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남정맥 종주 제16구간
거림-세석평전-지리산 영신봉-삼신봉-청학동
흔히들 사람들은 사내가 눈물을 흘리면 약해보이고 추하다고 말을한다.
그러나 그것은 사내의 진정한 눈물이 무엇인지를 몰라서 하는소리다.
졸자는 울었다. 부둥켜 안고 울었다.
활동사진 처럼 다가오는 얼굴 하나하나 모두가 아름다운 얼굴이고 정겨운 모습이다.
8개월간의 장정 쓰러지고 활퀴며 새벽길 몽환속에서 오른 긴 고행의 길.
그것은 우리네 인생살이고 질곡의 삶 그 자체였다. 또한 가슴벅찬 감동이고 희망의 노래였다.
사람을 끌어들이는 산길이 있는 반면 발길 떼어놓기도 힘든 산길이 있었기에 기쁨은 배가 된것일까?
오전6시. 오늘이 이제 낙남정간 종주의 마지막 구간이다.
모두의 얼굴에는 만감이 교차되는듯(아마 시원섭섭쪽)필자를 쳐다본다.
좋은 사람들 좋은인연 이렇게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나게해준 인연을 무엇으로 답하리...
거림계곡 입구
사람들은 왜 산에 가냐고 물으면 산이 그곳에 있기 때문에 간다고 한다.
우리는 산을 만나려갔다.
땀 흘리면 흘릴수록 더 행복한것이 내가 추구하는 산길이다.
그래서 나는 고통속의 산길을 좋아하게 되었다. 산청군 시천면 내대를 가기전 하부저수지의
물빛이 가을색으로 변하고 아름답던 내대계곡옆으론 유럽식 민박촌과 초라한 토박이 민박촌이
지난 여름날 부산함을 몰아내고 조용하다.
처음 내대를 거쳐 거림을 지나 세석평전까지의 산행은 졸자가 한번도 산을 가지 않았던 시절 (대학원 동기들 가족산행)
에 이루어져 무지하게 고생한 기억이 전부다.
그 후 2번을 갔고 오늘 다시 지리의 영신봉을 가기위해 이 길을 들어선것이다. 설악산님이 찬조산행에 동참해
오늘 식구는 8명 부지런히 오른다.
거림의 저 맑고 고운 물소리를 들어며...
나는 오늘 낙남정간의 마지막 구간 의 종주기는 지리의 산길을 가기 때문에 산악인의 가슴에
넉넉하게 터 잡고 있는 지리를 노래할려고 애를 태운다.
지리산.
동족끼리 험하게 상채기가 난 산.
다가가면 갈수록 두려운 산.
보는것 걷는것 자체가 아름다운 산.
볼수 있음이 다가감이 행복한 산이 바로 지리산이라고 말하고 싶다.
산길은 외롭다.고독이다. 두려움 그리고 고통이다.
수만 계곡과 능선을 거느린 지리산은 더 무섭고 더 고독하다.
이 참에 졸자는 산을가는 사람들에게 어느 시인의 글중에서 한구절을 들려주고 싶다.
"나는 스스로 외로워지기 위해 산으로 갔다.
산에서 외로웠을 때에라야 나는 비로소 자유와 야성과 희망의 내음을 맡을수가 있었다.
산에서 도시로 돌아올 때마다 그 외로움은 나에게 활기의 원천이 되어 주었다."
철저히 외로워지고 그리고 고통의 산길을 가야만 진정 산이 무엇인지를 알것같지 않는지...
그러기에 지리산은 산길을 테마로 하여 살아가는 산객들에겐 더 없이 고독한 산이다.
적막이 감돌던 계곡을 따라 세석밑에서 사람들을 만난다. 달빛 산행이 더없이 좋은 세석.
해발 1300여미터가 넘는 고지대지만 분지로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는 우리나라 몇 안되는 평원이다.
비가 뿌린다. 준령마다 너울쳐오는 비구름 지리는 변덕이 심한 사람의 심보마냥 흐리다 걷히다를
반복하는 요상스러운 곳이다. 오죽하면 천왕봉의 일출과 밝은 조망을 볼려면 3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고 하겠는가?
졸자는 자신의 대에도 덕을 쌓지 않았음에도 운인지 작년 지리산 종주시 일출과 조망을 너무 아름답게 볼수 있었다.
세석대피소는 리모델링 공사로 왁자지껄하다.
가는 빗줄기를 피하기 위해 대피소로 모이는가 하면 천왕봉을 가기위해 개미들의 행군처럼 끝없이 촛대봉을
오르는 산객들의 행렬이 너무 아름답다. 백두대간의 끝머리 부분 3개도 1시 4군에 걸쳐 둘레만 해도
800여리에 산자락을 치마처럼 펼친 지리산. 노고단에서 천왕봉에 이르는 42km의 장대한 주능선은 말과
글로 형언키 어려운 웅장함에 소름마져 돋는다.
세석 대피소. 리모델링 공사중이였다.
지리산은 반야봉을 비롯 명선.덕평.촛대.제석.연화봉등 1500미터급 고산준봉이 10여개나 솟아올라
광활한 산세는 웅장하기 그지없다. 계곡 또한 깊어 골짜기 마다 비경을 이뤄 12동천을 만들어 신선들이
여유롭게 놀다가는 우리의 영원한 어머니 산이다. 영신봉에 올랐다.
표지목을 보지못한 산행대장과 총무는 벽소령쪽을 한참을 가다가 돌아왔다. 대원들은 오늘까지 무사히
종주를 하게해준 산신께 감사의 제를 올렸다.
멀리 장터목산장과 그 뒤 천왕봉이 손에 잡힐듯 가깝고 좌측으론 반야 능선이 하늘금을 그으며 침착히 서 있다.
세석까지 너무 일찍 올라온것이 화근이다.
이 핑계로 영신봉에서 많은 시간을 소비해 부회장은 삼신봉 가는길을 재촉한다.
영신봉 및 삼신봉으로 가는 능선은 산객들 발길이 뜸해서인지 나무가지가 발목에 걸려
지친 다리를 더욱 압박해온다. 희미한 헬기장을 지나고 좌.우 지리의 능선을 거느리고 내려가는
대원들의 표정에는 이제 8개월간 새벽길 걸어온 정간길이 그 끝점을 향해 간다는 사실이 실감이 되는지
김재순 총무는 내려가기가 싫단다. 석문이다. 천왕봉 통천문과 함께 이곳도 하늘로 가는 문일까?
지리는 분명 우리가 사는곳 보다는 하늘과 더 가까운곳 으로 신선과 친하게 래왕이 되나보다.
이제 삼신봉을 향해
조금씩 내리던 비도 그쳤다.
꿈틀거리는 저 웅장한 지리의 산줄기.
겹겹 포개진 마루금 사이에 운무는 비단결로 풀어지고 욕심부려도 가질수없는 대자연 앞에
나는 숨도 제대로 쉴수가 없다.
영신대의 아찔한 풍광 천길단애의 아찔함에 잠시 걸음을 멈추게 되고 삼신봉으로 가는 산길은
잔잔한 바다처럼 너무 고요하다. 간간히 그 고요를 깨는것은 산죽을 헤치고 나가는 종주대의 움직임 뿐
지리는 그렇게 큰 산답게 흐린 날씨에도 조망의 즐거움을 준다.
기운센 산 지리산. 인간의 욕심을 한치도 용납하지 않는산.
인간의 시름 모두를 거둬갈 넉넉한 산 지리산. 언제보아도 자신 넘치는 당당함에 주눅들게 하는 산이
바로 우리의 산 지리산이다. 마지막 남은 막걸리를 나눠마시고 다시 일어섰다.
청학동 8KM. 아직도 갈길은 아득하다. 다시 지겨운 산죽을 만나 한바탕 전투를 치루고 너덜지대를 지나
예전 보았던 어느 산객의 추모비. 아 ! 삼신봉이다.
마지막 구간 한벗샘에서 울산 참고래 산악회와 만나 기념촬영
지리의 일급 조망처 삼신봉. 왁자지껄한 정상에 올라서니 많은 등산객들이 빙 둘러앉아 늦은 점심을 들고있다.
사방을 둘러보니 역시 지리산은 웅장하다는 표현으로는 너무 부족하다.
최정상 천왕봉은 좌.우로 수만 능선을 거느리고 시기와 다툼 탐욕없이 늘 그자리에서 풍상 겪어며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워주면서 사계를 만든다.
지리는 이제 가을로 갈 채비를 끝낸것 같다.아니 정상부근엔 부지런히 가을색칠을 하고있다.
(참. 삼신봉으로 오는도중 1214봉 오기전 예쁜바위 직립으로선 석간수 나오는 한벗샘에서 울산의 참고래산악회
낙남종주대를 만났다. 오늘 이 종주대도 낙남의 마지막 구간이다.
고운동치에서 나눈 따뜻한 정을 잊을수없어 거림 하산후 우리 행사장인 묵계초등학교 교정으로 오라고 신신 당부
하였으나 갈길이 너무 멀어서인지 불참해 섭섭하다.
아울러 낙남정간 종주 무사히 끝냄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이제 이 봉우리를 내려가면 먼 산길 함께한 낙남종주는 끝이난다.
늘 그렇듯이 시작이 항상 어려울뿐 막상 시작하고 나면 무슨일이던 가능한것이 아닐까?
동행. 살아가면서 같은길을 함께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것은 행복이다. 나는 정말 복 받은 사람이다.
험한 산길 함께해준 대원들이 있어 언제나 든든했고 시간과 거리에 지친 마지막 3구간은 격려전화와
메세지로 거친 산죽을 헤쳐갈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일처럼 정간길 마음 아파하며 궂은일 솔선하여 도와주신 구인혜님. 김해지역 산행시
격려주신 김종길 후배. 창원지역 산행시 대원들 격려해준 최광림 후배와 매제. 고향 산줄기 타고올때
연화산 토종닭집과 운송담당 하창준 회원의 격려 그리고 차량지원 하며 어렵게 한구간 따라와
고생한 친구 범이 피곤한 몸 이끌고도 새벽길 달려주신 김재순총무의 부군이신 강영복님
여러분들이 계셨기에 완주할수 있었습니다.
다시한번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립니다.
삼신봉에서 바라본 영신봉. 우측에 천왕봉이 준령을 거느리고 있다.
낙남정간 종주는 끝이 났습니다.
힘들었습니다.
아무나 쉽게 가지 않을려는 산길이기에 더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고통속에서 "나"를 찾았고 그리고 "우리"를 찾았습니다.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보이기 시작 합니다.
5개시.5개군.5개읍.37개면.22개동 낙남정간 산길에서 만난 우리 고장들 입니다.
졸자는 오늘 자연산악회 명예의 전당에 고행의 길을 헤쳐온 자랑스런 2004 낙남정간 종주대의
이름을 여기에 영원히 새기고자 합니다.
2004년 낙남정간 산줄기를 함께한 사람들
회장 유남배.부회장 김상복. 산행대장 여호영. 구조대장 김청현. 총무 서성배. 총무 김재순.
문화방송 허정명.
저는 다시 산길을 갑니다.
고통의 먼 산길을 무시로 갈 것입니다.
살아 숨쉬고 있는한 산을 갑니다.
그동안 성원해 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다시 옮겨 적어면서 낙남정맥을 한번 더 탄것 같습니다.
언젠가 이 길에 제 아들이 갔으면 합니다. 아버지의 발자욱을 따라서.......
해단식 후 쫑파티 이모저모 ▲ ▼
우리 하나가 되어
정말 고생한 김재순 총무와 축하손님 연꽃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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