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면 소재지의 고택(古宅)은 아직도 면면히 남아있어 옛 선비골임을 암시한다.
십수년전 옛선비들 쉼터 관람정 밑 남강에 낚시대 드리우고 작은꿈 하나 키울려고 무던히 애간장 태웠지만 시류에 영합하지 못하는 성격탓에 꿈도접고 상흔만 안은체 무심한 세월만 흘려보내던 암울했던 시절. 실로 십수년만에 지수를 찾아갔다.
남가람을 굽어보며 푸른 물줄기 발목 건드려도 성냄없이 긴 강 낙동강으로 흘러보내는 방어산을 오르기 위해서다. 방어산은 진주시 지수면과 함안군에 속해있는 해발 530m의 작은 산이지만 육산과 암산 그리고 계곡을 거느린 산의 면모를 고루 갖춘산이다. 晉陽誌에는 防禦山은 班城縣의 50리에 있고 일명 점산이라고도 한다. 라고 되어있다. 영봉산의 한가지가 동쪽으로 달려와서 장안산을 만들고 장안산이 다시 북쪽으로 내려와 방어산을 만들었다고 한다.
방어산 정상에는 옛성의 자취가 남아있다.
그 옛날 이 산엔 "묵신우"라는 장군이 있었으며 그 용맹을 따를자가 없었다고 한다.
장군의 겨드랑이에 날개가 달려있어 이 산 저 산을 번개처럼 건너 뛰었고 수천톤의 활을 당기는가 하면 때마침 변성에 큰 변란이 일어나자 3천명의 군사를 이끌고 산봉우리에 성을쌓아 막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방어산은 고려 우왕 5년에 둘레 약 700m의 성을 축성 하였다는 기록이 있으며 또한 6. 25. 한국전쟁때는 쾌방산과 함께 방어선을 구축하여 천혜의 요새로 적군을 방어하기도 했다.
방어산은 친구들 혹은 가족들과 함께 가볍게 떠나는 산행지다.
쉬엄쉬엄 놀면서 올라도 2-3시간이면 산행을 마친다.
벼랑바위등 제법 바위군이 소나무숲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을뿐 아니라 정상부근에서 바라보는 남강의 물줄기는 햇빛을 받아 은빛으로 눈부시게 한다. 황폐한 들녘엔 그래도 태풍을 피한 나락이 황금색이다. 가까이는 월아산을 시작으로 천왕봉과 황매산이 조망되어 작은산에 올라 있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덕석바위를 비롯해 곳곳에 전망대가 있어 조망 산행지로도 과히 손색이 없다. 게다가 일몰 풍광 또한 긴 그리움을 낳게한다.
가는길
방어산은 지수 나들목을 나와 우측으로 빠져 나오면 오른쪽에 지수중학교가 보인다.
지방도와 만나는 삼거리에서 면소재지가 있는 좌측을 들어서서 3-5분쯤 가면 파출소와 면사무소를 지나고 관람정이 있는곳으로 계속 가다가 우측 남해고속도가 지나는 지하통로를 지나면 좌측은 함안으로 가는 지방도이고 우측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가면된다.
마을을 지나 조금만 올라가면 방어산 등산표지판이 서있는 주차장에 도착한다.
오른쪽엔 작은 분재하우스가 있다.
시멘트 포장길 따라 쭉 가면 등산로 1코스는 암자가 있는 좌측길로 가서 암자옆을 돌아가고
등산로 2코스는 우측으로 계곡이 있는 방어재로 가면된다. 방어산도 근교의 아름다운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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