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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정맥 길

낙동정맥 첫날 구덕산 강풍도 인내로 잠재우고...

 

                                         낙동정맥 제1구간

 

구덕산 강풍도 잠재운 강한 의지의 출발

 

대티고개-구덕산-고원견산-개금동-삼거리안부- 백양산-만남의 숲-만덕고개 / 19.5km

 

 

 

다시 맥을 밟기로 했다.
엄청난 고통뒤에는 탄산음료 같은 짜릿함과 그리고 성취한 희열의

전율이 쏴아하게 전신을 돌아 나간다.

 

거친 산길일수록 더 다가가고 싶은게 맥 종주 산행이 아닐까?

 

전설처럼 살자는게 아니라 긴 산줄기에 서면 삶의 고통과 고독함 그리고

외로움도 잊혀지고 오직 평온한 마음만 능선을 따라간다.

그래서 산객은 베낭 하나만 걸치면 거침없이 숨몰아쉬며 산을 오르는게 아닌가?

 

 

 

2005. 2. 20. 오전 6시45분 출발지 직업전문학교앞으로 가니 여성산행대장과

김남철 운영위원이 나와있다.

 

이어 김해 제씨(김종길 아우)가 낙동정맥 전담 기사로 자청해 도착했다.

김해 장유에서 경남도청 김주명아우를 태우고 대티고개를 찾아 초입을 찾던중

마침 사악산을 오르는 등산객을 만나 정맥길을 안내 받을수 있었다. 고맙게도

부산에 계시는분들이 (인터넷 자연산악회 회원)부산 구간에 동참하겠다며 전날

연락이 와 고개에서 만나 은하탕옆 돌계단을 올라 달동네 골목길을 돌아

 

오르니 산길이 시작된다. 제법 가파른 길이 이어지고 강풍과 뚝 떨어진

기온이 쟈켓을 벗을 엄두도 못내게한다.

 

코가 닿을듯 숨몰아쉬며 사악산 헬기장에 오르니 강풍은 금방이라도

대원들을 날려버릴 기세로 달려든다.

 

그러나 우리 눈앞에 펼쳐지는 몰운대 낙동강 영도 오륙도의 파노라마.

 

 필자가 예전(1970년초)꿈이 많았던 시절에도 이런 광경은 단 한번도 볼수 없었다.

아니 그때는 어디 이런곳에 오를 여유조차도 있었던가?

남포동에서 해운대까지 자전거로 가야할 형편이었으니까? 

 

  넓은 헬기장을 지나는 대원들 위로 기상관측소 공사가 한창이다.

 

몰운대는 낙동강 하구에 구름과 안개만 피어오르면 섬이잠겨 보이지 않는다고해 붙여진 이름이고 그 경치가 장관이라 지방

화재 제27호로 지정되었단다.

처음 종주대가 이 구간부터 종주를시작할려고 하였으나

 

빼어난 경관에 마지막 종주기념 행사를 이곳에서 하는것이 좋을것이라는 산을 너무도 사랑하는 지인의 말에따라 대티고개를 1차

산행으로 정한것이다.

 

대티고개에서 몰운대로 가는 산줄기는 고층아파트 단지로 끊어져 중간중간 산은 섬이되어 떠다니고 있다.

 

 

 

강풍에 개스가 밀려서인지 부산의 조망이 이렇게라도 보이는것은

일년에 몇번쯤이나 될련지..

 

구덕 운동장도 발 아래 있고 감천의 화력발전소와  금방 바다와

만난 낙동강이 대양을 향해가는것이

 

선명하게 보인다. 구덕산이 눈앞에 있지만 정맥리본이 없다. 

 

보통 낙동정맥을 가는 사람들이 백양산 구간을 지나면 아파트로 맥이

끊어졌다며 택시로 곧장 몰운대로 간다더니...

 

아무튼 이 구간은 정맥리본은 없다. 휴일 자신들의 뒷산을 찾은 등산객에게 혹 정맥길중 엄광산 가는길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마주보이는 저 산 철탑을 향해가란다.

 

 

가파른 비탈길을 내려서니 다시 맥 끊어지고 사람들이 모여사는 꽃동네다.

정면으로 새진 수목원 빌라트를 지나 횡단보도를 건너가니 엄광산에서

내려오는 한무리의 등산객들이 보인다.

 

부산에 계신분들이 이곳 꽃동네 시락국이 천하의 일미라며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하지만 갈길이 너무멀어 고맙지만

사양하고 우리는 길을 재촉한다. 

 

 

 

 

꽃동네. 이곳 시락국이 일미

넓다란 솔숲길을 지나 임도를 오르고 이어 20여분간 코가 땅에 닿을듯한

비탈길을 힘겹게 오르니 엄광산이다.

 

정상석에 많은 사람들이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엄광산 반대편은 정상 바로밑까지 임도를 따라 차량들이

올라오고 있어  차량매연에 소나무들이 몸살을 할것같다.

여기서 임도쪽으로 직진하면 안되고 좌회전하여 중계탑 옆을 돌아 나가야한다. 

 

산제 음식을 들고가는 대원들이 안스러워 적당한 장소에 산제를 지내자고 했더니

마침 중계탑 뒤 헬기장옆으로 너른 공터가 나와 무사종주를 기원하는 산제를 올렸다.

 

 

 

 "천지신명 이시여 여기 한국의 맥을 찾아가는 진주 자연산악회 종주길을 굽어 살피소서" 

 

산제후 부산에서 동참하신 회원분들과 2차 구간인 금정산에서 만날것을 기약한후 여기서 헤어져

 

우리는 백양산을 향해 빠른 걸음을 재촉한다. 

 

 

 

엄광산 능선을 따라가던 맥은 다시 곤두박질 하듯 비탈길로 이어지다가

맞은편 임도와 우측으로 가는길로 헷갈린다.

 

일단 좌측으로 길 따라가니 내려 가는게 아니라 다시 능선을 오른다.

 

지도와 선답자들의 종주기를 떠올리며 진행하니 이 길이 정맥길이다. 

운동기구들이 즐비한 동네 체력단련장을 돌아 내려가니

서민들의 작은집들이 궁핍한 삶처럼 너덜너덜 붙어있다.

 

비탈길을 따라 내려가니 인제대학 부설 백병원이 우측에 보인다.

이어 지하도를 건널때 대원들의 감정이 묘하다.

 

맥이 땅속으로 가다니...

지하철역을 돌아 다시 올라가니  이번에는 동서고가 도로가 앞에있다.

 

 

 

고가도로밑 횡단보도를 건너 개금동에 진입했고 초등학교와

아파트단지를 지나 다시 맥을 만나 초입 나무의자가 놓인곳에서

잠시 쉬다 일어섰다.

오늘 느닷없이 종주길 같이 가자고 했더니 따라나선 최진석(외항선장)아우는

수육 상자를 들고 고생을 하고있어 미안한 마음에 적당한 장소에 식사를 하자

 

일르고 급경사길 다시 힘겹게 올라 소나무숲과 군데군데 작은 바위들이

직립한 주능선에 닿아 앞을보니 철탑이 보여 그곳 공터에 식사자리를

보라고 했더니 참사랑과 부회장이 내려갔다가 식사후 올라오는것이

 

힘들겠다며 산행대장이 더 나가 우측산길옆에 자리를 잡았으니 두사람 올라오면서

내려가 보라고 한 필자를 원망한다.

 

식사자리로 오기전 비탈길에서 뒤돌아보니 전망좋은 바위 암봉이 보여

아마 조개바위인듯 하다.

 

시래기국에 만두와 수육 소주를 반주삼아 늦은 점심을 먹고 일행은 다시 일어섰다.

 

 

 

 

 

 

전망좋은 암봉을 지나 잠시 내려서다가 다시 오름길로 들어서니 노송이 손흔들고 돌탑과 산불감시초소를 만났다.

 

우측 너른 공터 중간 쯤 커다란 돌에 음각된  愛鎭峰은 공원처럼 능선이 조성되어 있어 필자 추측으로는 원래의

 

봉우리 이름은 아닌것 같고 지자체와 구민이 자신들의 구(부산진)를 사랑하자는 의미에서 조성되고 이름 붙여진것 같다. 

 

백양산이 눈앞에 있지만 몇몇 대원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필자도 허벅지 근육이 당기며 매우 불편하다. 갑자기 해낼수 있을까에 의문이 생기고 겁이난다.

무릅을 손으로 짚어가며 가파른길을 올라서니 커다란 돌탑이 있는 백양산 정산이다. 

북구와 동래구민의 심장이고 공해에 시달리는 부산의 산소탱크 여기 이 낙동정맥의 숲이 없다면 과연 부산은 푸른

건강을 유지할수 없을것이다.  대원들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이어 가파른 비탈길을 내려선다.

 

 

 

우측 능선으로 만덕고개가 짐작이 되지만 아직 길은멀다.

급경사길을 조심하며 내려서니 숲좋은 만남의 숲을 만났다.

창원의 주명아우와 하창준대원이 나무의자에 앉아 필자 쉬기를 권한다.

이 지역 사람들의 여름 피서지로도 만남의 숲은 일품이다. 약간의 비탈길을 오르기전 옛 산성터를 끼고 돌아가니

남문 3.8km 팻말이 순간적으로 마음을 무겁게 하지만 중단할수는 없지 않는가? 

고압 송전탑을 지나고 오래된 솔숲을 따라 kbs중계탑이 있는 368.5봉에 도착하니 해운대 달맞이고개와 

광안대교 그리고 동래구 전역이 손에 잡힌다.

 

 

 

 

 

예전 금정산밑 동래에서 살았던 총무는 감회에 젖어 아마 그 시절이 시네마스코프가 되지는 않았을까? 

 

지친 두다리로 계단 비탈길을  내려갈때는 바늘로 찌르는 느낌이라면 이해가 될련지...

 

필자는 다리를 끌다싶이 하여 만덕고개에 닿았다. 그리고 뒤쳐진 대원들도 모두들 무사히 도착해 서로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언제나 그렇듯이 시작이 제일 힘들지만 시작만 하면 이미 반은 성공했다고들 한다. 낙동정맥의 시작은 정말 산뜻했다.

그래서 우리는 이미 절반의 성공을 하산주를 마시며 느낄수 있었다.

1차 종주하신 대원 여러분 낙동정맥종주 이제 시작일뿐 입니다.

참 그리고 그날 돌아올때 여성대원들 왈 "회장님 1구간 이 16.5km밖에 안된다 해놓고 19.5km를 간 이유가 뭡니까 ?"

라고 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