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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까운 산길

국사봉에서 띄우는 봄의 연가

참 용케도 그 추운 겨울 북풍한설(北風寒雪)에 짓눌리면서도 참아내어
산객 기다림을 아는지 너는 또 그렇게 아린 그리움을 쏟아내며
4월말 어김없이 분홍빛 별이되어 국사봉 능선에 내리는구나.
그 옛날 질메재 아래 임두고 먼곳 시집간 열아홉 처자가
타고가는 가마속에서 흘린 속울음인듯 새벽 이슬받아 너는 다시 번득이고
잊고산 모진 세월처럼  네몸은 티끌처럼 털이솟고 진한 타액이 묻어난다.
꽃술 하나에 나비가 되고
꽃잎 한개는 두견이가 되더니
너는 너른들판 보리이랑 사이를 툭치며 그렇게 가는봄을 노래한다.
오늘 인적없는 이른 아침 네 품에 안겨 도망친 사랑놀음이나 해볼까?

 

 

아린 그리움은 능선 곳곳에 바람처럼 일렁인다.

 

 

네가 오늘 별로 이 능선에 내리는것은 긴 다림이 있기 때문이다.

 

 

봄날 울면서 시집간 누이의 분홍치마가 능선에 드러눕고...

 

 

삶은 한순간도 가만히 있지 않지만 갈등속에서 익어 갑니다.

 

 

지금껏 걸어온 산길이 험하고 앞으로 갈 산길 멀어도 나는 고독한 산길 갈 것 입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것은 사람답게 살때 입니다.
많이 가졌다고 유명인이라고 하루밤 숙박비가 기천만원에 식사비가 또 기천만원 그리고 타고온
승용차가 기억등등의 혼례식 소리를 들은 오늘 아침 기백만원에 목숨을 끊어야하는 현실도 있음에 문득 사람이 비바람에 떨어져 드러누운 꽃보다 더 추하다는걸 느끼게 됩니다. 

그래
이왕 능선 물들일려면 사정없이 들여라
혹여 너 꺾는이 한 둘 있더라도
한칼에 벌하지 말고 기다림으로 베풀다 가거라  
바람결에 너 떠남도 전하지말고
소리없이 잎내밀며 지다가
익은 산객 발소리 여여롭게 들리거던
내년 봄 오늘처럼
다시 분홍별로 뜨거라

또 널 기다리마 / 물처럼 바람처럼 살고싶어 산가는 /기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