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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마여행

서해(西海)로의 여행(2)

서해(西海)로의 여행(2)
발자욱 남기고 가는 자리엔
또 작은 추억하나가 머물겠지...
2006. 6. 17-18

당초 바다가 보이는 삼길도에서 하루를 묵을려던 계획을 바꿔 "만리포 해수욕장"으로 간다.

참 그러고 보니 서해로 가는길은 노래 길이다.

이곳 만리포도 "똑딱선 기적소리 젊은날을 싣고서"로 시작되는 유행가가 생각난다.

필자의 형들이 여름이면 미류나무 숲 이룬 강둑에서 목터져라 부르던 노래다.

그때 나는 사실 만리포 사랑인 이 노래 보다는 "와도그만 가도그만 방랑의 길은멀고 / 중략.

구수한 사투리가 너무도 정답구나/주안상 하나놓고 마주앉은 사람아/술이나 따르면서 따르면

서/내 설움 너의 설움을 엮어나 보자"의 충청도 아줌마가 더 정겨웠다.

 

 

아직 개장을 남겨 두고 있는데도 해변 선술집앞 간이 주막엔 삼삼오오 짝을지어 취중 토크쇼를

한다. 휘황하지는 않지만 간이 주막의 불빛들이 깊어가는 만리포 해변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술을

사랑하는 필자도 어느새 그들옆에 정좌하고 술을 기다리고 있다. 

조개구이에 소주 한병을 시킨후 좌중을 둘러본다. 내 딸애 또래의 아가씨가 맞은편 남자 직원

에게 그동안 직장에서 쌓인 울분같은 이야기를 밷어낸다. 술잔을 잡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아가씨

의 톤은 백사장에서 연신 쏘아올리는 아이들의 폭죽터지는 소리보다 더 크게 들린다.

불현듯 딸아이의 얼굴이 술잔에 어린다. 아비곁을 떠난지 수삼년 해준게 없어 늘 미안하다.

만리포 해변엔 파도가 있다.

동해처럼 너울이 되지는 않지만 작지만 겹겹으로 포개져 백사장을 핧고간다. 

그 위로 차들이 달리고 있다. 서해의 해변모래는 포장길 처럼 단단해 젊은이들은 해변을 차로

영화처럼 달리며 추억을 쌓지만 혹 렌트한 차가 아닐까?

세상에 자기 차를 염분이 많은 바닷물에 달릴 우둔한 사람이라면 아마 졸부의 자식쯤 되겠지...

취기가 돈 필자도 담합한 횟집 주인의 농간에 10여명이 합동으로 잘수있는 겉만 번지르한 모텔

방바닥에서 분노를 삭이다 새벽을 맞았다. 올 여름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농간에 피서

를 망치고 갈련지...숙박비 바가지는 물론 시설 미달된 방은 제발 모처럼 일상을 쉬려온 사람들께

요구하고 제공하지 마시길...만리포가 수만리포로 여러 사람들에게 인식 되는것은 바로 당신들의

양심에 있다는것을 명심 하시기 바란다.

한번의 기회를 더 주기위해 모텔 이름은 밝히지 않는다.

다음날 안개속에 잠긴 만리포 해변을 뒤로 한체 안면도로 향한다.

   

 

안개속의 드르니 항

 

안면도는 태안에서 약 30km거리에 있다.

우리나라 6번째로 큰 섬인 안면도는 꽃 박람회장으로 전국의 유명세를 타고 있는곳 1970년

처음 태안군과 안면도를 잇는 다리를 놓아 육지로 변했다. 

원래 안면도는 반도로서 삼남지역의 "세곡조운"의 편의를 도모하고자 조선조 인조때 지금의

안면읍 창기리와 남면의 신온리 사이를 절단하여 섬을 만들었다고 전한다. 

지금은 2개의 다리가 놓여있다. 

안면도에는 14개의 해수욕장이 있으며 그 중 꽃지 해수욕장이 중심이다.

오늘 그곳에 마라톤 축제가 있다기에 그곳으로 가는 도중 포구의 이름이 특이한 드르니항을 들려

보았다. 안개에 묻혀 휴식의 닻을내린 배는 넉넉해 보이고 만선의 희망을 담고 출항할 작은배의 

뱃전엔 만장이 펄럭이고 있다. 길손에게 더 없이 여유를 주는곳 여기서 머물고 싶다.

 

여행길에서 만난 마라톤 메니아들

 

마라톤을 하는 사람이나 필자처럼 산을 만나는 사람 모두의 공통점은 두발로 달리고 걷는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모두 완주를 희망으로 삼는다.

예전과 달리 행사 종목도 다양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수 있는 운동으로 자리매김한 마라톤은

메니아들의 수 또한 적지 않단다. 전국을 순회하면서 그 지방의 문화를 체험하는 이들의 행보가

아름다워 보인다. 가족들의 응원과 환송을 받으며 꽃지 해수욕장을 출발한 전국의 건각들의 표정

엔 어느새 올림픽 대표같은 결연함이 묻어난다.  

 

 

 

팔봉산 감자케기 체험 축제장

 

여행길에서 만난 또 하나의 축제 "제5회 서산 팔봉산 감자케기 체험 축제

 

촌놈은 별수가 없다.

아니 토종은 어디를 가도 구수한 된장 냄새를 그리워 하는게 인지상정인가?

발걸음이 어느새 농업인들의 삶의 축제인 제5회 팔봉산 감자캐기체험 축제장에 닿는다.

풍물단(하늘연소리 나중 알게됨)의 마당열기가 한창이고 축제마다 감초격인 울릉도 호박 엿장수

의 흥겨운 가락이 행사장을 싸돌아간다.

2002년부터 도시민들이 직접 농촌을 찾아와서 감자를 케는것을 체험 하므로서 어려운 농촌을

직접 느끼고 팔봉산자락의 우수한 감자를 널리 알리기 위해 시작한 팔봉산 감자케기 축제는

올해로 5번째를 맞았단다. 입구 감자탑이 보리고개 넘던 유년의 시절로 데려간다.

 

 

행사내용을 물었더니 감자 무료시식.감자 길게깎기.감자 많이깎기. 감자 중량 알아 맞추기와

즉석 노래자랑(부상도 감자)등이고 행사 최고의 하일라이트는 참가비 6,000원만 내면 지정된

감자밭에 가 감자를 켄후 10kg 상자에 1상자씩 담아가는 체험현장이 가장 인기가 높았다.  

 

 

 

 

허 팔봉산을 지나쳐 갈수는 없지

작지만 옹골차게 갖출건 다 갖춘 산 서산 팔봉산.

팔봉산은 서산시 팔봉면 양기리에 소재한 산으로 9개마을을 병풍처럼 아니 여인네의 치마자락

이 마을들을 감싸고 있는 형태다. 

감자케기 축제를 주관한 추진위원회에서 다듬어 놓은건지 초입부터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축제에 참가한 가족들과 일반 등산객들이 어우려져 팔봉산을 오른다.

소나무 숲길이 기분까지 맑게해주니 역시 필자는 산을 그리워하며 만나는게 편하다.

1-2봉 사이 능선에 올라 비오듯 쏟아지는 땀을 닦아내며 목을 축인후 암봉인 1봉에 올랐다.

발아래 축제장 너른 주차장에 참관한 자동차의 행렬이 면단위 축제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말

많은 차들이 주차해 있다. 기암전시장을 방불케하는 1봉의 봉우리는 참 아름답다.

 

 

▲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이 타고온 자동차. 면 단위 축제치고는 대단한 성원이다.

 

 

▲ 2봉에서 본 서산 팔봉산 1봉

 

 

 

▲ 정상에서 본 1봉과 2봉

 

 

▲ 정상부근 바위들

 

 

1봉에서 건너편을 바라보니 정상인듯한 봉우리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다.

홍천 팔봉산의 인기에 밀려 인터넷 검색때도 "서산 팔봉산"으로 입력해야 할 정도의 산이지만

정작 만나보면 작지만 옹골차고 그리고 산이 갖춰야할 덕목을 두루 갖춘산임을 알수있다.

오늘도 외지에서 온 등산객들이 눈에 자주 보인다.

가파른 바윗길엔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고 로프 또한 곳곳에 걸려있어 산행을 하기에는 전혀 문제

가 없어 보인다. 물론 자만은 언제나 낭패를 불러 일으키지만...

 

 

▲ 팔봉산 정상

 

 

정상에 올라 봉우리를 세어보니 8봉우리가 아닌 9봉이다.

의아해 현지인으로 보이는 옆 사람에게 물었더니 가운데 작은 봉우리를 빼 8봉인데 어떤때는 

봉우리에서 빠진 이 작은봉이 자기를 빠뜨린게 원퉁하고 서러워서 밤새 우는적도 있단다.

그래 산도 운다고 들었다. 서러워서 혹은 기가차서 운다고 들었다.  

너른 헬기장이 있는곳이 7봉이다. 7봉에서 바라보는 3봉의 위용이 대단하다.

별 품세가 없는 4개의 봉우리는 전형적인 육산의 형태로 푸른 솔숲과 잡목숲길로 걸망을 벗어

놓고 잠시 머물다 갈려고 앉자 어느새 산새들이 찾아와 낮선 산객의 등을 밀며 길 재촉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