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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사산행

길위에서 만난 절집 (경북 영주 부석사)

 

 

예전 소백산 답사 산행때 동행했던 산악회 부회장 자동차가  밤중 계곡의 임도에서 시동이 걸리지 않아 

큰 곤욕을 치루었던 영주땅, 그 밤 무척이나 친절했던 사람들로 영주는 지금까지 선비골로 각인된곳이다.

백두에서 시작한 산줄기가 태백산에서 숨을 고루다가 서남쪽으로 달리다 맥 하나를 이루니 이것이 소백

산맥이라 했던가? 소백산은 대간의 줄기이고 이곳엔 비로봉 연화봉 국망봉 형제봉이 있다.

 

 

부석사가 있는 봉황산은 선달산에서 다시 서남쪽으로 뻗은 줄기에 속한 산으로 동으론 문수산, 남으로는 학가산의

脈이 휘어돌아 거대한 울타리를 만들어 봉황산을 향해 읍하고 있는 형상으로 길지(吉地)에 속한다.

따라서 부속사는 그 지세에 걸맞게 당차면서도 우아함 그리고 세련미를 갖춘 건물들로 예사 절집이 아니다.

 

 

부석사 가을길은 온통 노란색이었다.

익은 겨울 부석사 가는길은 회색이다.

배흘림 기둥이

낙조가 더없이 아름다운 안양루도 회색빛이다.

안양루 기둥에 기대어 누군가를 기다리는 여인의 눈빛도 영락없이 회색빛이다.

 

 

불현듯 흰눈이 쏟아지면 누군가가 그립듯이

부석사는 눈앞에 하나씩 나타나는 건물들을 조용히 음미하며 담아야한다.

아랫목 같이 따스한 온기 같은것들을 

부석사, 이 절집에서는 느낄수가 있다.

   

 

부석사는 산자락 경사면을 적절히 활용하여 건물을 배치하므로 한눈에 절집 전체가 들어오지 않는다.

아래서 위로 올라가는 절 배치는 아래로 일주문공간, 천왕문공간,그리고 무량수전공간과 최상층

조사당과 자인당이 자리하였다.

절 중심격인 무량수전은 아미타여래의 극락세계이고 안양루 즉 안양은 곧 극락으로 출입하는 문이다.

 

 

 

절집은 인간의 감성과 지성을 돋게해 밝고 따스한 마음을 갖게한다.

신비의 세계가 있고 

시레기국 같은 진한 풍광에 느림의 미학도 곁들어 있다.

         

 

 

오늘 여행도 끝을 향해간다.

경내 방문객들의 걸음도 빨라진다.

서쪽을 향하는 해를 당기려고 해도 겨울의 짧은 시간에 부대껴 얼굴은 점차 창백해지고

걸망걸친 어께가 조금씩 무거워진다.

흔들리던 마음도 불사 기왓장을 시주하는 소녀의 손끝에서 머물게하니

이 길 끄트머리 집으로 가는 길에 휘파람이 절로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