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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 산길에서

칠보산과 동해 고래불

 

칠보산과 고래불 해변

 

 

하늘과 바다 그리고 산마져 온통 회색빛이다.

유금사 독경소리 골을돌아 귓가에 살며시 내려앉고 갸냘픈 풍경소리는 마음까지 씻어준다.

천하의 명약 산삼을 비롯해 더덕 철 등 7가지의 보물이 있었다는 칠보산은 가는길이 너무멀어 반나절이나 걸리지만 그곳엔 아름다운 적송과 맑은계곡. 귀한 분홍 수국이 청초로이 길손을 맞고 있었다.

 

 

2005. 7. 10. 오전8시 진주를 출발한 우리 일행(박영태 산행대장. 강영복 아우.필자)은  남해고속도를 거쳐 양산가는 경부고속도로와 만나 줄창 달리다가 경주 나들목을 빠져나와 고래가 숨쉬며 사는 동해바다에 치마폭 드리운 영덕 금곡리 칠보산에 도착하니 12시01분이다.

칠보산 휴게소에서 울진 방향으로 조금만 더 올라가면 칠보산 휴양림 입간판이 서 있다.  

좌측 구멍가게를 지나 들어가면 좌측은 휴양림으로 가는 길. 우리는 진입로 포장공사가 한창인 유금사를 물어 들어가니 관광버스에서 내린 수십명의 사람들이 유금사를 찾아가는걸 보니 예사로운 사찰은 아닌가 보다. / 필자생각

 

 

안개비에 젖은 유금사 경내로 들어가자 낭랑한 비구니의 독경소리가 좌측으로 흐르는 계곡물 소리마져 삼켜버린다. 발밑 동해바다 고래등에서 불어온 한줄기 바람이 풍경을 살짝 건드리니 외마디 소리는 낭랑하다. 산길을 찾기위해 대웅전을 돌아 나가니 뜻밖에도 보물인 3층석탑이 천년 풍상을 견디며 고고히  그리고 의연하게 산객 발목을 잡는다.

 

길이없어 되돌아 나가다 풀 먹인 모시적삼에 얼굴에 불심 가득한 노 보살에게 산길을 묻자 밖으로 나가 우측 계곡옆을 따라 올라가면 칠보산으로 가는 산길이 나온단다.  넓은 고추밭을 지나 산길에 접어들자 아름다운 적송이 호젓한 산길을 더욱 기대에 차게 하더니  이어 맑은 계곡물소리가 마음까지 맑게해 기분이 좋다.

 

 

계속되는 가파른길 이내 땀은 전신을 적시고 노송의 기개와 무리지어 도열한 철쭉 그리고 가을을 붉게 적실 단풍나무의 군락이 부드러운 녹색 비단처럼 좌우에 물결져 있다.  칠보산을 다녀간 모든 산객들이 한그루씩만 뽑아 마당 한가운데 심고싶은 욕심이 생긴다는 적송이 어쩌면 칠보산을 더욱 강열하게 하는것같다. 적송과 안개 어울리는 그림이지만 오를수록 안개가 더욱 짙어져 정상의 아름다운 동해바다 조망은 어려울것 같다.

 

칠보산(810m)의 적송 대부분은 거목이다. 산 중턱에 흐르는 계곡물은 맑은것이 아니라 눈까지 시리게 한다면 그 맑음의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될 것이다. 정말 힘겹게 능선에 올라보니 안개 때문에 조망은 어림도 없다. 철조망이 쳐진 우측으로 돌아 안내 표지판을 보니 하산은 휴양림 쪽이지만 오늘은 차량 때문에 원점 회귀산행을 부득히 해야할것 같다.

 

 

잠시 숨을 고르고 이어 출발하자 전방에서 왁자지껄한 소리기 들린다. 한무리의 등산객이 온건지 주위는 갑자기 산만해지고 너른 헬기장을 지나 조금 올라가니 대리석 명찰을 단 칠보산 정상이다. 부산 좌측 수영에서 온 "좌수영산악회"회원들이 점심식사를 한후 정상석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갈길이 먼 우리도 사진한장을 찍고 급히 내려가 헬기장에서 점심을 들고 왔던길 다시 적송들의 환송을 받으며 내려간다. 푸른 동해바다 회색빛으로 드러누운 고래불로 ....

 

사진 좌.강영복. 우. 박영태 산행대장. 

 

동해바다. 고래가 사는곳.

그 푸른 동해바다가 온통 회색빛이다. 암울한 우리네 삶처럼 성난 파도만 가만히 있는 모래톱을 때린다. 배 한척없는 망망한 회색바다는 갈메기 마져도 어디로 보낸건지...

적막이다.  그 무서운 고독은 모래성을 쌓는 아이들과 흰 포말로 덮쳐오는 파도를 막아선 고래불 해변의 악동들만 잠시나마 깨운다. 산 사내들이 맨발로 해변을 걷는 모습도 흔치 않을듯 필자는 드라마의 한 장면을 담았다. 오늘은  한적한 해변이지만 작열하는 태양이 무수히 내리 쬐이면 사람들은 벌거숭이가 되어 제 각각 드라마속 연인들이 되어  아름답게 혹은 슬프게 그렇게 추억을 만들어 갈 것이다. 산행후 해수욕을 겸한 천혜의 산행지지만 우리가 사는 이곳과는 거리가 너무멀고 특히 8월 피서철에는 곳곳에 차량 정체로 길에서 수시간을 보낼것 같아 철 지나서 가면 더 좋은 산행이 되지 않을지... 꼭 8월에 가자고 하시면 검푸른 파도에 씻겨가도 모래성 쌓을수 있는 이곳을 갈 것입니다.

 

 

▼가는길

남해고속도 김해방향에서 양산방면 경부고속도로 진입하여 천년고도 경주 나들목을 나와

포항방면으로 가다가 안강 울진 영덕 방면 7번국도를 따라가서 영덕 강구포구 지나 울진방향

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영덕 금곡리 칠보산  휴게소 위 칠보산 자연휴양림 입간판 있는곳에서

서행하여 유금사를 찾는다.

  

▼옆 볼거리

석포. 고래불 해수욕장. 강구항 대게. 영해읍의 그대 그리고 나 촬영장 등 많다.

 

 

 

참고로 휴가 가실분은 여여롭게 가시면서 칠보산은 물론 울진의 명산 응봉산 도 오르시고 석류굴은 물론 주변 줄줄이 이어진 해수욕장 모래밭에 발자욱도 남기시고 또 바다에서 이글이글 타며 떠오르는 동해의 해돋이와 너무 비싼 생선회 먹을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