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淸香堂山房日記

가을,가도


            

            을은 떠나지만 아직은 그 의 잔영들이 사방에 있어

          애잔한 마음이 더합니다.

          해거름

          지친몸으로 혼자 집으로 돌아가는 사내의 축 늘어진 어께마냥

          가을을 떠나보내는 심정은 

          폐가의 창틀에 위태하게 남아있는 

          서너개 붉은 담쟁이 이파리와 같습니다.

          지난 가을은

          작은 연밭에도 아쉬운 흔적을 남겨

          이른 아침 진사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지난 가을은 

          새벽 산책길 나선 연인들의 두손을 잡게합니다.   

          그놈의 세월한장 근사하게 색칠하더니

          몇번 눈호강도 못 시킨체 

          가을은 풋사랑처럼 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