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7번 국도는 첫사랑과 만나는것과 같은 설레임이 있다.
길위를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만원의 "길"이지만 그 설레임은 겹겹 포개져 밀려오는 파도처럼 그리움이 되어 詩 와 노래로
불려져 세상 가장 아름다운 추억이 된다.
졸졸졸 흐르는 고향의 실개울같은 청량함, 두둥실 바다를 밀며 떠 오르는 뭉개구름, 금빛 백사장과 절경의 터에 자리잡은
풍류가 저절로 흐르는 정자들 그것들을 감싸안은 윤기 흐르는 솔숲과 그 향이 길손들을 취하게 하는 7번 국도는 길 위에서
또 다른 길위의 인연을 만들어 가물가물 사라져가는 기억조차 생각나게 할 것 이다.
오늘 필자는 그 길위에 또 하나의 추억과 그리움을 만들어 가기위해 길을 나선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발길 닿는데로 ...
필자의 이번 여행은 진주를 떠나 남해고속도를 달려 중부내륙으로 진입하여 대구를 거쳐 포항으로 가 이땅 최북단 거진의
통일전망대에 닿아 다시 양양으로 내려와 그리던 진부령을 넘어 36여년전 근무했던 인제와 홍천을 다시 만나 그 시절을
회상한후 한계령을 넘어 진주로 되돌아 갈 것이다.
鶴처럼 이승을 살다 가족과 필자곁을 먼저 떠나간 다도해 끄트머리 섬, 욕지도의 친구가 그토록 가보고 싶어하던 곳.
그와의 인연이 이곳(군 복무지)에서 시작되어 십수년만에 다시 중늙은이가 되어 해후 했지만 지병 때문에 결국 이 길을
동행하지 못하고 떠난것이 너무나 안타깝고 바쁘다는 핑계로 생전에 한번 데려오지 못한것이 이렇게 가슴이 미어질줄....
3시간여를 달려 파도소리와 갯내음이 물씬나는 포항 그리고 그리던 7번국도와 만났다.
십여분을 달렸을까? 폰의 진동에 전화기를 꺼내는 순간 서행하던 내차가 정지해 있던 앞차 에쿠스의 뒷부분을 건드렸다.
화들짝 놀라 내려 앞차로 가자 뒷좌석에 탓던 마나님이 내리면서 왜 가만히 서 있는 차를 받느냐고 일갈한다.
신이 도운건지 아니면 엄청 비싼 차여서인지 뒷범퍼가 멀쩡하다. 허지만 요즘 세태에 흠을 잡을려면 어쩌겠는가?
다행히 앞차 운전자는 괜찮다며 자기들도 휴가를 마치고 양평으로 귀가중이라고 한다.
다시 한번 휴가 첫날 포항의 7번국도에서 차와의 첫번째 인연을 감사드린다.
지인왈 이 이야기를 듣고 "그 분 에쿠스 탈 자격이 있는 분이시네"
이번 휴가철 운전중에 전화 정말 조심하세요.
울진의 어느 바닷가 드센 파도가 오누이를 집어 삼킬듯 하지만 신이났다.
올해는 유난히 저온 현상으로 동해바다는 얼음물처럼 차 발목만 적셔도 오금이 저릴정도라니...
사내아이의 포즈가 영락없는 파도타기 자세다.
가족들과 피서를 온 이들의 모습이 평화롭고 행복해 보인다.
대한민국의 삶이 저들처럼 해맑은 모습이 될 날은 언제일까?
강구항.
우리나라 대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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