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이는 기다리지 않아도 기다림마져 잃었을때도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것이 온다고 봄을 노래했다.
그렇다.
봄은 소리없이 들어와 붉은빛이 되다가 분홍과 흰빛이 되고 다시 노란색으로 둔갑하며 계곡아래로 달음질쳐 여울목에 닿고 마침내 겨우내 기다린 내 발목을 간지르며 떠내려 가더니 물가 나무가지를 탱탱하게 부풀려 금방 푸른잎을 내밀게 한다. 황토빛 봄볕은 산하에 내려앉아 화사한 꽃망울을 터뜨려 아지랭이와 놀게하고 마굿간에 갇혀있다 마실나온 소 잔등위로 봄은 또 곡예를 한다.
구성진 가락으로 산과강 그리고 들판을 누벼가는 2006년 봄.
이제 여름이 시작되는 5월말까지 남도는 화사한 봄 축제가 강가 수양버들 가지처럼 늘어져있다.
순결한 여인의 지조가 붉은꽃으로 핀 여수 동백축제(3. 10.-19.까지)를 시작으로 옥빛 섬진강변을 따라 시심처럼 산야에 드러누운 순백의 매화가 지천에 핀 다압면의 광양 매화축제(2006. 3. 11. - 19일)그리고 지리산자락을 온통 노랗게 물들여가는 구례 산수유꽃 축제(3. 25. - 4. 2.)는 대양을 건너온 화신의 출발지여서 그런지 더욱 감회가 새롭다.
▲ 진주 호탄벗꽃도로
물론 동백은 여수 오동도에만 있는것은 아니다.
아름다운 해변이 끝없이 펼쳐지는 통영 산양일주로와 노을과 섬들이 그림처럼 조망되는 거제시 남부면 해안도로의 동백은 붉다못해 피빛이다. 특히 동백꽃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산양면 달아공원의 낙조와 거제시 남부면 망산의 낙조는 우리나라 낙조 조망처로도 명품지다. 남도의 꽃 축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3월27일부터 4월8일까지 진행되는 여수 영취산 진달래 축제는 산 전체가 불타듯 꽃을피워 장관이고 봄의 정점인 3월31부터 4월9일까지 펼쳐지는 제43회 진해군항제는 우리나라 벗꽃 축제지의 대표 프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 진주 호탄벗꽃도로
▲ 진주 호탄벗꽃도로
벗꽃의 명소도 진해만 있는게 아니다.
우리고장 진주도 벗꽃 명소가 즐비하다. 야간 진양호 공원의 벗꽃은 연인들의 마음을 설레게하고 호탄도로의 아름드리 나무에 핀 벗꽃의 터널과 금산면 장사에서 갈전까지의 수킬로미터의 벗꽃도로는 흰천을 걸어놓은듯 온통 순백의 세계로 만개후 떨어지는 꽃잎은 눈송이처럼 흩날려 장관이다. 그리고 하동 쌍계사의 십리 벗꽃길 또한 전국의 상춘객을 부른다.
4월의 꽃은 벗꽃만 아름다운것도 아니다. 힘없는 민초들의 삶처럼 무수히 밟히면서도 척박한 대지를 박차며 갸녀린 몸에도 애잔한 꽃을 피우는 들꽃들의 향연이 인간을 숙연하게 한다.
따라서 4월의 남도는 민초들의 애환이 산야에 꽃으로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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