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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까운 산길

남해 가천 다랭이 마을과 설흘산

 

파도도 잠재우는 가천 다랭이 마을과 설흘산.

그곳에 가면 신비스런 남근석과 거시기 바위도 있다.

 

가천 다랭이 논과 밭.

 

가천의 설흘산 산행은 이번이 4번째다.

처음엔 언론에 소개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올랐고 그 다음 부터는 코스를 바꾸어 가면서 여름.가을 겨울산행을 하고 드디어 진달래 암릉사이로 분홍색 피우는 봄 산행을 간것이다.

2003. 4. 5. 10시30분 김국장 내외와 진주를 출발하여 금산 금호지에서 시작하여 속사 갈전마을 까지 이어지는 벗꽃길을 따라 막힘없는 남해고속도를 달려 남해대교에 도착하니 이곳 벗꽃은 이미 지고 있었다. 설천 해변길을 돌아가니 노오란 유채밭에 전국에서 모여든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이 가족을 모델로 하여 연신 셔트를 눌리고 있다. 노란 유채꽃과 바다 정말 잘 어울리는 앙상블이다. 암수바구앞 농주 담가 길손들에게 파는 할머니댁을 꼭 한달만에 다시 찾아가 농주 한병사서 베낭에 담고 응봉산에서 설흘산 봉수대쪽으로 오를려고 하는데 김해 아우의 전화다.

 

청명날 묘지옆 나무 두그루 베려 내려 왔다며 작업 끝나고 나면 이곳으로 오겠단다.

오는길을 대충 일러두고 오르지만 눈은 자꾸 한길가로 간다. 시멘트 임도를 조금 오르니 제법 가파른 산길이 나오고 광주등지의 산악회 리본이 한두개씩 눈에 들어온다. 이미 이곳은 다랭이 마을로 전국에 알려져 각처에 사람들이 년중 모이고 새해 첫날 새벽에는 바다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기위해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이다. 능선 안부 공터에서 늦은 점심을 먹을려고 하였으나 식사후에 올라갈길이 너무 힘들것 같다며 산 중턱까지 오르기로 하고 한참을 오르다가 무심코 뒤를 돌아보니 그림같은 장관이 연출되고 있었다. 야 !아름다운 산길이다. 이런 산길이 있었다니 이래서 설흘산은 작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것이다.

 

 

호수다 바다가 아니라 산정호수다. 검푸른 파도도 여기 설흘산 응봉산 발아래 닿으면 엄마가 아기에게 등 두드리며 자장가 불러 잠재우듯 파도를 보듬어 잠재운다.직선바위도 보이고 구색을 다 갖춘 산이다. 응봉산 정상 밑 바위 전망대에 오르니 기가 막힌다. 암릉사이에 핀 진달래.다랭이 전답과 50여가구의 마을이 산과 바다와 어깨동무하며 정답게 살고있다.

 

막걸리 한잔 마시며 사방 둘러보니 바위에 핀 꽃에 취한다 여기가 무릉도원이고 신천지고 낙원이 아니던가 행복의 척도는 마음 먹기에 달려 있으니 오늘 좋은 아우들 있으니 이 보다 더 귀한 보물이 있던가. 한참 식사와 경치에 취해 있는데 우리가 앉아있는 전망대 바위곁으로 사람들 소리가 들리더니 7-8명이 올라온다. 부산에서 산행 오신분들이다. 산에서 만났으니 산 동무이니 어찌 한잔술이 아깝겠는가. 한잔씩 권하다보니 술은 바닥이 났고 김해 아우 올라오면 마실술이 없어 딱 한잔 남겨두고 기다리고 있는데 저 밑에서 아우가 올라와 정상을 향했다.

 

 

 

가천 다랭이 마을로 하산하니 어느새 해는 서산에 기울고 암수바구를 보지못한 김해 아우를
데리고 할머니댁으로 가니 한켠엔 벌써 막걸리 파티가 벌어지고 있다. 산탄후 갈증에 마시는
막걸리맛을 어디에 비할수 있던가. 채취한 미역 깨끗히 씻어 졸자의 입에 한옹큼 넣어주시던
할머니 김해 아우와 기념촬영을 끝으로 설흘산 봄 산행을 마치고 여름에는 해수욕장이 있는
사촌에서 바다를 보면서 오르는 산행을 한번더 계획할려고 한다.

 

 

가천 다랭이 마을 남근바위(좌)와 거시기 바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