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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마여행

쪽빛바다 그리고 삼여도와 사는 욕지도

쪽빛바다 그리고 삼여도와 사는 욕지도

 

[욕지도]

"알고자하는 의욕"이라는 뜻을 지닌 욕지도 .

거센 바람이는 태풍도 해일도 고스란히 맞아야하는 孤島. 두미도. 노대도(上.下)우도. 연화도등 12개의

사람이 사는 섬과 27개의 무인도가 있는 욕지도는 행정구역상 통영시에 속한다.

 

한때는 인구가 1-2만을 넘은적도 있으나 썰물빠지듯 육지로 육지로 빠져나가 이제는 2,700여명이

거주하면서 염소와 활어양식 그리고 [욕지고매]라는 상표로 전국에 널리 배달되는 예전 임금님께

진상된 맛있는 고구마가 수입원이다.

 

 

욕지도 전경.

 

예전에는 제주도 처럼 도둑이 없어 집집마다 대문이 없었으나 지금은(?) 간간히 눈에띈다.

수목이 울창하고 가시덤불과 온갖 약초가 자생하는 골짜기에 사슴떼가 뛰어 놀았다 하여 한때는 녹도(鹿島)

라고도 불렸던 섬.  그 환상의 섬 욕지도를 가보자.

 

통영에서 뱃길로 30km에 떨어져있는 욕지도는 천혜의 경관과 싱싱한 해산물 그리고 개척 117년이라는

전통속에 살아가는 넉넉한 섬사람과 쪽빛바다가 어우려져 한폭의 그림같은 곳이다.

필자는 욕지도와의 인연이 남다르다.  74-76년까지 같은 부대에 근무한 욕지면 동항리 관청 하태호씨의

권유로 77년 여름 책몇권을 싸들고 목선(당시는 지금처럼 카페리 같은 여객선이 없었음)을 타고 가면서

처음으로 당한 배멀미 (지금 생각해도 등골이 오싹하다.)와 유배지같은 생각에 적응을 못하고 이틀후

충무(현 통영)로 책을사러 간다며 육지로 줄행랑을 놓은것이 아름다운 욕지와의 첫 인연이다. 

 

 

욕지도를 갈려면 통영으로 가 여객선 터미널로 가야한다.

승선비는 1인당 금 8,200원이고 도서민 즉 욕지면에 거주하는 사람은 금 6,600원이던가?

아무튼 그날 섬 개척 기념일이라 차량운송비만 주고 욕지1호 카페리호에 승선했다.

친구의 말에 의하면 해마다 1억여원 이상 적자가 나는 이 배와 욕지2호가 아마 욕지수협에서는 애물단지가

아닐련지... 허지만 이 배가 운항을 그만두게 된다면 현지인들은 말할것도 없겠지만 육지사람들 역시 쪽빛

바다와 삼여도가 사는 아름다운 욕지도를 알기나 할련지...

 

터미널 접안 시설에서 빠져나온 배는 물살을 가르며 미끄러지듯 바다로 나간다.

등대위로 갈메기는 평화롭게 비행하고 바다에 푸른바다에 떠 있는것은 배들만이 아니다.  

섬.섬.섬이 따라온다.아니 모두가 둥둥 떠내려간다.  

좌측으로 불멸의 이순신장군 대첩지인 한산도가 다도해의 작은 섬들과 손잡고 떠있다.

본 섬 욕지도를 가기전에 연화도를 만나야한다. 외지에서 오는 낚시꾼을 기다린 선주는 익숙한 몸놀림으로

일행들을 태우고 죽항을 빠져 나가고 살기 가 너무 바빠서 자주 오지못한 자식은 주름진 어머니의 손을

놓지못하고 눈가에 이슬부터 맺힌다. 그래서 포구는 떠남과 만남이 교차하는 시골의 간이역과 같다. 

모진 바람은 해일을 만들어 저리도 높은 산위까지 짠물을 때려 해송이 벌겋게 타죽었다. 

 

 

연화도.

 

연화도를 돌아 나온 배는 심호흡을 다시한후 본섬 욕지를 향하고 긴 방파제 끄트머리에 마주 보고선 하얀

등대는 석양과 입맞춤하며 고단한 섬의 하루를 접을 태세다. 부유들 흰점으로 떠있는 양식장엔 집으로

돌아갈 섬사람들의 몸짓이 바쁘지만 갈메기는 양식장을 선회하며 저녁 요기를 채울 궁리로 부지런하다. 

배는 미끄러지듯 포구로 들어가더니 이내 선착장에 닿았고 오색 만국기며 확성기 소리가 행사장을 달구는

동항리 도로에는 면민들의 함성이 섬을 지키는 천황봉을 돌고있다. 

 

한참후 그리던 친구를 만났다. 예나 지금이나 별 표정없는 친구. 빚 보증과 형제간의 채무금으로 가정

경제의 고통에 스트레스와 폭주로 지병을 얻었고 이제 사경을 헤며는 위기에 처해 있는 내 친구 한마을에

사는 매형과 매제까지 필자를 찾아와 친형제간 이상으로 반기며 술과 안주를 권한다.  지난 매미때 형체도

없이 사라진 집터에 다시 빚 까지 지면서 지은 친구네서 여장을 풀고 다시 개척 116주년 행사가 열리는

공연장으로 갔다. 육지의 웬만한 마을의 역사도 100년을 넘긴곳이 쉽지 않은데 이 고도가 개척된지

116년이 지났다니 과히 놀라지 않을수없다.

 

 

개척 116주년 기념 욕지면민 단합대회 중 줄다리기

 

밤 늦도록 선창에 부서지는 파도소리와 화합의 공연소리에 섬사람들은 모두가 하나가 되어 한사람도

자리를 뜨지않고 있다.  이 섬에 탈렌트(한영수.남포동외)와 가수들을 초빙해 면민 화합잔치를 해마다

열고 있다니 정말 대단하지 않는가? (객지에 나간 동향들의 애향심이 너무 대단해 그 어떤 향우회보다

탄탄하다고 귀엣말) 실로 오랫만에 검은 밤바다의 파도소리도 듣고 그리고 날 밤 새도록 동료들의 코고는

소리에 새벽을 맞아 필자는 동항리 산능선을 올라 너무도 붉게 솟아오르는 일출에 감탄하고 특유의

갯바람에 머리 수없이 조아리는 억새밭에서 바다를 보며 나는 긴 그리움을 토한다.

 

 

텔런트 한영수의 열창.

 

새벽길 재촉하여 8시20분경 김상복弟氏와 김영복내외가 욕지1호를 타고 도착했다.

아침식사를 끝낸 우리는 천황봉을 오르기 위해 출발 하였으나 해안 일주도로 공사로 해군아파트쪽을

오르지 못해 되돌아 나와 미로같은 소로를 간신히 찾아 천황봉을 갔으나 해군레이더 기지가 산 정상에 있어

할수없이 옆봉우리인 약과봉을 간다. 아 ! 저것이 삼지구엽초인가?

(필자는 모름)특이한 열매가 바알갛게 익어 육지의 길손들 시선을 멈추게한다.

먼 바다에서 달려오는 해풍은 약과봉 정상에 선 사람들 얼굴 간지르고 시야 멀리 희디흰  물살 내놓으며

만선의 부푼꿈 가득싣고 먼 바다로 가는 어선의 유영이 평화롭기 그지없다.  

욕지의 해안일주 특히 삼여도를 보기위해 하산을 서두른다.  쪽빛바다를 안고 있는 욕지는 새로운

태동을 위해 용트림하고 있다. 예산부족으로 혹은 태풍으로 멈추기는 하지만 언젠가 해안일주 도로가

완공되면 섬전체의 30%만 관광하던 여행객들에겐 새로운 볼거리로 업그레이드 될것이다.

 

 

늦가을 욕지 바다는 남빛이고  삼여마을 해안도로에서 보는 일출은 너무나 붉고 아름다워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유동의 북쪽 덕동 해수욕장은 눈이 시릴만큼 물이 맑아 여름에는 피서객들과 낚시꾼들이 붐벼

민박집은 예약을 하지않으면 곤란할 정도다. 특히 3개의 바위로 이루어진 삼여도는 애잔한 전설을 간직한

욕지도의 참 볼거리로 파도와 벗하며 한쌍의 촛대바위와 좌사리도. 국도.갈도.홍도등과 푸른바다에 두둥실

떠 여행객들의 시야를 꽉채운다. (참고로 삼여도는 영화 화려한 외출의 촬영지임.)선착장이 있는 동항리

뒷산에는 천연기념물 제343호로 지정된 모밀 잣 밤나무숲이 일찌기 어부림과 방풍림 역할을 해왔다. 

그외 경남도 지정 기념물 제27호인 욕지도 패총은 남해안지역 신석기문화의 내용을 밝히는데 귀중한 자료다. 

일본의 강점기 이전 이미 욕지도는 왜인들이 어장을 점령하고 노략질을 했지만 욕지사람들은 하나가 되어

욕지의 바다를 지키는데 노력해 왔다. 따라서 욕지도는 육지보다 더 슬픈 역사의 현장 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곳엔 해군전진기지가 있음)

 

 

삼여도. "화려한 외출"의 영화 촬영지

 

삼여도를 바라보며 영화 촬영을 끝낸 우리는 천황산 등산로를 올려다보며 길을 잘못 들었음을 각자 말하고

훗날 다시 올것을 기약하면서 흙먼지이는 신작로를 따라 관청의 친구집에 도착하니 친구는 부인과 함께

마당에서 생선회를 다듬고 있다.  푸짐한 생선회와 술로 정담을 나누다보니 다시 이별할 시간이 다가온다.

금방 가족과 내곁을 떠나갈것 같더니만 그리도 먹고싶은 술 무던히도 참아  해풍맞은 얼굴에 광대뼈만 

솟아 있지만 실로 수년만에 처음 웃었다.  "호야 ! 나하고 오래 보고 지낼려거던 절대금주와 스트레스

받지말고 여여롭게 살아라"를 몇번이나 당부하고 가슴속으로 흐르는 한줄기 빗물을 간신히 참으며 일어섰다.

 

 

관청마을 친구네 집 뒤 언덕배기의 억새밭.  김영복 弟氏의 內者는 늦은 가을날을 행복해 했다.

 

분명 친구도 울었으리라.

뒤돌아 보지않고 멀리 방파제로 가는 친구의 가슴에도 분명 빗물은 젖었으리라. 

욕지에서 태어나 부산까지 유학을 한 친구. 장남이라는 굴레를 벗지못해 부친의 말씀을 거역하지

못한 바보같은 친구. 어른의 언명따라 다니던 직장도 팽개치고 이곳으로 돌아와서는 단 한번도 욕지도를

떠나 본적이 없는 그 친구와 그를 묵묵히 내조하는 젊었지만 너무도 나이 들어 보이는 친구 부인을 두고

돌아온 필자는 오늘 잠시 그들을 잊고 내 일상의 안주만 바라고 있다.   쪽빛바다와 삼여도 그리고 해풍과

함께사는 내 친구 태호에게 산 같은 건강 찾을날은 정녕 없는것일까? 

돌아오는 뱃전으로 바람은 왜 그리도 드센지......

 

 

 

욕지도로 가는길

올 12월 통영 대전간 고속도가 개통되면 서울에서도 5시간 정도면 닿을수 있다.

통영에 도착하여 여객선 터미널로 이동

차를 배에 싣고 가던지 아니면 터미널 주차장에 세워두면 된다.

통영에서 연화도를 거쳐 욕지도 까지 약 1시간10분 정도 소요 <욕지 카페리. 욕지수협 소속> 


■ 민박집 예약 및 욕지고매(고구마)택배신청 ☎ (055)642-5217. 휴대 ☏  017-544-5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