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진양기맥 길

진양기맥 종주 제13구간 (내리실-집현산-용산치)

                          진양기맥 종주  제13구간   "아!이제 진양호가 보인다."                               

내리실-월명암-집현산-563봉-청현재-324.1봉- 광제산-봉수대-299.5봉-275봉-용산치-용산마을


이제 희망을 이야기 할수 있겠는가 ?

고행의 길.  만나는 사람들 마다 만류하던 진양기맥.

길이 없기에 더욱 걱정하던... 그 산길 이제 마지막 1구간을 남겨놓고 뒤돌아본다. 6개월전 봄햇살이

내려앉던 4. 13. 남덕유산을 힘겹게 올라 끝도 보이지않는 기맥의 주능선을 보며 과연 해낼수 있을까?

염려하며 덕유산신께 무사산행을 고하던 시제때도 어느 누구도 완주하리라는 자신감을 찾아볼수가 없었다.

내려오면서 처음 함께하던 사람들이 하나 둘 빠지고 가시덤불과 우거진 숲 그리고 희미한 길도 없는

야산을 걸을때 엄습해 오던 초조감과 불안해지던 마음들. 그때마다  넉넉한 사람들이 곁에 있어

서로를 격려하며 가시밭길 헤쳐 드디어 2003, 가을 진한 추억 하나를 이제 만들려고 한다.

 

 

33번 국도 내리곡


2003. 9. 28. 오전6시40분 우리는 미천면과 집현면의 경계인 내리곡 월명암으로 가는 길목에서 내렸다.

진주와 가까운 지점이라 오늘은 차량1대로 이동시킨후 되돌아가 하산때 용산치로 오기로 하고 

차를 돌려보냈다. 어느새 촌가의 담장옆 감나무의 감은 노랗게 익었고 태풍 매미가 할퀴고간 들판엔

그래도 제법 황금물결이 인다. 13구간 진양기맥 종주는 이제 그 막바지를 향해간다.

 

오늘 구간은 종주구간중 가장 긴 구간으로 도상거리만 15.7km다. 06:47. 산을 오르고 월명암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태풍때 빙 돌아가 화살표가 반대로 서있다. 시멘트 포장길을 조금 올라 이내

야산으로 접어들었고 곧 이동통신 중계탑을 만난다. 우측 길다란 시멘트 포장길 끝머리 산 정상부근

월명암이 안개에 희미하게 보인다. 밤나무단지를 지나고 월명암 입구에 도착하니 내리실과 응석사로

가는 갈림길이다.(07:39)  응석사 가는길로 조금 올라가 우측 등산로를 따라 능선을 오르기 시작했다.

 

좌측을 보니 눈에익은 농로와 저수지가 보인다. 아. 정말 우리 사는곳 으로 가까이 왔다는걸 실감한다.

제법 산길이 뚜렷하다. 철모르는 철쭉이 꽃을 피우고 어떤 나무는 만개가 된것도 있다.

세상이 혼탁하니 이것들도 제 정신이 아닌가? 이상기온의 징후는 우리 환경에 심각한 적신호가

왔음을 암시하는것이다. 430봉에 올라 잠시 쉬기로했다. 오늘은 부회장이 구간이 길다며 어찌나

독려를 하는지 김해아우와 졸자는 긴장이 된다.

허!오늘은 계란복이 터졌다. 산행대장.졸자.김해아우까지 한판씩 가지고왔다.

계란과 살얼음이 섞인 동동주 한잔씩 나누고 다시 일어선다.

 

 

집현산.

 

안개와 짙은 구름으로 시계가 매우나빠 오늘도 밝은 사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시 길을잡아 산청군계와 만나는 능선 3거리에 <집현산 1.2km.동봉 0.2km> 이정표를 지나고(08:15)

좌측 능선으로 방향을 잡아 오르니 헬기장이다. 산길 곳곳에 농익은 억새가 실바람에 몸을 간신히 가누며

가을을 뽐내고있다. 다시 한봉우리를 넘어가니 또 헬기장이고 <금광 - 현동>의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를 만났다.

조금 더 올라서니 산불감시 초소가 있는 459봉이다.(08:45) 기맥을 타고 오면서 느낀것이지만 왜 산불감시

초소를 정상에 세워 흉물로 만들어 놓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여기에 집현산 572.2m라는 표지석과 집현산 유래의 안내판이 있지만 지도상의 등고선은 549봉이다.

새로 마련한 표주박 술잔에 시원한 막걸리 또 한잔씩 나누고 있는데 인기척이 난다.

이른아침 부부로 보이는 등산객이 응석사길로 향해 집현산을 온것이다. 베낭 뒤 진양기맥 종주 리본을 보고

덕유산에서 내려 오느냐고 묻길래 그렇다고 하자 "대단 하십니다."한다.

안전하게 하산하라 하고 내려서니 솔향내가 코끝을 상쾌하게 하는 좋은길이 제법 이어진다.  

 

 

여기서 부터 진주 모산악회가 주관한 진주기맥 종주대는 원동고개를 거쳐 비봉산 선학산을 향해 갔으리라 짐작된다.

우리는 526봉을 넘어 넓은 무덤을 지나자 무너미재 이정표가 서있고(09:08) 오늘 구간중 제일높은 563봉을

땀 뻘뻘 흘리며 올라서니(09:27) 지도상 집현산으로 표기되어 있는 572,2봉쪽은 집현면에서 제법 등산로를

정비하여 산길 뚜렷하나 우리 대원들이 가야할 청현재쪽은 길이 희미하다. 지난 태풍때 떨어진 잡목 가지들이

지뢰처럼 길을막아 불편하다.  벌초가 되어있지 않은 김해김씨 묘1기를 보고 종씨인 김해아우 통탄을 금치 못한다.

시간만 있어면 벌초를 하고 갔으면 하는 마음이 엿보인다.

급경사를 지나 소나무숲 우거져 어렵게 붉은색 철탑을 찾아 도착하니(10:17) 아래로 청곡소류지와 붉은 지붕의

공장건물인지 축사인지 시야에 들어온다. 철탑을 지나자 산길이 조금씩 좋아지고 청현재에 내려서니 낮선 남자가

어디론가 황급히 전화를 하면서 현재 이곳의 위치를 묻는다.

사연인즉 길을 잘못들어 운전하던 코란도(백색.경기넘버)가 막다른 내리막길에 빠져 렉카차를 어디로 오라고

해야할지를 몰라 발을 동동 굴리고 있는중이였다.

우리가 누구던가? 아무리 먼 거리라도 곤경에 처한 사람 팽개치고 갈만한 심보를 가진 사람이 한사람 이라도 있던가.

사람이 많아 앞에서 밀어볼테니 한번 해보자고 하여 대원들 다가가 힘 한번주니 코란도도 구덩이에서 나온다.

아마 그 사람 이 산중에서 우릴 만나지 않았다면 아마 엄청난 곤욕을 치루었으리라.

분명 그 순간만은 우리 일행이 구세주로 생각했을터 청현재에서 잠시 물한모금씩 나눠마시고 다시 길을 재촉하여

324.1봉을 지나 임도를 따라 가다가 다시 산길로 들어서고 116번 철탑을 지나고(11:06) 다시 115번 철탑을 지나(11:20)

소나무 숲길을 따라 내려가 113번 철탑(11:43)을 지난후 왔던길 뒤돌아보니 감회가 새롭다.

 

 

오르막을 올라 무덤이 있는 봉우리에 도착하니 모두들 허기가 지는지 점심식사를 하기로 합의하고 자리를 잡았다.

오늘도 어김없이 서팀장은 맛있는 수육을 준비했고 시원한 소주를 곁들여 느긋하게 식사를 하고 13시16분 다시

산행을 시작하여 광제산을 오르고 봉화대에 올라(13시32분)모두들 지도와 자료들을 펼쳐 가야할 주능선 봉우리를

가늠하고 봉화대를 둘러보니 옛 진양문화원에서 표지석을 세워 이곳이 망진산과 더불어 조정에 급보를 알리던 "터"

였음을 알수있다. 어! 진양호 북단이 보이네 흐린 날씨탓에 희미하게 은빛 물이 보인것이다.

봉화대를 내려서니 대나무 숲이 이어지고 이어 소나무길을 따라 내려선 안부는 덕곡마을과 외율 소류지로

이어지는 곳이다. 철탑이 있는 능선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돌아 소나무길과 철탑을 지나 310봉을 지나니(14:15)

우측으로 난 산길은 희미하고 길이 아주 나쁘다. 

 

 

광제산 옆 봉화대터  

다리가 아파온다. 무릅도 스스히 통증도 오고 김해 아우도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다.

편안한 산길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그래도 산악회 정기산행이야 고작 산행시간 길어야 5-6시간이니 그나마

수월하게 산을 즐길수도 있으련만 졸자 따라나선 일행들 그동안의 고생을 어떻게 말로 다할수 있을까?

엄동소류지를 통하는 안부를 지나(14:28) 299.5봉을 오르고 107번 철탑을 지나(14:59)함안 조씨 묘에

도착하니(15:23) 묘에 잔디 한포기 없는 민둥묘다.

오래된 개발 제한구역 표지석(시멘트)이 서있는 안부를 지나(15:33)봉우리에 올라서니 여기도 똑같은

개발 제한구역 팻말이 시커멓게 서있다. 여기서는 진양호 북단이 뚜렷이 보인다.

 

 

멀리 진양호 북단이 보이기 시작하고...

 

어느해던가 행정구역이 진양군일때 이 지역은 엄청난 산불이 일어나 수만 헥타르의 산림이 재가 되었다.

흐르는 세월에 버틸것이 어디 있던가 불에탄 나무는 이제 건드리면 부서져 버리고 불에탄 바위마져 부식 되었다.

민둥산 275봉에 올라서니 (15:58)수몰지구에서 옮겨온 대평마을이 보이고 진양호 북단 끝 긴다리

위로 차들이 질주한다. 앞서가는 부회장. 산행대장.서팀장은 이미 한개의 점으로 멀리 있다. 용산치

고개마루 빈집이 보이고 무섭게 질주하는 3번 국도의 자동차 행렬이 13구간 종착점임을 알려주는것 같다.

뒤돌아보니 왔던길 산속에 묻히고 이제 가야할 마지막 구간 바라보니 능선은 큰 용처럼 굽이쳐

진양호 본류를 숨기고 있다.

 

 

16:20분 261봉을 지나 처사 진양정씨 묘를 지나고(16:28) 비탈진 길 3번국도 맞은편 2층 건물과 칡즙파는

작은 가게를 보고 도로에 내려서니(16:45) 앞서간 일행들은 건너편 용산치 고개 구멍가게 평상에 앉았다.

지하도를 찾아 터덜터덜 내려가는데 귀가시킬 지원차량이 도착하고 시원한 캔맥주까지 준비해 왔다.

10시간1분간 제13구간이 서산에 걸린 희미한 해를 따라간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축배를 들면서 10월26일

제14구간 진양기맥 종주 대단원의 막을 힘차게 행복하게 장식할것을 서로에게 약속해본다.

15.7km 제13구간을 마무리 하면서 10. 26. 오후 이제 마지막 종착점 진양호를 갈 준비를 해야겠다.

 

☞ 제13구간 정리

내리실 도착 06 : 44. 월명암 입구 07 : 40. 산청군계 08 : 15. 549봉 08 : 40. 563봉 09 : 27.

청현재 10 : 30. 115번 철탑 11 : 20. 점심 11 : 58. 출발 13 : 15. 광제산 봉화대 13 : 35.

107 철탑 14 : 59. 275봉 15 : 58. 용산치 (3번국도) 16 : 45.

총소요시간 : 10시간 01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