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내장산 2006. 11. 5. |
11월.
삭지않을 그리움의 달.
가을은 어느새 끝자락이다. 올 가을은 유래없이 짧은 30여일 남짓.
환경파괴 지구 온난화의 이상 징후는 사계절마져 변화 시키고 있다.
간밤 언론사의 날씨 정보는 천등과 번개를 동반한 강풍과 비가 밤 부터 내려 일요일 오전까지 계속 되
다가 한낮에야 개일거라는 예보가 있었지만 신뢰도는 역시 제로.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들판은 텅 비었다.
빈 들 논둑엔 새품만 바람에 흔들리고 늦은 탈곡과 소(牛)도시락 싸는 농부의 모습이 간간히 눈에띤다.
내장산은 호남의 5대 명산 중 하나 1971년 11월에 지정한 국립공원이며 전라도를 남북으로 가르는 분수
령이자 호남정맥길의 한구간이다.
내장산은 장군봉.연자봉.문필봉.주봉인 신선봉.까치봉.연지봉.망해봉.불출봉.서래봉의 9봉이 U자형
즉 말발굽 형상으로 내장사를 병풍처럼 감싸 안아 절경을 이루었다.
흔히들 내장산을 우리나라 단풍명산중 최고의 자리에 올렸지만 사실 이 산은 사시사철 만나도 그 품격
이 최상급 이다. 따라서 산객 생각으로는 혼잡한 단풍철에만 이 산을 찾을게 아니라 넉넉한 시기에 와서
만나는게 더 포근하게 만날수 있지 않을까?
물론 단풍철인 11월의 산행들머리는 추령이 최적의 장소다. 내장사 주차장은 만원 만차일 경우가 많다.
내장산은 어느 봉우리에 올라도 대부분 산 전체를 조망할수 있다.
유감 스럽게도 흐린 날씨로 조망이 되지않아 답답했지만 간간히 하늘이 열릴때 보여지는 산자락은 홍엽
의 비단결로 겹겹 구비쳐 산 아래로 맑은 계류처럼 떠내려 간다.
까치봉에서 서쪽 소죽음재 능선을 따라 내려가면 활처럼 휘어진 능선이 있다. 바로 새재. 사자봉.백학봉
등이 솟구쳐 만든 백암산 산군이다.
내장산 주변엔 아름다운 단풍산군이 형성된다. 백제고찰 백양사를 안은 백암산자락.담양의 그리움의
가을산 추월산. 그리고 붉은 비단을 깔아놓은 강천산이 그것들이다.
이들 산 모두 가을이 되면 구름처럼 사람들을 불러 마음까지 단풍물을 들여놓아 사람이 곧 단풍이고
단풍나무 보다 사람이 더 많다. 백양사 가는길 수백년된 숲은 가을동화보다 더 아름답다.
하여 내장산 산행을 고집한다면 가급적 백양사에서 구암사-대가-신선봉(내장산 정상)-용굴-내장사로
이어지는 산행길을 권하고 싶다. 이 산길의 들머리는 백양사에서 영천약수가 있는 영천암으로 올라
암자 뒷편 학바위 약사암을 거쳐 구암사 대가의 평지길을 따라 정상으로 가 용굴 내장사로 하산한다.
아울러 서래봉 매표소-불출봉-망해봉-먹뱅이골로 하산하는 내장산 산행도 참 좋다.
내장산은 분명 가을산의 명품에 이견이 없다.
그리고 내장산은 겉에서는 도저히 속을 들여다 볼수 없는 철옹성을 쌓아 오르지 않고서는 속내를 알수가
없어 안으로 안으로 들어가야만 비로소 매력에 빠져든다.
내장산은 9봉 모두의 그림도 일품이겠지만 산중턱마다 펼쳐진 병풍같은 암벽에 핀 단풍은 설악을 능가
하는 아름다움이 있다. "하늘 아래 빛나는 모든것들이 꽃으로 변하는게 단풍이라 했던가?
빨강.파랑.노랑이 조화를 이뤄 두팔 벌려 안고 있으니 그 장관은 글로 표현이 어렵다.
내장산 단풍의 절정은 아마 이번주 11월12일에서 20일 사이가 아닐까? 짐작해 본다.
참고로 내장산은 하산길이 급경사 비탈길이 대부분이라 무릅에 고통이 약간 따른다,.
▲ 정상에서 본 내장사 주변 단풍이 곱게 물들었다.
▲ 서래봉이 조망되고...
▲ 불출봉.서래봉으로 가는 능선.
▲ 내장사 계곡. 이번주부터 절정일듯...
▲불출봉. 내장산 전체를 볼수있고 정주 시가지가 한눈에 보인다.
▲ 내장사 아래 계곡은 지금 불붙기 시작하지만 날씨가 흐려 선명한 사진을 제공할수가 없다.
▲ 젊은 연인들은 산에서 더욱 빛난다.
▲ 서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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