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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오동도 붉은 동백은 아직멀다 며칠 전 거제는 동백이 막막한 마음들을 녹이듯 피기 시작했다 아릿한 그리움으로 한가득 세월을 푸른 잎에 불어넣어 해풍 쉼 없이 밀어내며 숨가프게 시들지 않고 영혼처럼 피고 있었다 오늘 문득 남녘 밤바다 아름다운 여수 오동도 동백이가 생각나 부리나케 달려가 보니 천둥처럼 울며 필 동백은 아직 멀다 몰래 한 두 송이 어렵게 찾아내어 귀하게 담았다 돌아오는 길 순천만 갈대숲에서 잠시 쉬며 십수 년 전 출사 길을 회상하며 철새의 겨울연가에 귀 기울이고..... 사진가 : 구름 걸린 산
무지개 핀 겨울바다 가을을 밀어낸 사천 바다에 무지개가 핍니다 겨울은 가을이 더 없이 그립기만 한 계절입니다 그래서 바다는 그 그리움에 푸르스름한 잿빛으로 변합니다 침묵하는 바다에 침묵하는 작은배 사공을 기다리는 마음은 포구에 닿습니다. 사진가 구름걸린 산
세월의 江 영천강 강은 수없이 변해도 고향 강 영천강은 안개와 바람과 폭우를 맞으며 산골짜기 흙탕물도 안고 내려와 강바닥 자갈 숨 가쁘게 울리며 흘러갔다 물줄기 따라 흐르는 세월은 만남과 이별을 수없이 반복하더니 아린 그리움 고개들어 강기슭에 내려놓았다 잔칫날 같던 장날이 파하기 전 작은 수양버들 아래 찬물 솟는 곳 생선장수 고무줄 장수 솥 장수 아낙들이 檀園의 빨래터가 되어 남정네들 가슴팍 요동치게 하던 그 강 옛 모습 형체도 없이 사라져 갔지만 長江 낙동강을 만나는 남강과 합류되어 고향 강 영천강은 대양을 만난다. 사진가 구름걸린 산
가을 끝자락 다시찾은 경남수목원 홍엽 물결치는 가을바다에서 유영하던 시간도 끝이 보인다 가을은 짧다 무던히도 짧은 시간 속에 자연이 연출한 황홀한 빛깔은 역시 봄과 가을을 말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을색이 으뜸이 아닐까? 절정의 시간은 지나갔지만 가을 끝자락에 남은 빛깔은 애잔함이 묻어나 더욱 선명하게 빛을뿜어 마지막 떠나는 가을빛을 잡으려는 사람들로 수목원은 오늘도 대만원이다. 켜켜이 쌓인 시간 낙엽 위에 떨구며 늦가을 물살 따라 내 안의 절망을 풀어내고 자국 하나 남기며 이 가을을 배웅하네. 2022년 11월 13일 사진가 구름걸린 산
함양 서하 천년세월의 은행나무 선비의 고장 정자의 고장 그리고 물레방아의 동네 함양 서하면 운곡리에 가면 은행나무 한그루 천년 세월을 버티고 서있다 만추의 작은 일탈을 꿈꾸며 부랴부랴 찾아가 보니 하늘을 향한 오름짓은 아직도 멈추지 않는다 아찔한 가지에 새둥지 두어 개 달아 새 생명 잉태하니 그 열정 가히 높다 잎 다 떨구어 겨울로 가지만 남은 잎사귀들 작은 바람에 파르르 떨려도 눈부시게 아름다운 운곡 천년 은행나무 2022년 11월 12일 사진가 : 구름걸린 산 찾아가려면 : 함양군 서하면 운곡리 779
청향당 가을,익다 돌틈사이로 핀 가녀린 억새는 숨 다해 가지만 눈부시게 고운 애기단풍은 뉘엿뉘엿 넘어가는 햇살을 받아 더욱 선명하게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바람도 그 황홀함에 멈춰버린 이곳은 심신의 고단함도 쉬게 한다 단풍나무 사이로 비치는 광선은 지난여름을 추억하듯 힘차게 내리고 붉게 익어가는 가을은 숨고를 틈도 없이 떠날 태세다 청향당에서 초보 농부 5년 차를 보내며 사진가 구름 걸친 산
내장사 단풍길 13월에 떠나라 호남의 5 대명산중 하나인 내장산 자락에 터 잡은 내장사는 대한민국 단풍 명소의 1번지 매표소에서 사찰까지 이어진 단풍나무는 세월의 무게속에 어느 사이 터널이 되어 형형색색으로 물든 애기단풍은 금방이라도 몸이 닿으면 물이 들 지경이다. 샘솟듯 뿜어져 나오는 빛깔은 해거름을 빛나게 하는 노을보다 더 황홀해 희미한 새벽길을 눈 비비며 달려온 필자를 흥분되게 하여 허둥 지게 만든다. 주중인 금요일에도 사찰입구 까지 갔다 돌아오니 벌써 인산인해가 되었네요 주말에는 아마 이 정도의 4-5배가 아닐련지 그래서 필자는 내장사단풍터널은 가을에 가지말고 13월에 떠나라고 하는거죠 아니면 필자처럼 새벽에 도착하면 이 혼잡을 가뿐히 넘고 귀가길에 오릅니다. 2020년 11월 4일 사진가 구름걸친 산
滿山紅葉 백암산 백양사 쌍계루 날이 새도록 뒤척이다 새벽 3시 20분경 카메라 2대를 걸망에 밀어 넣고 출사 겸 단풍 여행길을 나선다. 간밤 진안의 모래재 메타쉐콰이어 가로수길을 염두에 두었으나 백학이 쌍계루에 살포시 내려앉는 가을꽃보다 더 화사한 애기단풍의 성지 백양사를 내달리기로 했다. 현관을 나서자 마당 잔디밭에 살짝 서리가 내린 듯 한기가 느껴진다 다시는 오지 않을 오늘 이 가을 새벽길 190여 킬로를 가야 하는 여정이다. 나이가 들면 장거리 운전을 다들 꺼린다고 하건만 필자는 역마살이 단단히 낀 탓인지 눈앞엔 학(鶴)이 사뿐히 앉을 쌍계루가 다가오고 파르르 떨어지는 단풍잎이 별처럼 보인다. 가을 수채화 ^ 빠른 시간에 작은 연못 옆 긴 가지를 거느린 나무는 찬서리에 잎 다 떨구어 풍광이 좀 황량하다 밤새 어둠을 헤쳐온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