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한 생명력으로 다시 돋아나 호젓한 산길에 작은 그리움을 깔아놓고...
식목일.
왜 해마다 푸르게 더 푸른 세상을 열어 가야 할 이 날이 초대형 산불로 전쟁을 방불케 하는가?
외국영화에서나 아니 거대한 땅덩어리를 가진 외국에서나 볼수있는 산불이 올 식목일에도 어김없이 연중 행사처럼 벌어지다니... 낙산사의 동종(보물)이 녹아내리고 천년고찰은 달려드는 불기둥에 용트림 한번 못하고 맥없이 무너지는 광경을 보며 가슴을 태웠다.
문화재 관리에 지극히 소흘함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현재를 다시본다. 선조들이 지혜를 짜 건립한 아주 오래된 정자(보존할 가치가 충분한것들)도 자립도 낮은 지방자치는 예산타령만 하다가 방치해 결국 비바람 맞아 힘없이 무너지고 또 무너져갈 광경을 여-럿 보고있다.
늘 그렇듯이 도둑맞고 외양간 고치는 병폐는 물론이고 간혹 구역논쟁으로 먼곳 불구경처럼 팔짱만 끼고 있다가 그새 사라지는 지방문화재도 비일비재 할것이다.
그날 과연 돈으로 환산할수 없는 가치를 지닌 고찰 낙산사를 방어할 능력이 우리에게는 없었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선진과 이만불시대를 아직 이야기할 싯점이 아니질 않는가?
마터호른을 닮았다는 고성 거류산도 눈앞 물빛처럼 봄옷을 갈아입을 준비를 하고...
봄의 전령사 개나리가 구절산 초입 지천으로 피어있다.
해마다 이맘때쯤 고통을 겪는 한국의 산을 생각하며 우리 다시 자신을 뒤돌아보자 아니 정신수양을 다시하자 시궁창 같은 마음을
다잡아보자.사는것이 살아갈일이 힘겨워 홧김에 방화를 한다면 이것은 심각한 사회문제고 범죄가 아닐수없다. 엄청난 재산손괴는 물론이고 존귀한
생명마져 앗아갈수 있는 이 엄청난 일을 져지른자가 있다면 그는 분명 온전한 정신을 가진자일까?
이제 내년부터는 식목일이 없어진다고 한다. 단순히 공휴일 하나가 없어지는것이 아니라 악몽처럼 되살아나는 산불도 없어져 가길 기대한다.
이날 우리가 심은 나무보다 한줌재로 사라져간 거목들이 더 많은 2005. 식목일 푸른동해와 국토의 최동단 독도까지 자비의 손길을 뻗히던 낙산사마져 두눈 크게 뜨고 있는 우리앞에서 재로 사라져 갔다. 그리고 얼마후 한번도 시행치 않았던 재난지역이 선포되고 ........
4월은 들꽃들이 산길에 강인한 생명을 뿜어올린다. 들꽃 그 자태가 크다거나 화려하지도 않지만 고고하게 느껴지는것은 이리저리 차이면서도 모질게 살아온 민초들의 삶처럼 무수히 밟히고 꺾어지면서도 언땅속에서 생명을 소중히 지키며 봄이면 어김없이 척박한 땅속을 헤집고 나와 생명을 뿜어올리는 저 결연한 몸부림 때문에 우리를 흥분되게 하는것이다.
들꽃은 여러가지의 의미로 다가온다. 시집가 고생하는 누이의 인내가 깔려 있는가 하면 졸졸졸 작은 소리로 흐르는 고향집앞 개여울이 되고 어둠을 걷어내는 여명도 된다.
적막이 감돌때는 들꽃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시로 노래가 되어 하늘을 향해 춤을춰 슬픔을 멎게하고 때론 이쁜 아이의 꽃신도 되는가 하면 수십년전 보리고개 넘어가실때 땀이나 자꾸 벗겨지던 울 아버지들의 검정 고무신도 들꽃에 묻어난다.
영악한 인간과는 달리 겸허하게 욕심부리지 않고 질서를 지키며 다툼과 시샘없이 순서대로 피고져가는 저 들꽃을 보며 만물의 영장이라는 우리 인간들의 삶의 질서는왜 이 모양일까?
들꽃산행을 갔다.솔고개 용송(龍松)-필자지음-은 고성군 동해면으로 가는 길목에 있고 그기서
잠시 머물다 삼거리를 만나 우측으로 50여미터 가면 예전 목탁소리를 내던 소가 있던 동네 입구다. (이 소는 얼마전 강원도의 암자로 팔려갔다함)지금은 폭포사 팻말만 낯이익다.
맞은편엔 마터호른을 닮은 거류산이 벽방산과 함께 기름진 고성벌과 읍을 감싸고 있다.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10여분 가면 물빛고운 저수지를 만나고 108계단이 있는 폭포사를 만난다.
구절산 산행은 우측 폭포밑 작은 다리를 건너 가파른 능선을 올라 좌측 정상을 가는것과 108계단을 올라 흔들바위를 지나 능선을 따라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정상에 오른뒤 임도로 내려서 반대방향으로 하산하는 코스가 있다.
산행시간은 쉬엄쉬엄가도 3시간 정도면 충분해 근교
산행지로는 최적지다.
특히 하절기 구절폭포(필자지음)의 물소리는 웅장하기 그지없다. 구절산은 곳곳에 다도해를 조망할 전망대가 있어 산객 발목을 잡는다.
봄이 시작되는 4월은 들꽃이 지천으로 피는게 아니다. 정작 들꽃은 5월이 시작되어야 그 수가 늘어난다. 허지만 4월에 피는 들꽃들은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민초들의 꽃이다.
억눌림에도 굳건히 살아온 민초들 그들의 애환처럼 4월의 들꽃은 아주낮게 작지만 분수처럼 그 생명을 뿜어내며 나약한 인간에게 용기와 희망의 메세지를 전한다.
수만리 먼길을 날개짓하며 고향 처마밑으로 찾아든 노랑제비꽃 한서린 여인의 절규인양 울부짖는 산자고.팔순노모를 그리워하는 할미꽃.애수를 자아내는 얼레지.작은 희망을 전하는 양지꽃.
주막집 어둠 밝히는 호롱불 현호색.그외 솜방망이등 4월의 들꽃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호젓한 산길 그것도 외진곳에 피어 지친 산객의 마음을 잠시 쉬게한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들꽃들의 향연장으로 여러분도 길 떠나가 보시죠.
고성 동해면 구절산에서 기산들이 전합니다.
얼레지
노랑 제비꽃
할미꽃
흰제비꽃
양지꽃
솜방망이
현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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