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하던 시골 간이역인 북천역(개명 후 북천코스모스역)에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다.
축제기간(2009. 9. 18.-동년 10. 4.까지)중 코레일이 창원에서 이곳 경남 하동군
북천역까지 특별히 운행하는 코스모스 열차가 도착했기 때문이다.
이곳 축제장까지 자가용으로 올 경우 2번 국도의 정체는 과히 주차장을 방불케 하므로
자가용보다 접근이 용이한 열차를 이용하는것이 여러면에서 편리하다.
주차난도 해소하고 오랫만의 나들이에 정다운 사람들끼리 요즘 상종가인 막걸리라도
한잔 나누려면 말이다.
가을의 북천역은 코스모스의 군무로 일대 장관이 연출되므로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꽃물결에 전신이 담긴다. 간이역을 중심으로 40ha의 전.답에 가을꽃의 대명사인 코스모스와
은빛 꽃물결이 일렁이는 메밀꽃이 와일드 화면으로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올해로 3번째인 북천 코스모스 축제는 지구상 재앙인 신종플루로그 개최여부를 놓고
고민하다가 불가로 결정 나더니 갑자기 다시 개최로 선회하여 약간의 혼란이 있었던게 사실이다.
농촌의 급격한 노령화에 농경지의 경작이 어려워진 전 답의 소유자에게 보전금을 지급하고
지방자치의 부가가치를 창출해 보자는 의도로 마을 청년회원들이 조성하기 시작한 코스모스밭이
한해 7-80만명의 외지인이 방문하는 거대한 가을꽃 축제장으로 변할줄은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을것이다. 필자가 처음 이곳을 지나쳐 오다가 허술한 마을청년회가 내건 현수막을 보고
코스모스밭을 찾아 갔을때만 해도 이 마을 부녀회가 운영하는 허술한 주막집이 전부였으니.....
아무튼 사라질뻔한 간이역에 다시 희망의 불이 켜지고 고단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잠시
일상을 접어두고 오고 떠나는 만원의 시골역이 되어 이 가을을 풍요롭게 한다.
꽃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희망을 전하는 메세지다.
아무리 고단하게 사는 사람들도 무언의 손을 내미는 꽃을 거절하거나
싫어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것 이다.
구름위를 걷는듯-
노저어 망망대해로 가는듯-
훠이 훠이
그렇게 꽃이랑을 따라서 가고 강둑을 따라서 간다.
쭈-욱 뻗은길에도
굽은길가에도 꽃은 지천에 피어있다.
불꽃처럼 핀 코스모스,
꽃이 흐르는 물같이 기차를 감싸는 북천역에서 삶의 전설같은 할머니 한분을 만났다.
세상 어느꽃이 이 보다 더 아름다울수 있을까?
주름진 모습이 울 어머니를 닮으셨다. 저 꽃보다 더 값진 주름 한줄 한줄에 당신의 청춘
모두를 자식들에게 다 주었을... 우리는 그 귀하고 위대한 어머니의 희생을 모르며 살고 있다.
역에 머무는 동안 늦은 점심을 드시는 모습이 어찌나 마음이 짠한지.......
그렇다 예전 시골 간이역은 어머니와 자식이 소통하는 장 이였다.
청운의 꿈을 향해 가는 희망 넘치던 장(場)이였다.
가족들이 소통을 하고
연인들이 사랑을 확인하고
외롭던 사람들이 만나야 할 인연을 만나고
경쟁에 숨가뿐 일상에서 차분해지는 마음도 만나는
북천의 간이역앞 들녁은 행복이 피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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