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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

2008년 피아골 단풍은 안녕하신가?

 

2008년 피아골 단풍은 안녕하신가? 

 [글.사진 / 기산들 2008. 10. 25.]

 

    산이 붉어 山紅, 옥류의 계류가 붉어 水紅, 그기에 사람까지 붉어 人紅이 되는 삼홍소(三紅沼)는 잘 있을까?

   낙엽 떨어지는 소리까지 골을 울리는 피아골 산장은 또 잘 있을까?

   노고단에서 흐르고 반야봉에서 흘러 내려 질매재에서 만난 지류가 연곡천을 만드는 피아골은 올해도 어김없이 홍엽들을

   긴 강 섬진강에 띄우고 있는지 궁금해 산객은 피아골을 지인과 찾아갔다.

     

    올해는 오랜 가뭄탓에 피빛보다 더 진한 피아골 단풍을 기대하기가 곤란할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든다.

   그러나 워낙 단풍으로 유명세를 떠는 곳이니 만산 홍엽은 아니라도 가을을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으리라 믿고 전남 구례군

   토지면 내동리에 들어선다. 역시 초입 연곡사 방향의 도로변 단풍나무 가로수가 목마름에 잎이 타고 있었다.

   간간히 붉게 물든 잎새 그 사이 사이에도 갈증으로 타버린 잎들이 수두룩해 안타깝다. 

 

   아! 여기도 이제 통행세를 징수 받는구나.

   지인은 무엇 때문에 머리당 2,000원씩 받느냐고 물었다.

   우리는 피아골만 만나려 왔다 "연곡사는 들리지도 않으니 연곡사내의 문화재를 관람하지도 않는다. 그러니 문화재 관람료

   를 낼 필요가 없지 않느냐고 했더니 매표소(연곡사 매표소)두 아낙은 막무가내다.

   매표소에서 직전마을까지 무조건 머리당 2,000원씩 징수 받기로 되어 있으니 불만 있으면 "민원"을 제기하란다.

   허허 강제세다. 이 도로가 사유지인가 그래서 지료 명목으로 돈을 받는다 말인가? 

   절터에 주차라도 한다면 "주차료"라 생각하고 낼텐데 차는 직전마을 식당 사유지 주차장에 주차를 할 뿐만 아니라 연곡

   사 근처엔 발길조차 닿지 않는데도 이 돈을 내야 하는건지...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된 이후 전국 도처에서 일어나는 시시비비다.            

    지인은 왠지 바보같은 생각이 들어 부아가 난단다.

   돈 4,000원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이 돈을 징수 해야할 근원이 없는데 왜 돈을 내야하는지 투덜거린다.

   차라리 국립공원 입장료를 내면 세금이라는 명목도 되지만 이 건 정말 무엇인가? 

 

   계곡 물소리에 임도변의 나뭇잎은 참 화사하다.

   처음 만나는 출렁다리 입구옆의 노각나무잎이 작년엔 이쁘게 물들어 참 아름답더니만 올해는 볼품이 없다.

   계곡의 물을 흡입하기엔 거리가 너무 먼 탓일까?

 

    노오란 숲을 만난다.

   지루한 갈증에도 의연하게 가을 자태를 지키고 선 피아골의 숲들 반갑고 고맙다. 

   그것도 모자라 나무는 즐거운 연주까지 한번 하라며 산객들을 붙든다.

   지인은 연곡사 매표소의 불쾌함을 나무 연주로 잊은듯 신이났다.  

 

       애석하게도 삼홍소의 가을빛은 흐릿하다.

     때론 웅장하게 들리던 피아골의 폭들이 가뭄으로 갸날픈 물줄기가 되었지만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니

     역시 큰 산의 덕이 이런것이 아닐까?

 

                               

      빠르게 흐른 시간들이 쉬고 있다.

     수많은 사연들이 떠 내려와 애닯게 소(沼)에 머물러 있는것 같아 서글퍼다. 

     가을은 깊어가고 있다. 

     가을은 또 다시 인간들을 묵상에 잠기게 한다.   

 

 

     예년에 비해 화려하지는 않지만 피아골은 지리산 10경중 하나임을 입증하듯 산장 주변은 온통 가을의 감성을 일으켜

    세우기에 충분하다. 고즈녁한 산장 주변으로 단풍보다 사람이 더 많이 모여 담소와 식사를 즐기다가 붉은 단풍속으로

    달려간다.

 

 

     피아골 단풍축제가 10.31. 부터 시작된다.

    여느해와 같이 빛깔좋은 단풍을 기대하고 오시면 조금은 실망이 되시겠지만 그래도 피아골 삼거리로 오를때 까지

    골 주변과 능선에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단풍들이 반길것이다.   

 

 

 

       그리고 계곡엔 백옥보다 더 맑은 계류와 폭이

      지친 우리네 심신을 보듬어 안정 시킨후 속세로 천천히 내려 보낼것이다.

      내일은 뱀사골로 가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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