줄때 잘 섬기야 한다고... 글쎄 요새 나 자신이 생각해도 조금 건방지는것 같아 염려가 되지만 아 이 개꽃이 참꽃을
십수년만에 당당히 꺾은 마당에 내 맘대로 좀 해도 안됩니꺼 ? (2008.4. 26. gisandul. 산길 묻거들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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