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258) 썸네일형 리스트형 蓮,그 내면의 황홀(2) 蓮이 피면 시궁창 같은 물속은 깨끗해지고 향기는 못안에 가득하다. 촛불 한 자락이 방안 어둠을 가시게 하듯 한송이 연꽃은 진흙탕 연못을 향기로 채운다. 고결한 인품을 연꽃에 비하니 100여 송이 따서 발목 잡고 일 안 하는 여의도로 보냈으면... 시궁창 물속 정화하는 蓮, 우리네 마음속에 늘 터 잡아살기를 소원해본다. 蓮, 그 내면의 황홀 장맛비가 거세다. 청향당을 나와 어디로 갈지는 정하지 못한 체 장박 재를 넘는다. 함양 상림숲 연밭이 폐쇄되었다는 지인의 전화에 아라연이 피었을 함안으로 가볼까 생각하다가 굵은 빗속을 혼자서 간다는 게 청승스러워 지근거리의 상리 연밭이 생각이 났다. 고개를 넘자 빗줄기는 줄어들고 산골짝마다 안개가 흰띠를 두르며 멈춰서 있다. 빗물에 흥건히 젖은 대가지가 한장의 흑백사진으로 눈앞에 펼쳐져 잠시 걸음을 멈추게 한다. 상리는 무슨 상리 오늘은 인적도 그리고 蓮의 품새도 허접하지만 작은 연밭에서 그냥 休하기로... 부여의 궁남지에 비하면 이곳이 어디 연밭일까? 수백 년을 땅속에서 아라가야의 혼을 간직하고 발견된 아라연에다 비할바는 아니지만 이곳 蓮과 수련도 진흙에서 몸 비틀며 나와 장대비에 흙탕물에 부대끼며 피.. 대재앙에도 꽃은 피고지고 열매도 영글어 가고 우리나라 토종콩인 푸른 콩을 제주에서 어렵사리 구입해 지난 6월 20일 파종한 후 싹 틔우기를 고대하는 이 마음을 아는지 7월이 오자 이랑마다 푸른 제복을 입고 도열한다. 이 녀석들 보는 재미에 왕초보 농부의 입가에 절로 미소가 피기 시작했다. 이들보다 먼저 정식한 찰강냉이는 서로 키를 재며 후드득 떨어지는 장맛비를 온몸으로 맞고 서있다. 분명 낱알 여물어가면 학남산 멧돼지 출몰하여 쑥대밭을 만들게 분명한데 영리한 진도견 "진솔"이만 믿고 울타리를 설치하지 않아 사달이 났다. 이틀 전 빗줄기 장대같이 쏟아지는 야음을 틈타 한 마리로 추정되는(밭고랑 발자국) 고라니가 출몰하여 폼나게 서 있던 토종자원 푸른 콩 20여 포기만 남겨둔 체 나머지는 모조리 흡입하고 사라졌다. 아뿔싸! 울타리를 치지 않은 이 게으.. 금원산 이끼골 코로나 19로 모두들 힘드시죠? 여행도 망설여지고 필자 역시 집과 사무실 그리고 주말엔 청향당에서 머물다 오는 것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여름! 그리고 장마, 불현듯 금원산 이끼 골이 떠올라 찾아가 봅니다. 생각보다 골짜기엔 수량이 적어 이끼만 보고 왔습니다. 이 부족한 사진 한컷이 길을 나서지 못하시고 대재앙과 더위와 싸우시는 분들에게 시원한 물줄기가 되어 작은 위안이 되었으면 합니다. 코로나 19. 우린 분명 이겨낼 것입니다. 모두들 건강하세요. 그때를 기억하시나요? 春來不似春 학남산 자락에도 그리고 청향당에도 어김없이 봄은 왔다. 해마다 이맘때 봄 출사의 들뜬 기분이 잠을 설치곤 했는데 올해는 어느 한 곳도 길을 나서지 못하고 주말이면 피난처럼 청향당만 오른다. 돌틈새 동강 할멈도 지고 산방 앞 연산홍도 빛깔이 바래진다. 매발톱이 기지개를 켜더니 처음 꽃을 피운 얼음꽃이 유난히 향기롭다. 봄 하늘아래 유채는 맑게 빛을 발하더니 시간에 밀려 바람 따라 꽃잎이 날린다. 범부는 뻐꾸기 소리에 봄 농사 준비로 바쁘다. 학남산 봄처녀 주말이라 잠시지만 속세를 떠나 청향당으로 향한다. 여긴 인적이 드문 곳이라 오랜만에 마스크도 벗고 손 소독도 필요 없다. 벚꽃은 부는 바람에 꽃비 되어 흩날리고 복사꽃도 지고 있다. 걸망을 메고 학남산에 오른다. 수줍은 봄처녀를 만나기 위해... 벚꽃 비되어 내리네 예전엔 4월이면 온 도심을 벚꽃으로 수놓던 진해를 향해 달려갔다. 축제 기간 때문에 너무 일찍 피워도 걱정이요 늦게 피어도 걱정이었다. 이른 개화를 막는다며 얼음덩어리까지 벚나무 밑에 놓았던 그런 시절도 있었다. 지금은 어디를 가도 오리, 십리 벚꽃길이 흔하다. 그러나 아무리 평범하다해도 꽃은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올해는 예상치 못한 전염병 창궐로 모든 축제장이 겁에 질려 일제히 문을 걸어 잠그고 말았다. 굽이길 느재 벚꽃길에도 발길이 뜸해져 필자 혼자 청향당을 오가며 보고 간다. 볼 사람이 없으니 색깔은 더 곱다. 연화지 물 색깔도 예년보다 더 맑고 곱다. 물버들도 덩달아 곱다. 굽이 용틀임하듯 도열하더니 강가의 안개처럼 비 되어 이제 떨어진다.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158 다음