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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며 생각하며

송년 이구나


송년이구나...

달력이 한장밖에 남지 않았어

서울엔 지금 눈이내려 아빠!

큰애도 가는 세월이 아쉬운건지 아니면 애비의 중년이 서글퍼 보이는지

12월 첫날아침 문자 메세지를 보내왔다. 

여긴 된서리만 또 내렸다.

 

참 이넘의 철은 언제 들려나 

지천명도 중반길로 가는데도
이렇게 계절이 바뀌고 찬서리 내려 마른 낙엽이 소리내며 뒹굴고 가면
세상 고독을 다 안고있는 소년처럼 자꾸 외로움을 탄다.
쉬는날

노을져가는 고향 강둑에 서서 서쪽 하늘을 바라보면  
기러기떼 날지 않아도 괜히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청승)


며칠전엔 역무원도 오래전 떠나고 없는 갈촌 간이역에서
기차가 들어올때마다
오지도 올수도 없는 올 겨울 언손 잡아줄 따뜻한 손을 기다리고 있었다.

저 청승...
어스럼길 돌아오면서 들른 포장마차에서 얻은 취기마져 슬픔으로 목을메고
멍한 귓전에 들리는 주모의 날세운 한숨소리에도 시작되는 겨울냉기가 서려있다.
며칠전 까지 머리위에 있던 별도 멀어져 밤은 겨울내음이 진동한다.
돌아가면 집앞 가로등밑에 깃 세우고 기다리는
겨울을 이야기할 사람은 있을까?
가을이 먼것 잊고 산것들이 그립다면
겨울은 떠나간것들이 한없이 그리워질 것인데.....

 

탄핵의 회오리가 휘돌다간 광야에

잘 나오는 수도를 옮기려다가 낭패를 보고

다시 냄비인지 님비인지의 국책사업이

주민투표에 붙여져 절반의 성공은 거뒀지만

아물기가 어려운 불신의 골은 또 패여갔다.

그러다

다시

수도와 행정수도를 분리하는 쌍수도는

무지랭이들은 해석 하기도 어려운 수상인지 각하인지 결정이 내려

어느것이 옳은건지 더 헷갈리게 만든다.

 

군에있는 아들놈 소식이 궁금해

아들 잘있소? 하고 문자를 보냈더니  

검열준비로 눈.코뜰새 없이 바빠 소식 못전한다는 짤막한 회신에

70년초 내 군 생활이 활동사진으로 다가온다.

 

2005년 12월 첫날

딸애가 있는 서울엔 새 눈이 내리고

여긴 된서리가 자꾸내린다.

남사밭 한 귀퉁이 가을내내 속 야무지게 차라고

짚 묶어 세워둔 김장 배추 얼까봐

조바심내며 잠못드는 팔순 노모의 얼굴에도 회색빛 겨울이 내렸다.

송년에는

아랫목보다 호주머니속 보다

언손 녹여줄 손 따뜻한 사람이 무척 그립다.

  

  

     

 

 

 

그기 어디 손 따뜻한 사람 없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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