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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정맥 길

낙동정맥 종주 18번째 길 (가사령-사관령-침곡산-한티재)


낙동정맥 종주 18번째 길
가사령-사관령-침곡산-한티재
2006. 4. 29. 날씨 흐림


세상 참 좋아졌다.

진주에서 포항을 가는 차편이 생겨(28인승 리무진 비행기 좌석보다 편함)웬만한 산행길을 이제 혼자서도 대중교통을 이용해 넉넉하게 할수있다. 지난번 핸드폰 분실로 난리를 한바탕 치루는 바람에 영양에서 유기농 고냉지 채소를 재배하는 친구와 동향 후배들도 만나지 못하고 돌아온것이 영 마음에 걸린다.

 

이번 구간은 가사령에서 한티재까지 약 21km로 20개 이상의 높고 낮은산들을 오르락 내리락을 수회 반복해야 하므로 저번 구간처럼 지루한 일정이 될 것이다.

31번 도로를 관통하는 한티터널에 도착하니 새벽3시다. 공터에 차를 세우고 침낭을 꺼내 눈을 감아 보지만 이거 원 잠이 와야지...한바탕 뒤척이다 보니 날이샌다. 가사령까지 태워주기로 한 택시기사는 전화를 받지않아 불길한 예감이 들고 결국 죽장면까지 내려가 택시 사무실을 찾아가니 문이 잠겨있다. 주변 몇군데를 수소문 하였으나 아파서 병원에 갈 예정이고 나머지는 연락조차 두절이다.

 

마침 그때 트럭에 잔밥을 싣고있는 아저씨께 가사령 까지만 태워 달라고 신신당부를 하자 학교 출근 때문에 늦게다는걸 통 사정하여 차를 얻어타고 가사령을 가면서 정말 예전 중국 북경 용경협을 실어 나르던 빵차 운전사 생각이 난다. 어찌나 커버길을 씽씽 달리는지... 그래도 바쁜 시간에도 낮선 산객 태워주신 그 분께 감사를 드린다.

 

 

가사령 과 고마운 트럭

 

 

시작부터 가파른 오름길을 숨 헐덕이며 오르면서 핸드폰 떨어져 있던 반대편 도로를 쳐다보며 절로 웃음이 난다.

낙남정맥도 그렇지만 이곳도 조망이 안돼 산길가는게 정말 지루하다. 한티재에서 침곡산까지 올라 가는데만 3시간 이상이 걸리니 내려가는게 다행일련지.. 아무튼 별 특징없는 산길이고 침곡산 보다 더 높은 790봉을 넘는등 연릉이 계속되므로 지나온 면산처럼 이곳도 한계를 이기는 인내심이 절실히 필요하므로 단단히 마음을 먹어야한다.

 

 

 

제법 전망이 트이는 시멘트 바닥의 헬기장에서 간단하게 아침 요기를 하고 터덜터덜 걷는다. 09시경 다시 60평쯤 되어보이는 헬기장에 도착하고 전망이 트이는 709.2봉이 된다. 790봉을 오르고 낙엽이 수북히 쌓인 산길을 헤쳐나가는 기분은 꼭 설상 산행을 하는 기분이다.

 

다시 또 790봉을 넘어서고 점점 오름길이 급해지더니 796.9봉에 올라섰다. 굴참나무와 싸리나무가 밀집된 730봉 그리고 11시경 사관령에 도착하니 다리가 무겁다. 적막한 산길 고요를 수북히 쌓인 가랑잎을 밟는 소리가 깨고 인적이라곤 어느곳에도 없다. 788.4봉에서 정맥길은 약간 활처럼 굽어지면서 배실재로 향해간다.

 

 

 

12시45분 함박꽃이 함초로히 핀 628봉에 도착해 여유있게 점심을 먹고 일어서 침곡산을 행해 간다.

정상 표지석이 있는 침곡산은 근교 포항일대의 일일산행지인지 길이 뚜렷하고 주변엔 진달래가 만개해 있다.

20여분을 내려가니 철탑이 맥길 옆으로 서 있다.

맞은편 601봉인지 봉우리 하나가 지쳐가는 산객을 주눅들게해 다리는 더 무겁다. 서당골재에 잠시 앉아 휴식을 취하는데 빗방울이 떨어져 걱정 하나가 더 생겼다.

휴대폰과 카메라를 싸서 베낭에 넣고 짐이 될까봐 고어 쟈켓을 차에 두고온것이 후회가 된다. 간간히 산길에 더덕도 보이고 두릅이 제법 많아 가시에 손을 찔리면서도 채취하다보니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고냉지 두릅 그 향은 직접 만나지 않고는 설명이 안되는

자연식품이다.

 

 

 

침곡산(725.4m)에서 잠시 휴식한후 서당골재를 향해간다. 오르락 내리락을 연신해서 그런지 보행하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힘겹게 610봉에 닿고 약간 좌측으로 능선길을 따라 679봉을 오르고 이어 산사태가 난건지 아니면 산불로 나무가 다 타버린건지 경사진 산사면이 민둥이다.

 

전방에서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려 능선에 오르니 작은 돌탑이 모여있고 아궁이도 설치된 산불감시 초소에 위로차 온 친구들인지 감시요원과 인사를 하고 하산을 준비하고 있다. 한티재로 가는길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우측 아래 급경사길을 가르켜 내려서니 가파르기 그지없다. 필자는 낙동정맥 종주에 또 하나의 의미를 부여한다면 필자의 본관인 기계면을 몇회 지나가 감회가 새롭고 몇해전 찾아간 시조묘와 제실이 떠오른다.

 

 

 

지적석에 본관인 기계가 선명하다.

 

 

 

뜻밖에 2005년에 종주한 아는이가 있는 진주 산벗회 리본을 여기서 만났다.  세월의 흔적이 뚜렷한 표시기에 문득 객지에서는 고향 까마귀도 반갑다는 사실을 알것같다. 드디어 아침에 세워둔 필자의 차가 있는 한티재다. 우측 터널 사면으로 내려설려다 다음 구간 시작이 불편할것 같아 더 전진하여 임도로 내려섰다.

해는 기울어 가고 가자미회가 먹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