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따라오는 일행들에게 오창휴게소에서 증평IC를 빠져 나와 34번 국도(괴산.문경방향)를 따라 오라고 신신당부를 했건만 결국 이들은 고속도를 따라 경기 이천까지 가는 일을 져질려고 말았다.
수안보로 내려와 괴산 연풍면으로 오라하고 입석마을에 도착하니 때이른 피서객들 마을입구 교량에
진을치고 삼겹살 굽고 있는것은 좋지만 차량진입도 못하게 차량2대를 길에 주차해놓고 있다.
정이품송과 흡사하게 생긴 관송은 1월 답사때보다 자태가 고고하다.
입석마을앞 작은 주차장엔 대전.부산.대구에서 온 산악회 차량과 등산객들로 붐비고 들머리 잘 정돈된 쉼터의 풀장엔 마을아이들의 물장구가 한창이다.
1월에 부착한 리본은 벌써 색이 바래 글씨 또한 희미하고 y자 갈림길에 도착하니 선두 부회장이 길바닥에 진행방향 표시를 해놓았다. 답사때는 좌측으로 올라 은티재를 거쳐 선바위쪽으로 올랐으나 이번엔 하산했던 우측길을 오른다. 깔딱고개다.
잔설로 급경사 힘겹게 내려왔던 기억이 새롭고 오늘은 오래된 잡나무가 신록 그 자체로 도열하여 땀흘리며 오르는 사람들을 반기고 있다. 드디어 덕가산 칠보산 방향과 악휘봉으로 가는 재에 올라 얼음물로 목을 적신후 암릉을 오르니 눈앞에 펼쳐지는 산 그리고 산.
산이 부른건지 우리가 산을 부른건지 누가 이 보다 더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수 있을까?
모두들 탄성이고 자연의 신비함에 취한다. 우리 지금껏 걸어온 인생길이 저 긴 능선이고 앞으로 가야할 길은 저기 저 급경사 심한 저곳이 아닐련지...힘들면 언제든지 달려와 쉬라는듯 능선은 노송을
앞세워 넉넉함을 끝간데 없이 펼쳐놓는다.
온갖 비굴하고 나약한 마음들도 여기 이곳에 서면 선하고 강해질 자신이 있다.
뒤흔들리는 삶도 조그마한 이익에 자존심마져 버리는 참 살기힘든 세상에 근심을 버릴수 있음은 바로 늘 그 자리에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버티고 선 건강한 당신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산! 당신은 화려해도 뽐내지않고 고통속에서도 힘겨워 하지않아 오늘도 그대 정수리 올 곧게사는
나무 한그루 가슴에 담고 간다.
악휘봉은 숨겨둔 산이었다.
누가 미리 가져가면 어떻하나 풀잎 하나라도 보이지 않을려고 4개월을 눈 비 맞으며 꼭꼭 숨겨둔 그런 산이다. 악휘봉은 건강한 산이다. 천년을 버티고도 또 천년을 노송과 사이좋게 사는 기암. 세상의 생명들을 비와 바람 그리고 눈으로 부터 지키고 무지한 인간에게 인내와 기다림을 가르킨다. 칠보산.시루봉. 막장봉이 조망되고 그리고 터널위로 숨가프게 넘던 이화령. 악휘봉 은티재는 이화령으로 숨차게 가는 대간길이다. 정상 바로 밑 노송사이로 선잠깬 입석마을이 졸고있다.
후미에서 우족으로 자주 뒤돌아보며 풍광을 담고 정상에 닿아 기념 촬영을 한후 바로 밑 선바위를 4개월만에 다시 만났다. 멀리서보면 중국 황산의 미래석과 흡사해 그리움을 솟게해 악휘봉은 졸자에게 지나간 시간속 여행을 가게한다. 악휘봉의 하일라이트는 마분봉에서 시작된다.
이 산은 가질것을 다 가진 넉넉한 산이다.
암봉과 노송 기기묘묘한 바위 난이도 별3개쯤 되는 암벽(여기서 괴산군청에 바란다. 정상 밑 덕가산으로 가는 암벽의 죽은나무에 설치된 첫번째 쟈일 굉장히 위험한 상태임. 명산만 광고 할것이 아니라 바위에 쇠말뚝 단단히 설치해 등산객 안전에 유의해 주실것을 앙망함)그리고 어디에 견주어도 빠지지않을 조망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산이다. 마분봉의 적송과 육송은 한폭의 동양화다. 산 그리는 마음이 무엇인지 이제사 알것같다.
UFO바위. 바람처럼 마분봉에 착륙했다가 금새 화성으로 떠나려 한다. 아마 외계인도 악휘봉의 아름다움을 누군가로 부터 전해듣고 이곳을 찾아와 산수에 취해있다가 인적 느껴지자 부단히 이륙 할려는것인지 ... 이천을 간김에 이천쌀 한포대를 사가지고온 김해아우 일행은 은티마을에서 점심을 먹고 마법의성을 올라 마분봉으로 왔고 평화로운 은티마을에 내려오니 마을입구 수백년된 당산나무밑에 멍석을 깔고 할머니 두분과 헛개나무를 판매하는 할머니 한분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하도 앉아 계시는 모습이 학처럼 아름다워 사진을 한장 찍겠다고 하자 두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숨길것도 없이 이 고즈녁한 산골에서 순박하게 살아오신분들 세상에 한점 부끄럼 없으련만 앳딘 소녀처럼 얼굴을 가린다. 은티마을은 난생 처음오는 마을임에도 전혀 낮설지 않은것은 예전 고향의 모습이기 때문이리라. 마을 유래비와 장승 수백년된 정자나무는 영원한 고향모습 그대로다.
해는 칠보산 너머로 가고 일상으로 또 다시 가야하는 발걸음이 무겁기도 하련만 참 살기 힘들다는 세상속으로 무엇이 급한지 사람들은 잰걸음으로 갈려고한다. 피할수없는 운명적인 고된삶의 무게를 한겹한겹 떼어내어 낙락장송에 걸어두고는 가는지 긴 시간 자연산악회와 함께 해주신 여러분들께 악휘봉의 푸른솔을 가슴에 드립니다. 7월엔 굽이굽이 휘돌아가는 애닯은 정선아리랑 가락이 사무친 점제나루터를 건너 동강과 사는 백운산. 그 최고의 조망처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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