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 국사봉. 산은 섬이되고 바다도 되고
보송보송 솜털같던 억새도 은빛으로 늙어 바다를 만드는 운해와 같이 가을을 익게합니다.
새벽 월아산 국사봉을
오릅니다.
질매재서 죽어라 하고 평길도없는 가파른길을 냅다 달립니다.
얼마 가지못해 제풀에 꺾여 숨만 죽어라고 헉헉 되지만 나는 이런 순간을
사랑하고 즐깁니다.
숨이 금방 넘어갈듯한 고통 그것은 내 삶이기 때문에 나는 피하지 않습니다.
나를 산을 오르는 이유를 묻는다면
주저없이 고통을 당하기 위해 오른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람들도 오릅니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오른다고 합니다.
슬픔덩어리를 안고 고통을 맞받아가는 나와는 천양지 차이로 산을 오릅니다.
야호를 외치는 사람. 야 - 호를 외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도살장에서 외울음 소리 내는 짐승
같은 목소리가
새벽잠 달게 즐기는 산새마져 소스라치게 놀라게도 합니다.
가을 국사봉. 특히 새벽 국사봉은 슬픔과 그리움 그리고 외로움이
공존합니다.
버얼건 해돋이는 분노의 외침이고 억새 하늘거림은 그리움과 외로움을 피웁니다.
운해는 시나브로 산을 섬으로 만들어 목선 한척없어 그리운이 곁으로 가지못하는 나그네를 더욱 울게만들고 멀리 뱃고동 애잔하듯 북쪽 쉼없이 가는 기러기 외울음소리 골골을 돌아갑니다.
운무 아름답게 펼쳐진 국사봉에서 기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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