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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산행, 여행

차마고도 제1부 마방의 길을 따라

 

 

 

          실크로드보다 200여년이나 더 오래 된 길 茶馬古道를 가는데 3년이 걸렸다.

    어느때는 Namaste!Nepal을 읽고 Annapurna를

밤마다 꿈을꾸듯 동경한 철없던 중늙은이가    

이 나라 노인의 기준선을 목전에 둔 나이에 두살위인 선배(필자 영농법인의 대표이사)와

작년 이맘때 정년 퇴직을 한 후배2명, 그리고 50대의 후배와 이 처절하고 험난한 길을 가기까지는

무려 3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한달여전 트레킹 전문여행사인 H사에 예약을 하고 차마고도와 "옥룡설산"에 대한 자료도 탐독,

그리고 진주에서 인천공항까지 운행하는 리무진도 차질없이 예약 완료

드디어 2015년 4월 2일 오전10시 걸망을 메고 인천공항을 향해 모두들 go go

     ㅎㅎ 리무진 기사님 느긋함에 하마트면 비행기 탑승도 못하겠다는 불안감에 가슴졸이는데  

    인솔자는 어디쯤 오냐고 연신 문자 날리고 아무튼 출국 수속은 맨꼴치,

공항 면세점에서 2011년산 프랑스 domaine des senechaux 와인한병 수집,

탑승 하였으나 강한 바람과 비 때문에 비행기 이륙이 밀려 40여분 늦게 출발했다.

    비행기 공포증에 성도(청두)공항 도착까지 또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이넘의 비행기 공포증 때문에 해외 탐방 및 여행 수없이 놓쳤다.        

 

 

 

문제는 또 있다 청두에서 1박하고 다음날 오전9시35분 국내선 항공기로

여강 공항에 도착 현지 가이드(김아무개)와 미팅후 차마고도 호도협 트래킹

시작점인 일출소우(해발1950m)에서 28밴드(해발2870m)까지 마방길의 사진이 입국후

작업 도중에 복사가 다 된줄 알고 휴지통까지 찾아가 영구삭제를 클릭하여

180여장의 사진을 날려보낸후 파일을 열어보니 마방들의 생생한

현장 사진이 모두 사라져 버렸다 ㅠ ㅠ. 

 

 

 

 

아무튼 척박하고 처절한 마방길인 차마고도는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경쟁의식 없이 욕심내지 않고 주어진것들에 감사하며 산 이곳 원주민들의

애환이 오롯이 묻어나는것 같아 6-70년대 고난의 세월을 살다가신 울 아버지 세대가 

떠 올라 사뭇 숙연해 지기도 했다.

첫 구간부터 일행중 막내가 고도적응에 실패한건지 매우 고통스러워해 의외였다.

제일 젊어서 별 어려움 없이 이 길을 갈 것이라고 생각했건만 체력도 나이 순이 

아님을 실감했다. 말을 타고 오르자는 백대표님의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한 필자가

조금은 머쓱해지지만 그래도 첫날 목적지인 차마객잔까지 고통을 참으며 따라온 

강 후배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참고로 필자가 후배에게 최소 한달 정도는 과음을 삼가고 몸을 좀 만들라고 

신신당부 하였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은 죗값을 이번에 톡톡히 치뤘다고 생각하시길...

    

 

 

 

내내 길을 걸으면서 우측 어깨에 거느리고 가는 위룽쉐산(옥룡설산)의 위용은

고산이라고는 한라산과 지리산이 전부인 우리들의 눈을 쉴새없이 놀라게 한다.

천길 발아래 요동치며 흐르는 양쯔강의 상류인 진사장강(金沙江) 또한 우리를 압도한다.

이들은 우리의 지리산과 한라산을 동산이라 부르지 않을까?

청두에만 5,000여미터 고산이 130여개가 있다니 부럽기 그지없다.

큰 땅덩어리에 14억명의 인구 그기다 큰 산군들의 집결지라니...

예전 신라가 삼국을 통일할것이 아니라 기마민족인 고구려가 삼국통일을

하였다면 대륙의 일부를 장악하여 우리도 대국이 되지 않았을까?

부아가 나고 시샘이 나서 해본 내 생각이다. 

 

 

 

 

새와 쥐만 다닐수 있었다는 이 지구상의 가장 좁은길 차마고도가 지금 변하고 있다.

KBS의 특별기획 아시아 인사이트 "차마고도"2007년 9월 5일 첫방송 이후

이 길엔 세계 각국의 트래킹족으로 넘쳐나기 시작 하면서 협소했던 마방길은 점차 넓어지고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 새로운 포장도로가 생기면서 천혜의 경관을 가진 청정지역이 문명에

오염되고 있다고 생각하니 누군가가 쓴 "안나푸르나 그만가자"라는 책이 떠오른다.

필자 일행이 일출소우로 이동중에도 터널공사를 위한 발파작업으로 20여분을 정지해 있었다.

 

 

  

 

 

희말라야 동쪽 횡단산맥속의 차마고도,

윈난과 쓰촨성의 차와 곡식을 싣고 티벳 라싸로 

티벳의 동충하초와 약초를 싣고 윈난과 쓰촨성을 오가며 무역을 했던 마방들

이제는 약초와 차, 곡식대신 트레킹에 지친 사람들을 실어나르는

마방들만 이제 이 길위에서 만날수가 있었다.

 

 

           

 

설산의 빙하가 흘러 이룬 금사강의 급류를 보니 아찔하다.

 레프팅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쾌재를 부를-

아마 하류쪽에는 틀림없이 레프팅족들이 즐기고 있지 않을까?

우여곡절끝에 우리 일행 모두는 차마객잔에 무사히 당도 할수 있었다.

무수히 쏟아지는 별들 옥룡설산의 머리위로 달은 구룸속에서 허우적거리며

이국 사내들의 가슴을 요동치게 한다.

밤풍경에 취하다 침대에 누워 눈을 감으니 좌.우 날개에 매달려 오던

위룽쉐산과 하바쉐산의 위용이 떠 올라 밤새 뒤척였다.

객잔의 식당에서 해맑게 연신 웃어주던 내 큰 손녀 또래의

나시족 소녀를 카메라에 담지못해 너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