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비록 대수롭지 않은 꿈일지라도 그것을 이뤄낼려고 나름대로 노력을 하던 場이며 평생 잊을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
가던 아름다운 터 다. 그리고 그곳을 떠나 세상과 살아가면서 그때 품었던 꿈을 이루고 사는 사람들이 얼마인지는 몰라도
사실 성공확률은 미미할 것 이다.
그러나 그 꿈들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삶을 포기하며 사는 사람들은 없다.
비록 가졌던 꿈들이 일장춘몽이 되었지만 가정과 가족을 일구며 험한 세상과 한판씩 하며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 서민들의
삶이 부족할것 없이 풍요롭게 사는 사람들에 비해 스릴과 멋스러움이 더 담겨져 있는지 모른다.
벼릇끝 모교인 영현중학교가 분교였던 영천중학교와 통.폐합이 되면서 일대 폭풍이 일어났다.
당장 해마다 개최하는 총동문회 행사 개최가 승락 문제로 녹녹하지가 않더니 이제 모교 교정이 있는 이 터 마져도
4대강 정비사업에 편입될 예정에 있어 모교는 그야말로 망신창이가 될 기로에 있다.
모교의 폐교가 부재가 이렇게 우리에게 큰 문제가 될줄을 짐작이나 했겠는가?
그래서일까 폐교이후 총동창회의 결속이 눈에 두드러지게 보이는것 같다. 마.창지역의 지역 동문회 창립을 필두로 통영.거제
고성.사천.진주지역의 본부지역의 동문회 결성이 목전에 있는가 하면 이어 부산지역과 재경 동문회도 그 어느때 보다 결속을
다질 태세에 돌입한다는 소식은 오랜 가뭄에 단비가 내리듯 신선하고 흡족한 소식이 아닐수 없다.
그리고 또 한가지 모교지역은 우리들 교가에 나오는 금태산의 정상에 정상석을 올려 영중인의 기상을 세울려는 움직임이
있단다. 지자체나 지역 단체가 할일지만 과히 기발한 발상이 아닐수 없다.
그기다가 이 정상석에 새길 자구를 "카페"등에 공모할 예정이란다.
여기서 과연 이 정상석에 아름다운 수사어로 장식할 글귀가 필요한건지...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의 국민장 이후 유언에 따라 세울 작은 비석을 두고 세간은 어떠한 글들이 새겨지며 누가 그 비문에
들어갈 글을 짓고 누가 글씨를 새길지 온갖 억척과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고 심지어 글을 쓸 사람의 이름까지 거론된적이
있었지만 정작 그 비석엔 대통령 노무현"이라는 문구만 새긴다는 소식에 우리도 이 일이 한낱 전시가 아닌지 한번 생각해
볼 일이 아닌가?
금태산이 모교의 상징으로 대접을 받는것은 혹 폐교라는 현실 때문만은 아닌지...
정녕 영중인의 기상, 벼릇끝의 정기를 세울려면 거창한 글귀보다는 4천여 동문의 마음을 결속 시키는것이 더 급선무라는
것에 이견이 있을수 없다.
어느날 문득 그리워도 쉽게 갈수 없는 산꼭대기에 주옥 같은 글이 새겨져 있으면 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차라리 우리가 뛰놀던 그 터, 강으로 편입되고 이제 형체만 남아 있을 작은 섬 같은 그 터에 4천여 동문의 마음을 담은
작은 비석이 오히려 더 필요한 것이 아닐까?
장마비가 작은 연못에 떨어지는 오후 오늘따라 문득 벼릇끝 우리의 노동으로 일군 교문 옆 명경수 그 연못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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