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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마여행

그 섬 욕지도 1박2일 라이딩

 

 

            

자주 얼굴보고 살자던 그 친구가 약속을 어기고 세상을 떠난후
필자는 더 이상 욕지도를 찾지 않았다.  아니 갈수가 없었다.
분하고 억울해서 무엇이 그리도 바빠 회갑도 못넘기고 쓸쓸히 간
그 친구가 야속해 그가 태어나 살던 욕지도를 마음속에서 지우려 무척 노력했다.
           그러나 아무리 기억을 지우려해도 친구가 태어나 생을 마감한
그 섬 욕지도를 내가 어찌 잊을까?
           그가 떠난 세월만큼 그리움과 보고픔은 무게를 더해가니...
           며칠전 주막에서 라이딩 하는 지인들과 술잔을 기울이다 섬 라이딩을
한번 해보는게 어떻냐고 했더니"욕지도"를 선정했다.
           떠난 친구의 매형에게 민박집을 부탁하고 8. 24. 부터 25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왕복 배편까지 예약하여 갈 준비를 끝냈다. 
               
 
긴 가뭄으로 촌부들의 애간장을 무척 태우던 그렇게 오기싫어 하던 비가
어제부터 줄기차게 내린다. 우천이라도 계획대로 라이딩은 한다고 문자를 보냈더니 
다들 오전7시40분에 집결장소로 모였다.
W CAP에 자전거를 적재하고 빗속을 가르며 통영을 향해간다.
 
 
사진가가 무겁고 귀찮다고 카메라를 두고 온것은 전장에 병사가 소총을 놓고 온 셈,
수채화 같은 풍광이 필자를 비웃는다. 그래도 기능이 다양한 라이카로 통영바다를 품고
지인들도 차에서 내려 폰으로 수묵화 한점씩을 담는다.
 
 
여객선 터미널이 한산하다. 이 우중에 선뜻 여행을 나서기가 쉽진 않을터...
예매한 승선권을 교부받고 터미널주차장에 두기로 한 트럭을 우천관계로 가져가기로 했다.
 통영김밥으로 아침을 때우고 드디어 그립던 욕지도를 향해 승선,
 비는 줄기차게 내린다.
 
 
우린 신자유주의,  라이딩 패션에 구애받지 않는게 우리팀의 자랑
선상에서 모처럼 기념으로 한컷하고 다도해의 섬들을 조망하며
친구가 누워있는 그 섬 욕지도를 향해간다.
 
 
▲ 일찌기 이런 광경을 볼수 없었던 통영바다.
 
 
 
사냥을 포기한 갈매기들의 원죄는 사람이다.
새우깡에 길들여진 이들이 펼치는 유희에 우루루 사람들이 배 후미로 모여들고
운해 낀 섬들이 눈과 마음을 평온하게 해 비가와도 가는 발길은 가볍다.
  
 
 
 좌.우 섬들을 밀어낸 배는 장대비에 젖어 쉬고 있던 연화도를 깨운다.
통영8경중 하나인 용머리를 가진 연화도에도 이젠 사시사철 여행객들로 붐빈다.
 
 
배는 다시 연화도를 밀어내며 욕지도를 향해 긴 울음을 울며 간다.
내가 어쩌면 살수 있었던 그 섬,
70년대 목선에 서너시간을 배멀미로 고생했던 기억 때문에 제주도 밀감보다
더 오래된 밀감밭 농막에서 공부하라던
친구의 권유를 뿌리치고 뒷날 통영으로 책사려 간다며 줄행랑을 쳤던...
누이와 사귀기를 바랬던 그 친구의 바램이 비가 되어 흘러내린다.
그 누이도 이태전 몹쓸병으로 오빠 곁으로 갔다는 친구 누나의 전언에
아득한 군 시절 친구와 함께했던 푸른제복의 정이 더욱 애잔하게 다가온다.
 
 
 
사시사철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욕지도는 더 이상 절해고도가 아니다.
파도처럼 밀려드는 여행객들로 풍광이 아름다운 갯가 산중턱은 이제
돈 있는 외지인들의 전유물이 되었다.
고구마 밭이 팬션으로 변하고 폐가마져 고가이니 수십년전 처음 필자가
이곳에 와 느낀 정을 바래는것은 순진하기 그지없다.
사람만큼 수시로 바뀌는것이 또 어디 있을까?
 
 
 
청정바다 그곳에 양식업을 하던 친구도 어장도 모두 사라졌다.
서러운 마음을 아는지 그가 있었던 섬이 울고 바다가 운다.
바람은 다시 내 가슴에 그를 부르고 추억은 깊이 빠져든다.
 
 
도착했다는 전화를 친구 누님에게 하고 이곳의 해물짬뽕을 먹으려 통영에서 배를 타고 온다는 
중화요리집을 찾아갔더니방금 배에서 내린 여행객들이 문도 열지 않았는데도 
줄을서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에겐 어울리지 않는것 같아 옆집 순두부로 점심식사를 하고 
민박집을 가기전 누님댁에 도착하니 두손을잡고 반긴다. 
매형 통발에 든 자연산 활어회와 매운탕으로 한잔씩 나눈후 우중이라 "천황봉"
산행은 불가해 내일 라이딩할 욕지 일주도로 답사에 나섰다.
     
 
 
줄을 서시오 해물짬뽕 먹으려면... 
 
 
 
그 어렵다는 자식농사를 너무 잘 지으신 다복한 누님댁에서 
자연산 농어회와 매운탕으로 정을 나누고...
  
 
이제부터 우중 욕지도 일주길에 나선다. 
내일 이 길을 따라 우리는 가보고 싶은 섬 욕지도 속으로 들어갈 것 이다.
 
 
답사길에서 만난 욕지 비렁길과  비경을 소개한다.
우중이라 카메라를 제대로 꺼낼수가 없어 유감이지만
대충 섬속내를 한번 들여다 보자
7년전에는 없었던 길이 생기고 친구의 친구도 이승을 하직했단다.
그 친구들 또 다른 세상에서 아프지 않고 행복하게 지내기를...
그리고 누이도 잘 챙기기를...
친구와 함께했던 방파제에서 좋아하던 소주 한잔을 부으며 빌었다.  
 
 
 
 
 
 
 
 
 
 
 
숙소로 돌아와 아우가 특별히 제조한 소맥으로 하루 일정을 정리한다.
밤새 빗소리가 외박만 하면 잠들지 못하는 길손을 더욱 잠못들게 하지만  
그래도 내일 라이딩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