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애타게 기다린 봄비에 나무들 물 뿜어 올리는 소리가 들린다
덩달아 계곡도 야무지게 봄 내려보내니 하얀 물거품이 수묵담채화 풍경을 만든다
은유의 물살은 낮은 초록의 언덕배기에서 길손의 고단한 일상을 -
일찍 피어 떨어져 드러누운 꽃잎 낱장처럼 편히 쉬게 할 요량으로 길손의 발길을 잠시 멈추게 하니
이것이 속세를 탈피하는 수단이다.
물속 바위에 핀 청태는 문득 잊힌 시간과 사라지는 것들을 보듬어 바위와 한 몸이 되어
봄春물을 쉼 없이 아래로 내려보낸다
갓 피어난 꽃망울은 더는 갈 곳이 없기에 기슭에 터 잡아 머리 풀어 짧은 세월을 보낼 참이다
봄은 더디게 오더니 하루하루가 바쁘다
만산 진달래도 피우고 바람으로 피게한 변산,돌산,거제,통영바람꽃, 恨스러움으로 핀 보춘화,몸 파르르 떨며 양지를
찾던 노루귀도 뜀박질해 온 봄바람에 노을처럼 저물어가면 호젓한 그 길섶에는 또 새꽃이 피어 들불처럼 번져 있을 거다
내일은 풍문으로만 들은 낮선 장소의 꿩의바람꽃을 만나려 갈 예정이지만 쉽게 대면이나 할는지...
봄물소리 정겹고 곱다
사진가 雲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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