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양기맥 종주 제12구간
머리재-망룡산-천황산-363봉-267.2봉-213봉-1007지방도-내리곡 도상거리 14.6km
2003. 9. 14. 날씨 태풍 뒤 맑음
정말 하늘마져 노해 우리를 버렸나. 태풍 "매미" 태어나 이렇게 거센<살인적인>바람과 비를 본적이 없었다.
9. 12. 뜬눈으로 방까지 물에 잠기는 시골집을 바라보며 망연자실 해야만 했다.
물론 인명피해와 해일 그리고 산사태로 가옥이 전파된 사람들에 비하면 이것은 수해가 아닐련지 모른다.
그러나 물이 차오를때 까지 비상근무 한다는 공무원은 단1명도 볼수가 없었다.
정말 무서웠습니다. 가로등이 힘없이 넘어지고 작은 가로수는 연처럼 날리던 그 밤.
마음 추스리고 예정된 9. 14. 진양기맥종주 제12구간 출발지인 머리재를 향해가니 차창밖으로 전개되는건
가슴아픈 풍경만 계속된다.
태풍 "매미"가 지나간 자리에 운무가 피었다.
7월부터 이틀에 한번꼴로 내리던 비 그것도 모자라 매미는 우리네 삶 그자체를 초토화 황폐화 시킨다.
7시25분.
머리재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망룡산을 향해 밤나무 단지를 오르자 찢어진 나무가지들과 밤 송이들이 전장터를 방불케한다.
시작부터 가파른 산길이 시작되어 땀흘리며 가는데 고라니 2마리가 정적을 깨며 일행을 놀라게 하고 붉은색 중계탑
<견고한 kbs 망룡산 송신탑>은 강한 바람을 잘 견뎌 명패만 떨어져 뒹군다.
<07:40> 이 산 정상 3개의 이동통신사의 산북 기지탑에서 <08:10>계란을 나눠먹고 부회장은 오늘 종주할 구간 봉우리들을
가르키며 헤며지말고 잘 찾아가자고 당부한다.
옆을보니 11구간 안개속 헤면 산성산.한우산.그리고 자굴산이 아득하지만 그 위세를 자랑하며 서 있다.
산성산.한우산 자굴산 줄기
아 !정말 멀리도 왔다며 자신들을 대견해하는 대원들 정말 고행의 길을 잘 버티며 여기까지 왔고
이제 진양기맥 종주는 후반을 향해간다.
다시는 맥 종주는 하지 않겠다는 김해아우. 몸 조금 추스린후 낙남정맥이나 백두대간을 종주하자는 동산의 총무. 아무 말없이
산길가는 부회장.산행대장.서총무. 모두에게 진양기맥 종주는 벅찬 산길 이였다.
가을이다.
바람냄새가 그렇고 하늘과 구름 산길이 모두 가을옷을 입는다.
독도에 능통한 부회장 동산 총무가 있어 오늘도 든든하다.
이어지는 솔숲길 상쾌하지만 태풍으로 떨어진 가지들이 뒤엉켜 걷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시멘트 포장길로 조금 내려서다 오른쪽 풀숲으로 들어서서 전주3개가 있는곳으로 접어 들었다.
산돼지들 때문인지 입구의 배나무밭은 수용소의 철망에 설치한 고압선 처럼 전기시설을 설치해 동물들을 방어하고 있다.
387봉을 지나 길 아주 사나운곳도 지나고 상미저수지로 이어지는 안부에서 저수지를 바라보니
온통 붉은 황토물이고 저수지 너머 능선 철탑군락은 아랍의 석유시추장을 방불케한다.
다시 안부를 지나 <09:03>천황산에 도착하니<09:20>오른쪽에 철탑이 서있고 아무 특징이 없다. 정말 이름에 걸맞지않게 볼거리도 조망도 없다. 호화로운 이름만 있는것이다. 다시 330봉,340봉을 지나 넘버9 철탑에서 방향을 갸늠하고 무덤이 있는 봉우리에 도착하니 10:11분이다. 완만한 내리막길을 내려오다 잠시 목 축이며 쉬는데 산행대장 느닷없이 한뭉치 가져온 종주리본이 없어졌단다. 리본을 달때 빼다가 떨어진 모양이다. 서팀장이 조금 전 리본을 단 장소까지 가보았지만 없단다.
소나무 숲길을 지나 돌무더기가 있는 용당재에 도착하니 10시41분, 267.2봉에 올라서니 10시55분이다.
지도상엔 삼각점이 있는데 실제로는 찾을수가 없다. 내리막길을 내려와 230봉을 지나니 우측에
밤나무단지로 이어진다. 오늘은 밤나무 단지 무지하게 걷는다.
아픔이 떨어져 뒹구는 이곳을 지날때마다 더 덥다. 좌측 나주 임씨 묘를 지날쯤<11:55> 일행 모두가
허기가 지는지 점심식사를 하잔다. 예상외로 긴 구간이라 물도 생각보다 많이들고 여름보다 물가지고온
량이 적어 걱정이다. 미곡마을과 어옥소류지를 잇는 안부의 그늘에 자리를 잡고 서팀장이 놓아준
돌의자에 앉아 느긋하게 식사를 하고 13시15분 다시 일어나 74번 철탑<13:53>을 지나 막고개에 도착하니
14시18분이다. 계속 이어지는 밤나무 단지를 지나 193봉을 넘어 1007 지방도에 도착해 불황으로 문닫은지
오래된 정화주유소. 휴게소. 넓은 마당에 앉아 지친다리 추스리는데 물이 바닥이 났다.
아직 갈길은 남아 있는데... 순조로운 산행에 잠시 한눈을 팔았을까. 216봉을 올라<15:00> 우측 철탑만
보고 길을꺾어 내려가는데 귓전에 물소리가 들리는것 같다. 한참을 내려가다가 부회장에게 물소리가
들리니 맥의 주능선이 아닌것 같다고 다시 한번 확인해 보라하고 내려서서 좌측을 보니 주능선은 왼쪽
멀리에 있다. 거의 산밑까지 내려간 선두 <산행대장 서팀장 동산총무>를 다시 올라오게 하고 1시간20분
힘든 알바를 했다. 물도없고 모두들 기진맥진이다.
매사에 신중을 기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수 있다는 사실을 또 경험하며 발목 통증 참아가며
<산행대장도 혈관이 놀래 다리절음>222봉을 지나 2차선 도로에 내려섰다. <17:20>
모두들 지쳤다. 특히 물이 바닥나 탈진상태 일보 직전이다.
12구간을 여기서 종결하고 13구간을 여기서 타자고 제안하자 13구간이 오늘 구간보다 더 길어
참고 타자고해 이를 악물고 일어섰다.
길가 가게라도 있다면 음료수와 맥주라도 한잔하고 가면 덜 지칠텐데 얼음 손가락만큼 남은 물통 입에대고
흔들어 보지만 겨우 한방울 나온다. 부회장 길어야 50분이니 힘내자고 해 모두들 말없이 밤나무 단지
오르막을 올라보니 또 한봉우리가 무서운 짐승처럼 버티고 있다.
잠시 우리가 온길 돌아보며 위안을 삼고 마지막 안간힘으로 능선을 올라 밤나무단지로 내려서니 수심 가득찬
촌부께서 떨어진 밤송이를 줍고있다. 이 난리에 산 다니는 우리 모습이 부끄러워 얼른 "태풍에 밤이 다 떨어졌죠"
하자 엉망이지뭐 그리 내려가면 길 사나우니 완쪽으로 내려가소 한다.
뒤통수가 가려워 얼른 방향을 좌측으로 틀어 비탈길 내려서니 내리곡 33번 국도 미천면과 집현면의
경계표지판이 태풍을 이기고 서있다. 월명암 가는 첫집<새집>밖으로 나와있는 수도꼭지에 배가 나오도록
물을 마시고 서쪽을 보니 해는 이미 동네 뒷산을 넘어가 보이지 않는다. <18:10>
제12구간 10시간 45분의 장정이였다.
12구간 정리
머리재 07 : 25. 붉은 송전탑 07 : 40. 망룡산 08 : 10. 천황산 09 : 20. 363봉 10 : 00.
용당재 10 : 41. 267.2봉 10 : 55. 어옥저수지 안부 12 : 10. 식사후 출발 13 : 15.
74번 철탑 13 : 53. 1007 지방도 17 : 20. 내리곡(33번 국도) 18 : 10.
총소요시간 10시간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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